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 의미

2021-01-29     박용환 기자

‘공’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工(전문가), 公(공적인 일), 共(함께), 空(비움), 功(공로), 攻(공격), 供(이바지), 恭(공손), 拱(맞잡음), 恐(공포)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얼마 전 한 치과 전공의의 사망소식이 전해졌다. 치과 교수들 및 개원의와 관련된 부고는 언론마다 속보로 앞다퉈 보도하면서 전공의의 사망소식에는 왜 그리 인색한 지 모르겠지만 정보력의 부족이던, 자의적 비보도였던 간에 한 가지는 분명이 짚고 넘어가야 하겠다.

전공의는 전문가(工)이자 공(公)적인 일을 담당하며 함께 (共) 치과계를 위해 이바지(供)하는 존재로 아직 공로(功)는 많지 않지만(空) 환자를 섬기며(恭) 선배의 손을 맞잡는(拱) 구성원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전공의의 사망이 사적인 이유였던, 공적인 이유였던 간에 이러한 사건이 발생했다면 내부적으로 돌아볼 것은 없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것이 언론의 공기(公器)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고인의 명예를 지극히 고려한 것인지 특별히 보도된 전문지가 없다.

단지 한 중앙 일간지가 사망전 담당교수의 폭언이 있었다는 보도를 했고, 치과 전문지중 한 곳도 수련과정에서의 어려움도 원인이 될 수 있었을 것이란 추측과 함께 ‘전공의 수련환경개선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률’(이하 전공의법)에 치과의사 전공의도 포함돼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하며 에둘러 공(公)론화 한 것을 보면 치과계 내부의 자성 또한 필요하다고 감히 판단된다.

기자가 군대 시절 가장 두려웠던(恐) 것은 공동체(共)였다. 얼마든지 공(恭)손히 기자의 부족함(空)을 가르쳐줄 수 있음에도 공(公)개적인 자리에 공격(攻)을 한 것은 공포(恐) 그 자체였다.

과거에는 프로야구 2군 코칭스태프들은 대부분 지옥훈련을 담당할 공(攻)격적인 인사로 구성했지만 지금은 소통이 최우선인 인사로 구성되는 추세다.

법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법은 최소한의 공(公)적 규범일 뿐이다. 아직도 과거를 회상하며 괴롭힘을 당했던 기억을 추억이란 이름으로 포장해 대물림하며 “라떼는(?) 말이야”를 외치는 일은 타임캡슐에 넣어야 할 것이며 입양아의 죽음에 공(公)분하는 착한양심을 치과계 내부에서도 부활시켜야 할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그 치과 전공의의 명복을 빈다.
“같이 존재한다는 ‘공존’은 서로를 인정한다는 것이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며 조화를 이뤄 사는 게 ‘공생’이며 조화를 이뤄 함께 살다보면 같이 풍요로워져 ‘공영’을 이룬다.” -공생자 행성 中 -

박용환 기자는 평화방송 아나운서, PD로 활동했으며 대한치과위생사협회 취재기자를 거쳐 본 지 취재기자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