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2020-11-19     박용환 기자

1년 전인 2019년 11월 11일. 한국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회장 임훈택, 이하 치산협)는 SIDEX 2020 조직위에 부스비를 240만원으로 인하해 줄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당시 SIDEX 2020 조직위는 10% 인하한 260만원을 제시했지만 치산협은 240만원까지 인하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이 골자다.

SIDEX 2020 조직위는 코엑스 임대료가 2001년 대비 57.5% 인상되는 등 부대비용 상승에 따라 10% 인하한 260만원도 최선임을 강조했다. 이에 치산협은 SIDEX 운영비 결산내역 자료공개 요구및 치산협과의 공개토론을 주장하며 부스불참 운동에 나서는 등 단체 행동에 나섰다.

당시 SIDEX 2020 조직위는 현재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김민겸, 이하 서울지부) 집행부가 아니었다. 그리고 현 서울지부에서 준비하는 SIDEX 2021(조직위원장 김응호)은 치산협의 요구보다 과감한 결단을 내려 부스비 234만원을 의결했다. 또한 SIDEX 2020에 참여했던 업체들은 5% 추가 할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SIDEX 규정도 보완해 계약금과 잔금으로 구성돼 있던 항목을 계약금, 중도금, 잔금으로 세분화 하며 업체의 부담을 줄였다.

김응호 조직위원장은 이에 대해 상생을 위한 결단임을 강조했다. SIDEX 2021 부스비를 인하하더라도 치산협의 요구대로 240만원으로 내리면 되는 것이었는데 오히려 치산협의 요구보다 더 인하하고 규정을 바꾼것은 서울지부가 주도적으로 상생의 손을 내민 것이라는 평가다. 이는 GAMEX와 YESDEX의 부스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임훈택 협회장은 작년 기자회견 때 매년 50여 개의 업체가 도산하는 현실에서 부스비는 고스란히 업체에 전시비용을 전가하는 것으로 반드시 인하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아직 치산협은 SIDEX 2021의 큰 폭의 부스비 인하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내거나 상생의 손길에 화답하는 어떤 방안도 내놓지 않고 있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상생을 위한 주사위는 던져졌다. 냉전의 산물이었던 미국과 소련, 남한과 북한도 정상이 만나 화해의 악수를 건네는 마당에 치과계가 자존심만을 내세우며 서로 치킨게임을 벌일 하등의 이유가 없다. 부끄러움을 접고 자존심을 굽히는 것이 치과계 모두의 발전이 이뤄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