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치과 화분에 담긴 마케팅
병원의 소품에는 중요한 마케팅 요소가 숨어 있다
최근 병원에는 호텔과 같이 세련되고 깨끗한 인테리어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비단 의원급 병원만의 유행은 아니고 대학병원과 같은 대형 병원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초기 대형병원과 의원급 병원의 인테리어는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세련되고 깨끗함은 유사하다.
그러나 인테리어 이후 6개월 정도가 지나면 점차 차이가 발생한다. 대형병원은 초기의 인테리어 컨셉을 대부분 유지하는 반면 의원급 병원에서는 대부분 관리가 되지 않아 초기 인테리어 컨셉을 상실하게 된다.
필자가 방문한 경기도의 한 치과에서 충격을 받았다. 초기 인테리어 이후 6개월 지
나 방문했는데 대기실의 3분의 1정도가 원장님이 키우는 여러 가지 식물들로 가득 찼고 대부분은 시들시들해 보기가 좋지 않은 식물이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원장님은 “집에서 관리가 잘 되지 않는 식물을 병원에 가져와 정성껏 보살피면 식물도 좋고 또 공기정화도 되어 환자
에게도 좋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경영학에서 마케팅을 공부하면서 제일 먼저 수강해야 하는 과목이 심리학이다. 그 만큼 마케팅은 고객의 심리를 잘 파악해야 성공할 수 있다.
그 중 ‘귀인행동’이라는 이론이 있다. 켈리의 ‘공변원리’에서 착안한 것으로 결과의 원인에 대한 추론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귀인행동’은 ‘외적 귀인’과 ‘내적 귀인’으로 구분되는데 외적 귀인은 ‘내 문제가 외부로부터 발생한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내적 귀인’은 ‘내 문제가 내 내부로부터 발생한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병원을 포함한 재화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곳에서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소비자가 ‘외적 귀인’보다는 ‘내적 귀인’을 하도록 유도해야 하고 이를 위해 막대한 마케팅비용을 투자한다.
만약 어떤 환자가 치료를 받고 생각보다 아프다면 두 가지 생각을 할 것이다.
첫 번째는 ‘이 의사가 실력이 없나?’라고 생각할 수 있고 두 번째는 ‘내가 요새 너무 허약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환자에게 관리되지 않고 시든 식물은 “이 의사는 식물 하나도 관리 못하는 것을 보면 아마 치료 실력도 없을 거야’라는 ‘외적 귀인’을 발생시킬 확률을 높인다.
이제 병원의 소품 하나 하나를 다시 살펴 환자에게 ‘외적 귀인’을 발생시킬 수 있는 소품들은 과감하게 교체하거나 또는 이를 대학 병원과 같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시기이다.
다음 호에서는 ‘우리병원 마케팅 해주세요?’
가 이어진다.
우주엽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MBA를 마치고 KT에서 아이폰 도입 업무 및 올레 와이파이존 구축 업무를 진행했다.
현재는 ‘작지만 강한병원’을 컨셉으로 한 의료전문회사인 비씨앤컴퍼니 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