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영역의 천연물 특집’ (2)

옥수수(Zea mays)

2020-05-08     김영진 박사

옥수수는 벼과에 속하는 남아메리카가 원산의 한해살이 식물이다. 높이는 2~3m, 꽃은 암꽃과 수꽃으로 나눠지며 열매는 8~9월에 익고 암꽃이삭에 옥수수 낱알이 박혀있는 구조다.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titrated extract of the unsaponifiable fraction of zea mays)이란 ‘unsaponifiable’ 성분, 즉 식물성 지방 가운데 비누를 만들지 못하는 성분을 말한다. 

다시 말해 옥수수나 아보카도 등 다양한 식물에는 항염증이나 항산화 작용이 있는 유용한 기름 성분이 있는데 이를 비누로 고형화하지 않고 결정으로 뽑아낸 성분을 ‘불검화추출물’이라고 한다. 
옥수수 전분은 그냥 사용하면 식품이지만 옥수수불검화물을 함유한 가공품인 인사돌, 덴타돌 등은 치주질환의 증상을 개선시키기 위한 일반의약품으로 발매된다. 이처럼 식물의 추출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다양한 생약제제들은 화학물질을 사용함으로 인해 발생되는 여러 가지 부작용들, 즉 치아변색이나 자극감과 같은 문제점이나 장시간 사용으로 인한 세균의 내성증가로 인한 이차감염 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약물로 홍보되고 있다.

‘인사돌’이나 ‘덴타돌’과 같은 잇몸 약에는 보통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 0.01∼5%, ‘후라보노이드’ 0.1∼20%, ‘센텔라아시아티카정량추출물’(고투콜라) 0.01∼5%, 연마제 10∼30%, 물 20∼60%, 습윤제 1∼10%, 결속제 2∼10%, 보존제 5∼10%, 향료 0.1∼5%, 계면활성제 2∼10% 등을 함유한다. 
이들은 옥수수불검화물을 농축해 만든 무색의 백색결정인 ‘β-시토스테롤’을 핵심성분으로 이용해 제조됨으로써 치주조직 질환인 치은염, 치주염 등
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옥수수불검화추출물’의 치주염 개선 효과는 베타-시토스테롤이 치은의 섬유아세포(fibroblast) 활성도를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치주질환 원인균에 대해 일정 영역에서 항균작용을 발휘하는 효과를 나타낸다는데 기인한다. 그러므로 항생물질이 아니면서도 치은조직의 염증을 감소시키고 치주조직의 재생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베타-시토스테롤은 화학식 C29H5O, 분자량 414이다. 일종의 피토스테롤(Phytosterols)로서 그 구조는 콜레스테롤과 유사하나 에틸기에 따라 콜레스테롤과 구분된다. 이처럼 식물성 유지에는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는 대신 화학적 구조가 조금씩 다른 몇 가지의 스테롤이 존재한다. β-Sitosterol, Campesterol, Stigmasterol, Fucosterol 등이 그것이며 이들을 총칭하여 식물성 스테롤(Phytosterol)이라고 부른다.

베타-시토스테롤 같은 식물성 스테롤에스테르가 함유된 식품은 일반적으로 관상동맥 질환을 비롯한 심장질환(CHD)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베타-시토스테롤은 심혈관계 의약품에 주로 사용돼 왔다. 즉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은 환자가 이 성분을 섭취하면 지용성의 나쁜 콜레스테롤을 경쟁적으로 줄여주는 길항제 역할을 함으로써 심장병의 위험성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되었다. 

즉 콜레스테롤과 유사한 성분으로 구성돼 있어서 인체 내에서 이에 대신 작용하므로 콜레스테롤의 유해한 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베타-시토스테롤은 잇몸병에 관한 근거보다는 주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성분으로 더 많이 인정받고 있다. 또 담석 발생률을 줄이거나 대장암 예방과 함께 면역력의 일부를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일반적인 감기 및 독감(인플루엔자), HIV/AIDS, 류마티스 관절염, 결핵, 기관지염, 편두통, 만성 피로증후군 등을 예방하는 약제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질환들의 경우에 대부분 베타-시토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감소시키고 혈관신생을 촉진하는 작용을 해 혈액을 원활히 공급되도록 함으로써 이차적인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것인데 인사돌과 같은 치과구강용약 분야에서는 치주조직의 상처 치유나 손상된 치조골 치유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치주질환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치주질환에 효능이 있다는 옥수수불검화추출물 관련 약제들의 광고 문안은 대개 “우리 제품에는 옥수수 씨눈에서 추출한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이라는 생약성분이 함유되어 기타 화학 혼합물제제와 달리 장기간 복용해도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을 내세운다.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에는 ‘베타-시토스테롤’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잇몸이나 근육 조직의 출혈을 막고 잇몸에 있는 혈관이 재생되는 것을 
도와 손상된 치주인대 복구에 작용한다. 

이렇게 잇몸을 튼튼하게 만들어 치아를 잇몸에 단단히 고정시키면서, 세균이 들어올 틈을 없앤다. 보통 잇몸질환으로 인한 급성 증상이 생겼을 때 복용하기 시작해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3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면 잇몸질환이 재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인사돌 등 구강용약에 병용되는 ‘센텔라아시아티카’ 추출물인 ‘고투콜라’와 같은 성분은 이미 상처 치유나 신생조직 형성촉진 효과가 밝혀진 성분이므로 옥수수불검화 추출물의 단일약효와의 감별도 난해하다. 

한편 ‘β-시토스테롤’과 같은 성분들은 옥수수뿐만 아니라 다른 곡물이나 식물에도 광범위하게 분포돼있는 물질이다. 과일이나 채소, 그리고 땅콩과 
호두 같은 견과류에 풍부하고 특히 식물성 기름이나 아보카도에 많이 함유돼 있다. 그리고 남성호르몬에 대한 부분 효능제로도 작용하기 때문에 발기부전이나 성욕감퇴 등의 성관계 부작용이 발현될 수 있음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14년 사회 각계와 학계에서 ‘치과구강용약’으로 구분되는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 단일제제’들의 약효에 대한 의문점이 광범위하게 제기됐
다.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 단일제’에 대한 임상적 약효재 평가를 시행하고 이를 통해 실제적인 유용성을 파악하기 위해 ‘2014년도 의약품 문헌재평가 및 임상재평가 대상품목 231’로 분류해 약효재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2015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약효재 평가를 마치면서 일부 효과가 인정되는 것으로 결론짓고 일반의약품으로 유통을 허가했다. 그리고 ‘치과구강용약’으로써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제제 11개사 총 17품목이 현재 시중에 발매되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김영진 박사

 

글_김영진 치의학 박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치과·자동차보험 심사위원. 치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