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그 무엇이 있는가?

2020-08-12     박용환 기자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올해 421일에 발표한 ‘2020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대한민국은 42위를 기록했다.

물론 대한민국이 차지하는 경제순위를 생각한다면 42위는 결코 높지 않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순위는 201670위에 비해 28계단 상승한 것이며, 대통령에게도 서슴지 않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미국(45)이나 총리 스캔들을 보도해 낙마시키는 일본(66)보다 높고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임에 상당한 진전을 이뤄낸 것이란 평가다.

우리나라보다 언론자유지수가 낮게 평가된 미국의 경우 17911215일 수정 헌법 제1조를 채택하며 언론의 자유를 막거나 출판의 자유를 침해하는 어떠한 법 제정도 금지했다.

심지어 언론자유지수 1~3위인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의 경우 언론이 어떤 보도를 내던 방임에 가까울 정도로 관여하지 않는다. 그 나라들은 건전한 언론자유는 의견의 다양성에서 나온다는 믿음에 따라 규제를 더 큰 위험으로 간주했다. , 가짜뉴스는 언젠가 밝혀지고 가짜뉴스를 보도한 언론사는 외면당하게 되며, 하나의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오히려 국민을 더욱 성숙하게 만들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그렇다면 치협의 언론자유지수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치협은 지난 721일 제3회 정기이사회에서 치과전문지 2곳에 대해 협회 출입금지 및 취재제한을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했다.

31대 회장단 선거에서 특정후보들을 허위사실로 비방하거나 편파적인 의견을 담은 기사를 지속적으로 보도하는 등 협회장 선거에 깊이 개입함으로써 건전한 여론형성을 심각히 훼손하고 공정한 선거과정을 저해했다는 것이 이유다.

이에 대해 본지가 그러한 판단의 기준과 근거가 무엇인지 공문을 통해 물어도 답이 없고 본지에 사전 소명절차도 거치지 않았으며 대의원 총회도 아닌 이사회에서 통과시킨 과정을 보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치협은 대한민국 헌법 211항의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언론탄압과 선관위를 통한 선거개입을 즉각 중단하라.”

이는 세미나비즈가 외친 말이 아니다. 치협회장이 201719일 제30대 치협회장 선거 당시 치협 집행부에 보낸 공식 항의였다.   후보의 출마선언 기자회견에 당시 치협 출입금지 상태였던 언론사 기자의 회관 출입을 제한하지 말라는 요구가 골자다.

또한 당시 출입금지 상태였던 언론사를 대변하며 협회가 20158월 정기이사회에서 기습 상정해 날치기 형식으로 통과시킨 사안이라고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그렇게 날 선 비판을 아끼지 않았던 협회장이 모든 회원을 대표하는 선출직 대의원 총회도 아닌 임명직 이사회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1개도 아닌 2개 언론사를 출입금지 및 취재제한 조치를 내렸다.

이유는 앞서 언급한 대로 31대 회장단 선거에 개입해 공정한 선거를 저해했다는 것인데, 그것이 객관적 사실인지는 협회장이 판단할 몫이 아닌 데도 2개 언론사의 출입금지 및 취재제한 결정이 올바른 것인지 독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기자들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퓰리처상의 당사자인 조셉 퓰리처는 당시 루즈벨트 대통령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기사를 썼지만 현재는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 자리매김했다.

권력자와 언론인은 양립할 수 없다. 권력자는 권력을 통해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는 것이 목적이고 언론은 권력자의 행동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비판과 견제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협회장은 회무로 말하면 되고 기자는 기사로 말하면 된다. 누가 봐도 협회장이 올바로 회무를 진행하는데도 발목잡기식의 무조건적인 비판을 하는 언론이 있다면 과연 독자들이 용납하겠는가?

진정 언론사의 출입금지 및 취재제한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대의원 총회에서 결정하기 바란다. 어떤 점이 언론사로서 공정성을 헤쳤는지 근거를 대고 그 언론사에게 소명 기회를 준 후 대의원들의 판단을 받는다면 누구든 승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시간이 흐른 후 현 집행부의 언론자유지수는 어떻게 평가될까?

 

언론은 어느 때를 막론하고 선동정치가와 싸우고 당폐타파에 주력하여 공도자에 대항하는 한편, 빈자의 벗이 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한갓 뉴스를 인쇄하는 것으로 만족 말고 부정과 불의를 규탄할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 조셉 퓰리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