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영역의 천연물 특집 (40)
키토산(Chitosan)
‘키토산(Chitosan)’은 게나 가재, 새우 등 갑각류의 단단한 껍질을 이루고 있는 키틴⦍( Chitin(C8H13O5N)n; 셀룰로오스와 아주 비슷한 화학구조, 일명 갑각소(甲殼素)⦎을 ‘탈 아세틸화(deacetylation)’시켜 얻는 물질이다. ‘탈 아세틸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키틴질을 날것으로 먹거나 끓이고 구워 요리를 해서 섭취한다 해도 키토산은 전혀 흡수되지 않는다.
비록 인체의 소화기관에서 키틴 글리코사이드결합 가수분해효소인 ‘키티나제(Chitinase)’를 이용해 일부를 소화시킬 수는 있지만 다당류나 단백질만 조금 섭취될 뿐 절대 키토산이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키티나제란 키틴분해 효소로써 식물이 병충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을 말한다. 키토산은 ‘D-글루코사민’과 ‘N-아세틸글루코사민’의 중합체 사슬로 이루어진 일종의 ‘폴리글루코사민(polyglucosamine)’이다.
1811년 프랑스의 화학자 ‘앙코 브라코노’가 버섯에서 키틴을 발견한 것을 바탕으로 1859년 화학자 ‘루게’가 키틴을 ‘틸 아세틸화’해 인체에 흡수되도록 만들어 냈고 1894년에 과학자 ‘후페 자이라’가 이 물질을 ‘키토산’이라 이름 지었다.
키토산을 화학적으로 본다면 포도당에서 수소원자 하나를 아민기로 대체한 것이 사슬형태로 이어진 꼴인데 우선적으로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에 관련된 효과가 좋다. 즉 체내에 과잉으로 축적된 유해 콜레스테롤을 흡착시켜 배설하는 역할인 ‘탈 콜레스테롤’ 작용을 한다. 그래서 동맥경화를 비롯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거나 발생된 질환을 개선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
또한 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항암작용을 하는데 직접적인 암세포 파괴가 아닌 면역력 강화와 전암세포에 흡착함으로써 암세포의 증식과 성장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이 키토산이 보유하는 의학적 효과를 분류해서 살펴보면,
(1)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 조절 : 콜레스테롤은 원래 생명유지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혈중 지방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정상치(130-230mg/dl)를 넘어서 과잉상태가 되면 혈관 벽에 눌러 붙기 시작해 혈액의 흐름을 방해해 혈압을 높이고 유해산소에 의해 동맥경화를 일으킨다. 일본 국립건강영양연구원 ‘쓰지 게이쓰께’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키토산은 소화관 내에서 담즙과 결합해 체외로 배출시킴으로써 담즙이 장에서 재 흡수돼 간장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막는다. 따라서 배설되는 양만큼 담즙산의 합성이 더 필요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체내에 축적된 콜레스테롤이 사용되므로 혈액 내 콜레스테롤 농도가 감소된다고 한다.
(2) 항암작용과 항암요법 부작용 개선 : 키토산은 체내에 들어가 위장을 통과해 소장과 대장을 통해 배설되는데 이 과정에서 음식물 중에 포함된 발암성 물질을 흡착‧배설시키며 소·대장에 축적된 숙변을 제거하기 때문에 혈액의 항상성을 되찾게 한다. 이와 함께 흡수된 키토산이 혈액의 면역세포를 자극해 백혈구를 증식시키고 다이옥신과 같은 유해물질을 해독한다. 일본 에히메대학 의학부 ‘오꾸다 교수’와 돗도리대학 ‘히라노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키토산은 생체 전체를 활성화시켜 면역능력이 강해지므로 암의 전이도 억제하고 암 환자들의 방사선치료나 항암요법에 의한 부작용 증상을 현저하게 개선시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3) 간기능 개선효과 : 간 장애의 원인은 동물성 지방의 과다섭취, 알코올 남용,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 등이 있다. 이들 원인 중에서 동물성 지방의 배설과정은 ‘리파제’에 의해서 ‘β-모노글리세라이드’와 ‘지방산’으로 분해된 다음 소장에서 다시 일부가 재 흡수돼 지방간을 만든다. 키토산은 ‘리파제’ 의 지방분해를 촉진하고 지방산을 흡착‧배설시켜 지방간을 개선한다.
(4) 당뇨병의 개선 및 예방 : 당뇨병의 원인은 당분의 혈관 내 과량유입, 인슐린 분비저하, 세포 내 인슐린 인식부위의 기능이상 등으로 혈관 내 당 농도가 증가해 발생한다. 일본 에히메대학 ‘오꾸라 교수’와 도호꾸대학 의학부 ‘쇼에이가이’ 아스타 클리닉 이사장, ‘아끼라 박사’의 공동연구에 의하면 키토산은 위장관에서 당분의 흡수를 조절해 고혈당을 막고 이로 인한 췌장의 인슐린 생산부하를 방지한다고 한다. 동시에 인슐린 인식세포의 활성화로 인슐린 인식능력을 높이는 작용을 해 당뇨병을 완화하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5) 혈압강하 작용 : 고혈압의 가장 큰 원인은 식염이라는 것이 정설로 알려져 있다. 즉 고혈압에는 원인이 불분명한 본태성(本態性) 고혈압과 원인이 분명한 2차성 고혈압이 있는데 본태성 고혈압은 염분의 과다섭취가 그 원인으로 밝혀졌다. 즉 체내에 들어온 식염은 염소와 나트륨으로 나줘져 이온화된다. 알긴산 나트륨과 함께 소금을 먹인 동물실험 군에서 혈압을 상승시키는 인자는 염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혈압을 저하시키는 물질은 위장에 있는 ‘키닌’이라는 성분인데 염소가 키닌을 분해시키는 작용을 해 혈압을 상승시키는 것이다. 즉 ‘안지오텐신 II’가 ‘안지오텐신 변환효소(Angiotensin-converting enzyme)’인 ACE로 만들어져 혈압을 올리는데 식염 중의 염소(Cl-)가 ACE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키닌을 분해시켜 혈관수축이 일어나 혈압상승을 유도한다. 이 때 키토산이 염소와 ACE가 결합하기 전에 미리 염소를 흡착해 체외로 배출시키면 분해되지 않은 키닌에 의해 ACE가 감소됨으로써 고혈압을 개선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6) 체중감소 효과 : 수용성인 키토산은 양전하를 띠고 있으므로 음전하를 띠는 지방산과 잘 결합돼 체내에 축적된 지방산을 배설시킴으로써 지방을 처음부터 먹지 않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미국 텍사스주 A&M대학 ‘J.L Nauss’, ‘J.L Thompson’, ‘J. Nagyvary’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키토산과 함께 몸 밖으로 배출된 지방은 그 동물이 그날 먹은 지방이 아니라 체내에 축적돼 있던 지방이 밀려 나온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렇게 밝혀진 연구결과는 체중감량을 위해 엄격한 식단선택을 강요받던 비만환자들의 고통을 크게 덜어줬다.
(7) 중금속, 다이옥신 등의 배설효과 : 고분자 수용성의 키토산은 중금속과 다이옥신을 체외로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즉 키토산은 수은이나 카드뮴 같은 유해한 중금속과 결합해 이들 금속만 선별해서 흡착‧배출시킨다. 그 이유는 키토산의 3차원적 입체구조에 의해 소화기관에서 아미노기(NH2)에 중금속이나 독성물질을 결합시켜 체외로 배출하는 수용체 이론에 의한 것이다. 구소련에서는 체르노빌 피폭자들에게 키토산을 사용함으로써 방사능물질인 우라늄이나 플루토늄까지 흡착 처리할 수 있었다고 한다.
(8) 항균작용 및 피부미용 효과 : 흡착작용에 의해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제거하고 보습‧흡습작용이 우수해 피부미용에 좋으며 이식용 인공피부나 인공혈관 또는 치유촉진 드레싱 재료로도 유용하다. 1990년대 일본에서는 심각한 화상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6살 어린이를 여섯 번에 걸친 키토산 인공피부 이식수술을 진행해 거의 깨끗한 상태로 복구시킨 사례도 있었다.
키토산을 과량으로 복용하면 설사, 구토, 복부팽만감이 있을 수 있고 지용성 비타민(Vit A, D, E, K)의 흡수를 저해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치과영역에서는 흡착 및 보습작용으로 구강점막이나 치주조직 보호효과가 있는 이식재로써 뿐만 아니라 항균작용과 구취제거 효과를 이용한 치은연고나 치약의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