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영역의 천연물특집 (36)
형개(荊芥; Schizonepetae Spica)
형개(荊芥)는 꿀풀과에 속하는 개박하속(芥薄荷屬; Schizonepeta)의 일년생 초본식물로 키가 60cm에 달하는데 원줄기는 사각형이며 곧게 서고 위쪽으로 많은 가지를 친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엽병이 없거나 짧은 엽병이 있는데 수는 3~6개로써 선형이고 톱니가 없다.
꽃은 담자색 또는 엷은 담자홍색으로 8~9월에 피며 원줄기 윗부분에 층층으로 달리지만 끝에서는 층 사이가 짧기 때문에 이삭 꽃차례같이 보인다. 꽃차례는 각 가지의 끝에 붙어있고 작은 꽃이 바퀴모양으로 밀집한다. 꽃받침은 통형이고 끝이 규칙적인 5개의 작은 열편으로 갈라지며 잔털이 있다. 꽃부리는 양순 형이고 길이 3mm 정도로서 하순이 3개로 갈라지며 중앙의 것이 가장 크다. 수술은 4개이나 2개는 유난히 길다.
파종 시기는 북부지방에서는 5월 중·하순, 중남부지방에서는 6월 초·중순경이 보통이나 4월 중순경이 좋다. 너무 일찍 심으면 싹트기까지 많은 시일을 요하고 발아율도 좋지 못하며 줄기와 잎만 무성해 약재로써의 수확량도 적어진다.
형개는 주로 꽃 이삭을 약재로 사용하는데 이는 가늘고 긴 보리이삭 모양이고 길이가 5〜10 cm 정도이며 보라색을 띤다. 형개는 특유의 강렬한 향기가 있어서 입속에 조금 넣으면 박하처럼 향으로 인해 시원한 느낌이 든다. 약재로 사용되는 것은 냄새가 강한 것일수록 약효가 좋고 가격도 높은 상품(上品)으로 취급받는다.
개박하속의 식물은 전 세계에 3종이 있으며 중국, 러시아(시베리아), 몽골, 일본, 한반도 등지에 분포한다. 중국에서는 3종이 모두 생산되지만 그 가운데 2종만이 약용으로 사용된다. 형개는 원래 ‘가소(假蘇)’라는 명칭으로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처음 수록됐으며 ‘형개’라는 약명은 《오보본초(吳普本草)》에서 처음 나온다. 근래에 제정된 《중국약전(中國藥典)》(2015년 판)에는 내원종(來遠種)으로 기재돼 있으며 약재규격으로 형개와 형개수(荊芥樹)에 함유된 풀레곤(Pulegone)의 함량이 최하 0.020% 에서부터 0.080%이상 유지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형개의 약리학적 유효성분으로는 줄기부와 spike 이삭부분에 정유인 menthone, pulegone, δ-cadinene, piperitenone, (+)-limonene, α-humulene, schizonepetoside A-E, schizonodiol 등 monoterpenoids와 그 외의 triterpenoids, luteolin과 같은 flavonoids가 함유돼 있다. 그리고 기타 페놀산 성분으로 schizotenuins A, B, C, D, E, F를 비롯해 rosmarinic acid, caffeic acid, cinnamic acid, p-coumaric acid 등도 포함돼 있다.
이러한 성분들이 나타내는 약리적 효과는 해열 및 진통작용, 항염증, 항균 및 항바이러스, 항 당뇨, 피부발진이나 가려움증에 대한 진양(疹恙)작용 등이다.
이를 효과별로 분류하면 아래와 같다.
1) 해열 및 진통작용 : 실험결과 형개의 추출물을 실험동물의 복강에 주사하면 티푸스균 및 파라티푸스균 균주나 파상풍 독소로 인해 체온이 상승한 동물에게서 확실한 해열작용과 함께 통증역치의 백분율을 뚜렷하게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시행된 형개의 volatility oil에 대한 quantitative analysis 연구에서 COX-2 및 PGE2 levels을 감소시켰고 iNOS-매개 NO 생성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2) 항염증 효과 : 형개의 정유를 경구 투여하면 카라기난이나 초산에 의해 종창이 유도된 Rat나 Mouse의 경우에서 피부 모세혈관 투과성증가를 포함하는 염증반응이 뚜렷하게 억제됐다. 이러한 염증억제 과정에서 형개의 에탄올추출물(100 mg/mL)은 표면분자 중 CD80, CD86의 발현 및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 IL-1β, IL-6)의 생성을 저해했는데 이는 TLR4를 억제해 MAPK 및 NF-κB-매개 신호전달을 유도함으로써 강력한 항염증작용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또한 형개 추출물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 및 페놀산류는 in vitro에서 3α-하이드록시스테로이드 탈수소효소(OHSD)를 억제해 부가적인 부종억제 효과를 나타냈다.
3) 항알러지 효과 : 형개추출물은 농도 의존적으로 compound 48/80으로 유도된 Rat의 전신 알러지 반응을 감소시키며 Rat의 복막비대세포(RPMC)가 방출하는 히스타민 역시 뚜렷하게 억제한다. 또한 Rat 복막비대세포 내 종양괴사인자-α(TNF-α)의 생성을 촉진해 항종양 효과도 발현한다. 형개 추출물을 경구로 투여했을 때 피부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소양유도원(燒恙誘導原) P물질(ST)에 의해 유도되는 알러지 반응에 의한 Mouse의 긁기 빈도를 명백하게 억제하는 것도 확인됐다.
4) 발한(發汗)작용과 피부조직의 혈행(血行)에 관한 혈류학적 개선효과 : 형개의 에스테르류 추출물을 복강에 주사하면 Rat의 땀샘 상피세포의 수밀도(Number concentration)와 면밀도 (Mass per unit area)를 뚜렷하게 증가시키며 전체 혈액의 비점도(泌粘度)와 적혈구의 응집성(應集性)을 감소시켜 원활한 혈행을 돕는다.
5) 병원성 미생물에 대한 항균효과 : 형개 추출물은 in vitro에서 황색포도상구균과 함께 β 연쇄상구균, 탄저균, 티푸스균, 이질균, 녹농균 및 결핵간균 등을 억제하는 작용이 발견됐다. 그 결과로 A형 독감에 감염된 Mouse에 형개의 추출물이나 정유 등을 경구로 투여하면 폐에서 발현하는 염증지수 값을 뚜렷하게 떨어뜨림으로써 Mouse의 생존시간 연장과 동시에 사망개체 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관찰됐다.
6) 기억력 개선과 진정 및 수면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불안이나 정서장애의 개선에 관련된 효능 : 형개 추출물 중의 Pulegone은 in vitro 실험결과 Rat 신경 교세포(neuroglia)에서 싱글렛 산소를 형성하는 ROS(Reactive oxygen species)생성을 저해함으로써 iNOS의 유해한mRNA 단백질 발현을 억제시켰다.
또한 그와 같은 작용으로 NMDA(N-Methyl-D Aspartate) 수용체의 이온통로에 영향을 주는 toxicity에 의한 신경세포 사멸방지 효과도 나타냈다. 이와 함께 luteolin-7-O-glucuronide도 쥐의 교세포에서 ROS생성을 저해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과정에 의해 항 불안효과 및 운동조화 능을 향상시키는 작용을 나타내면서 thiopental에 의해 유도된 수면 지속시간까지도 유의성 있게 증가시켰기 때문에 부분적으로나마 정신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7) 혈당강하 효과 : 형개 추출물에 함유된 피토스테롤(Phytosterol)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을 Mouse의 복강에 주사하면 스트렙토조토신(Streptozotocin)으로 유도된 당뇨 Mouse의 혈당농도를 뚜렷하게 저하시키며 이로 인한 췌장 베타세포의 퇴행성 병변까지 억제해 항 당뇨효과를 발휘한다.
이와 같이 형개 추출물이나 essential oil 등은 다양한 약리학적 효능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ROS와 RNS(Reactive nitrogen species)의 감소 및 항산화효소(CAT, SOD, GPX)의 활성을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비롯한 주요 염증인자의 발현을 억제하므로 알레르기성 또는 접촉성 피부염에 대한 생리활성 자극물질로써 유용하다. 동시에 항균효과와 진정작용까지 나타내므로 각종 구강용 국소제제나 가글액, 치약 등의 성분으로 활용되고 있는 천연물 중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