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섭 원장의 「구강외과 수술의 개념과 원리」(1)
치과의사와 구강악안면외과의사(1)
연재를 시작하며
안녕하십니까? 지면을 통해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더블엠 구강악안면외과 치과의원 김현섭 원장입니다. 부족한 제가 의견을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신 세미나비즈와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호부터 총 12회에 걸쳐 ‘구강외과 수술의 개념과 원리’에 대한 임상 칼럼을 통해 말씀드릴 내용을 다음과 같습니다.
1 Chapter
전문 영역으로써 치과 영역과 구강악안면외과 영역
치과의사와 구강악안면외과의사
개인적인 제 이야기를 먼저 해 볼까 싶습니다. 1990년대 후반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대학 진로를 선택할 때를 돌이켜 생각해 봅니다. 당시 이미 의과대학과 달리 치과대학이 별도로 있어, 자연스럽게 의대, 치대로 구별해 생각하면서부터 의사는 의사, 치과의사는 치과의사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습니다.
#치과의사만으로는 구강악안면외과의사만으로는 부족한 무엇(?)
치과대학을 다니면서도 치과의사 임상실무, 실습 위주의 커리큘럼등을 통해 더욱 의사는 의사, 치과의사는 치과의사라는 생각이 공고해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치과의사가 되고, 수련을 통해 구강악안면외과의사가 되어 환자진료를 보면 볼수록 다만 치과의사, 구강악안면외과 의사만으로는 뭔가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치과의사는 ‘치아· 치주’를, 구강악안면외과 의사는 ‘구강·악안면영역’을 전문영역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결국 우리가 하는 일이 ‘사람’을 진료하는 것이였기때문일 것입니다.
의대와 치대가 분리되어 별도로, 또한 의과병원과 분리되어 치과병원이 별도로 운영되는 역사적인, 현실적인 이유가 분명히 있었겠지만, 의대와 치대가 분리되어 있고 의과병원과 치과병원이 별도로 운영되는 현실 그 자체가 의사는 의사, 치과의사는 치과의사라는 인식의 차이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의과·치과 각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그 의미와 위상이 중첩되며 상호갈등을 유발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회가 세분화 되고 각계각층이 복잡다단하게 얽히고 섥히면서 각자의 상황에서 인식되고 주창되는 여러 다른 의견들이 모두 일리를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과의사는 치과의사일 뿐 메디컬의사와는 좀 다르지 않겠느냐는 의견부터, 치과의사는 치과의사이기 이전에 먼저 의사이고 의사이고 난 다음에 비로소 진정한 치과의사가 될 수 있다라는 의견까지. 그 스펙트럼이 넓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신가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더 해 보겠습니다. 저는 이번에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했고 운좋게 1차 시험에 합격, 2차 시험 후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글이 개제될 때 즈음이면 최종결과가 발표되었을 것 같은데요, 최종합격여부와 관계없이 저는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는 제가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지만 반드시 통합치의학과에서 다루는 내용들을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랑니발치 등 구강외과 소수술과 악안면외과 대수술이라고 할 수 있는 턱교정수술만 시행하고 있는 구강악안면외과 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미 구강악안면외과 진료만 보고 있고 구강악안면외과가 아닌 진료 영역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할 예정이 없습니다.
#전문의의 기준에 대해
그런데 저는 왜 통 합치의학과 공부를 해야한다고 생각했을까요? 그것은 바로 제가 생각하는 전문, 전문의의 기준에 스스로 맞추기 위해서였습니다. 즉, 알지만 하지 않는것과 몰라서 하지 않는 것의 차이에 대해서 깊게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조심스럽게 밝히는 지극히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저는 이미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진료만 시행하고 있고 계속 그 쪽으로만 궁구해 들어갈 예정입니다.
하지만 구강악안면외과 의사이기 이전에 이미 치과의사였습니다. 즉 치과일반진료에 대해 공부했었고 한 동안 실제로 환자를 보기도 했었지만 이제는 더이상 그렇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에 이르자 계속 발전해 온 치의학 전반에 대한 내용들, 인접 타과의 발전된 최신의 내용들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됩니다. 이런 생각에 이번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시험공부가 제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새로 배우고 또 제 전문영역을 보다 공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 말씀에서 제가 생각하는 전문영역, 전문의의 의미에 대해 대략 눈치채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진정한 전문가라고 한다면 실로 본인의 전문영역을 포함하는 전체영역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두루 잘 알고 난 후, 그런 다음 비로소 자신만의 영역을 깊게 궁구해 들어갈 것입니다.
오직 자신의 영역만 알고 그것만 궁구해 들어가는 사람은 자칫 우물안의 개구리신세를 면치 못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의대에서 분리된 치대에서 출발하여 의사가 된 우리 치과의사들이 경계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개 대학이라는 시스템이 사회가 필요하는 전문가를 빨리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의대에서 치대가 갈라져 나온 것은 필연적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치과의사이기 이전에 의사라는 본질 잊지 말아야
수많은 원인요소가 있다고 여겨지는데 그것은 역사적 원인이기도 하고, 해부학적인 원인이기도 하고, 내·외과적인 원인이기도 하고, 경제적 원인이기도 할 것입니다.
분리·독립된 원인이 어떤 것이였든지 간에 치과의사는 치과의사이기 이전에 의사라는 이미 의사이고 또한 더욱 의사여야 한다는 그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통합치의학과 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점을 잠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치과의사가 의사, 특히 외과의사임을 새삼 자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던 포인트가 바로 ‘special care dentistry’, ‘응급치과학’ 그리고 ‘구강내과학’ 영역이었습니다. 위 세 영역은 모두 1,2 차 시험 출제 영역에 해당했으며 특히 2차 시험에서는 그 비중이 적게 잡아도 25%를 차지했습니다.
위 세부 항목들을 공부하면서, 예를들면 학생시절 생리학에서 공부했던 지혈기전에 대해 다시 공부하고 관련된 최신의 약제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전신질환과 관련된 치과응급상황 시 구비하고 있어야 할 약제들, 이들 약물을 어떤 경로로 얼마만큼 투여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전신질환과 관련된 구강내 증상, 여러 면역관련 질환또는 증후군등에 대해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부분들까지 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치과의사로서 치과진료실에서 일상적인 치과진료를 시행하면서 환자의 전신상태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상황들이 사실상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며 또한 다행한 일입니다.
하지만 사고는 늘 준비되지 않은 곳에서 발생하기 마련이고 사회는 점점 의료인의 과실에 대해 엄벌주의로 치닫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계해야 할 일은 아무리 의료인이 최선의 주의를 기울이고 정성을 다했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면, 아무리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의료인의 과실로 인정해 버리는 최근의 경향입니다.
#치과의사이기 이전에 의사로서 위상 정립해야 하는 이유
치과의사가 스스로 치과의사이기 이전에 의사로서 그 위상을 제 정립해야 할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즉 치과는 의과를 바탕으로 하면서, 또한 보다 전문영역으로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치과의사는 원래 의사임을, 외과의사임을 기본으로 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보다 치과영역에 전문가로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치과는 의과랑 다르기 때문에 별도의 영역이고, 치과의사는 치과의사일 뿐이기 때문에 의사랑 상관없다는 생각은 실로 시대착오적이라고 보여집니다.
치과에서 구강악안면외과, 구강악안면외과의사는 독특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치과의사와 메디컬 의사사이의 교량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치과의사중에서 수술영역으로 보다 전문 영역을 다루는 보다 더 특화된 전문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 '구강악안면외과 의사'라는 독특한 색깔
치과의사인 것 같기도 하면서 치과의사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치과의사가 아닌 것 같으면서도 결국 치과의사인 것 같기도 한. 치과에서 구강악안면외과, 구강악안면외과 의사는 대단히 독특한 색깔을 띄고 있습니다.
구강악안면외과 의사가 치과의사에게 독특하게 보이는 이유는 다만 치과의사가 병동, 응급실 등에서 환자 진료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치과가 의과를 바탕으로 보다 전문 영역이 특화되고 발전되어 지금에 이르렀지만 말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저는 모든 치과대학, 치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의과병원 특히 병동, 응급실등을 견학하고 관련 기본 임상술기를 실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씀드린 바처럼 치과는 의과를 바탕으로 보다 전문영역이 특화되고 발전되어 지금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사실 구강악안면외과의 영역과 구강악안면외과의사의 역할은 일차적으로 해부학적인 인체부위를 바탕으로 의과영역이 나뉜 것을 바탕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의과의 전문 영역이 일차적으로 신경외과(뇌,척수), 안과(눈), 이비인후과(귀, 코, 목), 흉부위과(가슴), 일반외과(배), 정형외과(팔, 다리), 피부과(피부) 등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처럼, 구강악안면외과는 구강(치아, 치주 등)과 악안면(턱얼굴 부위 - 이는 두개안면에 대응하는 용어입니다) 부위에 대한 전문 영역으로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더 확장하면 치과는 구강악안면외과 영역에서 보다 더 전문 영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구강내 경조직인 치아, 연조직인 치주, 혀, 점막 등에 대한 전문영역으로 치과가, 전문가로 치과의사가 상정되는 것입니다.
치과의사는 전문가중에 전문가로, 먼저 구강악안면외과 영역이 바탕이 되어야 하며 더 나아가 의과 전반의 영역을 바탕으로 상정되는 보다 심화된 전문가입니다.
#치과의사는 1차적으로 외과의사
메디컬에서는 이를 ‘세부전공’ 이라고 합니다. 치과의사는 일차적으로 외과의사입니다. 치과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진료는 곧 외과적인 진료입니다. 잠시 생각해 보면 실로 그렇습니다.
투약을 통해 또는 물리치료를 통해 치료가 끝나는 경우는 사실상 드뭅니다. 치아를 삭제하고 잇몸을 절제하는 대부분의 치과 치료가 수술적 처치입니 다. 치과의사이기 이전에 구강영역의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구강악안면외과 의사여야하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구강외과 수술의 개념과 원리’를 반드시 치과의사가 기본으로 숙지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치과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진료는 국소마취 하에 이루어지고, 환자의 전신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환자군은 계속 고령화되고 있으며 보다 많은 전신 질환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환자군에서 치과치료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으며 또한 언제든 응급상황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치과의사이기 이전에, 구강악안면외과 의사이기 이전에 환자의 전신상태를 살피고 전신질환을 이해할 수 있는 의사여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알지만 안하는 것과 몰라서 못하는 것의 차이는 늘 응급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당연한 이야기를 다소 장황하게 말씀드린 것 같습니다. 치과의사는 당연히 의사입니다. 의사이면서 전문가로서 치과의사가 되어야지, 다만 단지 치과의사에 머무르면 안 될 것입니다. 이는 모든 치과의사가 적어도 일단 구강악안면외과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의사로서, 외과의사로서, 구강악안면외과 의사로서, 결국 치과의사로서, 전문가중에 전문가로서 치과의사가 이해되고 역할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
목차
① 전문 영역으로써 치과 영역과 구강악안면 외과 영역 - 치과의사와 구강악안면외과의사
② 수술의 기본 구조와 기본 술기
③ 치과용 유니트 체어는 하나의 수술실: 치과 (구강외과) 소수술과 악안면외과 대수술
④ 수술팀의 구성: 네손, 여섯손 그리고 여덟손 치과치료(또는 수술) 그리고 순환협조 ⑤ 환자 안전을 위한 타임아웃과 협조자와의 의사소통
⑥ 술전 평가로써 생징후 확인과 혈액 검사 ⑦ 명확한 시야 확보와 안전한 기구 접근을 위한 환자 포지션
⑧ 명확한 시야 확보와 안전한 기구 접근을 위한 술자와 협조자의 포지션
⑨ 명확한 시야 확보와 안전한 기구 접근을 위한 수술 조명의 적용
⑩ 효과적인 수술을 위한 세 가지 제언
1. 술자 : 필드를 확보하고, 필드만 주시하며, 필드를 유지하라.
⑪ 효과적인 수술을 위한 세 가지 제언
2. 협조자는 술자의 팔: 협조자에게 최대한의 협조를 받아라.
⑫ 효과적인 수술을 위한 세 가지 제언
3. 수술기구는 술자의 손: 수술 기구 파지법과 레스트에 대하여 고려하라.
글 김현섭 원장
전남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전남대학교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수료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전문의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 인정의
現) 더블엠 구강악안면외과 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