수가 4만원! 낮아도 너무 낮아

학생치과주치의사업 현재 73점, 정확한 가이드라인 부재...하지만 매우 긍정적

2020-05-07     김선영 기자

우리나라 치과분야 건강보험 보장율은 2017년 치과의원 기준 31.7%로 낮은 수준이다.  국민보건계정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치과외래진료비는 9.2조에 달한다. 치과외래진료비는 1980년 0.1조에서 이후 30년 동안 꾸준히 증가해 왔다. 

최근 몇 년 동안 노인틀니와 임플란트 등 치과분야의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보장률은 높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치과외래진료비의 비급여 본인부담금은 1980년 92%에서 2018년 51.1%로 여전히 절반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05년 이후 보장성 강화를 통해 급여항목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비급여 본인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치과 외래진료비의 경우 주로 정부나 의무가입(건강)보험 보다 비급여 본인부담금 증가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구강건강 수준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나 소득과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구강건강 불평등은 지속되고 있다. 영구치 우식은 2008년 35.7%에서 2016~18년 통합 결과 29.1%로 시간에 따라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영구치 우식 유병률이 높고 그 격차는 계속 커지고 있다. 특히 19세 이하 아동과 청소년 시기에는 치아우식의 발생이 빈번한 시기며 치과진료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동 및 청소년에게 발생하는 다빈도 질환에 치아우식과 치은염 치주질환은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전체 건강보험 대상자와 비교했을 때 0~9세 아동은 전체의 32.9%가 치아우식을, 10~19세 아동 및 청소년은 전체의 15%가 치은염 및 치주질환,15%가 치아우식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아동 및 청소년 중 최소 3명은 치아우식이나 치은염, 치주질환을 경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 19세 이하 아동 및 청소년의 치과관련 요양급여 비용은 2012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2년 3,125억원에서 2018년 4,856억원으로 55.4% 증가했다. 이는 구강관련 질병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예방 진료의 확대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시기에 스스로 구강질환을 예방하고 구강건강을 관리ㆍ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모와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며 적극적으로 제도적 개입이 필요한 실정이다. 
# 아동ㆍ청소년에 예방진료 필요
국내외 다양한 연구에서 아동ㆍ청소년의 치과이용에 부모 및 가구의 특성, 특히 어머니의 교육수준 및 경제활동 여부, 가구의 소득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혀졌다. 
정부에서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구강보건 사업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더 많은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특히 경기도 아동 청소년의 구강보건 현황을 살펴보면 구강건강 수준과 행태에서 전국과 서울 보다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기도치과의사회가 지난 2019년부터 경기도 초등학생 치과주치의사업을 시작했다. 
치과주치의사업은 치과영역의 일차 의료 강화를 목표로 예방중심의 구강관리서비스 제공을 통해 경기도 초등학생 4학년생 및 만 10세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구강검진, 구강보건교육, 구강진료서비스를 제공했다. 

초등학생 치과주치의사업에 지원되는 비용은 1인당 4만원이다. 초등학생 치과주치의사업 시행 전 경기도와 치과의사회가 가장 큰 이견 차이를 보인 것이 바로 이 수가 부분이었다. 
이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과 성남시의 수가가 정해져 있었고 2012년에 정해진 4만원을 현재까지 이어 오고 있다. 
치과주치의 제도에서 무상치과의료는 아동과 청소년들이 등록된 곳의 치과주치의로부터 필수적인 치과의료서비스를 제공 받을 경우에 진료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진료보수 지불제도로 기존의 행위별 수가제에 따라 경제적 보상을 하게 되면, 늘어난 급여항목과 본인 부담면제에 따른 이용량 증가로 비용이 급증하는 문제점이 예상돼 인두제와 포괄진료비 보상제 방식으로 운영된다. 

2010년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에 구강보건정책연구회가 주장했던 치과주치의는 0세~ 18세의 아동 청소년이 매년 1인의 치과주치의에게 등록해 지속성을 가지고 구강건강 관리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예방과 치료를 포함한 1인당 비용은 신규의 경우 10~12만원, 계속관리는 6~8만원, 영아는 2만원 정도로 책정했고 이를 건강보험과 정부가 5:5의 비율로 부담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2012년 서울시에서 학생치과주치의로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치료를 포함한 주치의 보다 비용을 줄이고 검진과 예방위주의 사업을 시행하는 것으로 1인당 4만원을 제공하는 형태로 변경됐다.

 
# 시범사업 수가가 그대로 이어져
때문에 수가 4만원은 서울시와 성남시가 치과주치의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시행하면서 책정한 수가가 경기도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이에 대한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결국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수가는 차후 공단과 심평원 관계자까지 참여를 확대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수가 외에도 경기도치과의사회(이하 경치)는 “현재 보험청구가 되지 않는 방사선 파노라마 촬영이나 단순 스케일링도 청구가 가능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간다면 치과도 부담 없이 사업에 참여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체계적인 구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현재 1학년·4학년 검진방식(학교와 검진기관 개별계약)이 아닌 희망하는 모든 의료기관을 사업에 참여시켜 학생과 학부모가 치과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경치의 의견이다. 

 

 

 

 

 

 

 

# 치과주의치사업 수검자 117,604명 수검율 95.2% 달성
올해 경치가 첫 초등학생 치과주치의사업을 시행한 결과 2019년 12월말을 기준으로 전체 수검자는 117,604명, 수검율 95.2%를 달성했다. 월별로 사업초기 시점인 5~6월에 50% 이상이, 6개월 만에 90%가 수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7월 이후로 갈수록 수검 비율은 낮아졌다. 
경기도 시군별로 사업현황을 살펴보면 참여 치과의료기관 수는 1,748곳, 대상자 수는 123,580명이었고 이 중 전체검진율은 군포, 연천, 광명, 부천 순으로 높았다. 
학생구강검진을 제외하고 치과주치의 수검율로는 연천 98.9%, 광명 98.4%, 군포 97.4% 순으로 높았고 반면 가평군의 경우는 53.8%로 나타났다. 

치과주치의사업의 선택진료 비율은 치아홈메우기 18.3%, 치석제거 25.8%, 파노라마 촬영 30.1%를 차지했다. 

# 제도 시행에 대한 사전 교육 필요
올해 처음으로 경기도 초등학생 치과주치의사업을 시행하면서 각 치과에서 경험한 불편사항에 대한 조사도 진행됐다. 
A 원장은 “학부모들의 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상태에서 학교에서 시키기 때문에 치과에 내원하는 상황이라 제도에 대한 이해도와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즉, 제도를 시행하기 이전에 학교와 부모, 그리고 치과에서 충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처음 시작할 때 보건소마다 규정이 달라 혼선이 있었다며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며 이 가이드라인을 참여 치과에 알려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선택진료부분 청구 문제도 언급됐다. B 원장은 실란트와 치석제거를 본인부담금 없이 청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실란트, 치석제거는 주치의 사업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유는 수납내역에서 미수금으로 떠서 처리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환자에게는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지만 보건소에서 받은 4만원에 본인부담금이 포함돼 있어 현금으로 받은 것으로 수납처리하면 치과매출은 4만원+본인부담금으로 계산이 되므로 문제가 된다. 

C 원장은 “심평원에서 연락이 왔다. 우리 병원이 파노라마와 실란트 같은 선택진료를 많이 해서 랜덤으로 걸린 것 같다. 돈을 안 받고 청구만 해야 하는데 돈을 받았을까 봐 해당 학생의 일일장부까지 모두 보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과잉진료도 없었고 지역사회를 위해 진료한 것인데 이런 오해를 받아 불편했다는 것이다. 

# 파노라마 촬영 반드시 필요
제공 서비스별 주행위자를 살펴보면 필수항목에서 문진 및 시진, 상담은 치과의사가 하는 경우가 88.4%였다. 선택항목에서 치아홈메우기는 치과의사가 78.3%로 대체로 치과의사가 진행하고 다른 항목들은 치과위생사가 진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강위생검사의 경우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의 비율이 치과의사 47.7%, 치과위생사 48.4%였다. 기타인력은 사전준비 및 등록 또는 구강보건교육에 일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 서비스별 필요도 분석결과 문진 및 시진·상담과 구강보건교육이 가장 필요한 항목으로 나타났다. 구강위생검사와 치석제거가 상대적으로 덜필요한 항목으로 드러났다. 

제공서비스별 소요시간은 문진과 시진 상담은 평균 10.02분으로 가장 길게 나타났다. 파노라마 촬영이 3.93분으로 가장 짧았다.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 예약 없이 치과에 방문한 학생 및 보호자에게 사업의 취지와 목적, 전산시스템을 설명하고 문진 항목을 받는 사전준비 및 등록에만 평균 13.18분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진료를 포함한 총 소요시간은 평균 59.84분, 필수진료만 제공하는 경우 평균 36.37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올해 사업 참여자 중 95.7% 내년에도 참여할 것
개선사항으로는 수가인상과 사업의 대상자 확대, 보건소의 원활한 협조, 제공서비스의 표준 매뉴얼 제공, 대상자에게 사업안내, 예약시스템 개선을 제안했다. 
학생치과주치의사업에 참여하는 이유는 학생들의 구강질환 예방효과가 좋을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67.4%였다.현재의 학생주치의 사업을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평균 73.13점이라고 응답했다. 
사업평가에 대한 의견으로는 학생의 구강보건 상태를 개선하고 예방진료를 할 수 있다는 점에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반면, 시간 대비 수가가 너무 낮다는 점은 여전히 남은 과제였다. 청구 관련 개선의견도 개진됐다. 
예약시스템 부재와 정확한 가이드라인 부재도 남은 과제다. 그러나 장점이 훨씬 많은 사업이며 학교 검진 후에는 예방진료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었는데 주치의사업 후 예방진료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다. 

또한 초등학생의 치과내원으로 인해 구강보건과 교육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올해 사업 참여자 중 95.7%가 내년 사업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치면세균말 검사가 가장 호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파노라마 촬영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혼합치열기에 왔을 때 확인할 부분이 필요하며 요즘 치과에서 파노라마를 찍지 않으면 진료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제공 서비스 중 구강검진 항목은 학생과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고 구강검진, 치면세균막검사(PHP index), 파노라마 촬영으로 이루어진 항목의 구성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파노라마 촬영의 기준이 불분명해 어렵고 학생과 보호자의 협조도 낮다는 의견도 나왔다. 파노라마 촬영의 경우 4학년 학생들에게 필수적인 항목이나 정확한 지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따라서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청), 치과의사회(공급자), 학부모회(수요자) 등이 협의체를 만들어 유기적인 관계를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상 학년 확대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2개 학년 정도 확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응답과 함께 저학년에게 구강건강 측면에서 효과적이겠지만 일반 치과에서 통제가 어렵다는 점을 우려했다. 

전반적으로 내원횟수 보다는 학년의 확대를 더 많이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가인상 부분에 대해 단계적으로 인상은 필요해 보인다. 

다만 상승하는 비용대비 제공 서비스의 질 관리가 가능하도록 서비스에 대한 표준화된 매뉴얼도 수반돼야 할 것이다. 단계적 인상의 정도는 다양한 지표를 참고해 고려하고 그 중 건강보험 요양급여 비용의 환산지수 조정 비율과 국가 건강검진 비용 변화 이율을 참고로 제시했다.

건강보험수가는 고정값인 행위별 상대가치 점수와 변동값인 환산지수로 결정된다. 환산지수를 결정하는 공단과 의료계 간 계약에서 치과는 지난 10년간 평균 2.3%대의 비율로 상승했다.


출처 : 경기도치과의사회 치과의료정책연구원<학생치과주치의사업의 전국 확대를 위한 제언> - 전성원, 곽정민, 이선장, 이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