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박사] 치과 천연물 (41)

노니(Noni)

2021-05-27     김영진 박사
노니. (학명은 Morinda Citrifolia)

노니는 용담목(目) 꼭두서니과(科) 노니속(屬)의 식물이다. 동남아인 베트남, 동 말레이시아와 태평양의 하와이, 그리고 타히티가 원산지인 과일이다. 학명은 ‘모린다 시트리폴리아(Morinda Citrifolia)’로 치즈냄새가 나서 호주에서는 ‘치즈과일(cheese fruit)’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1년 내내 작고 하얀 꽃을 번갈아 피우고 울퉁불퉁한 감자모양의 열매를 맺는다. 열매가 익으면 초록색에서 하얀색으로 변하는데 역한 냄새가 나고 쓴맛이 있다.  

이렇게 볼품없는 모양새와 냄새로 인해 ‘못난이과일’로 호칭되던 노니의 영양학적 우수성이 탁월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전 세계에서 ‘수퍼푸드(Super food)’로 각광받고 있다. 

세계적인 톱모델 ‘미란다 커’가 10년 이상 복용 중이라고 해서 인기가 갑자기 뜨거워진 노니에 대해 세계적 스타들이 미모유지를 위한 비방(祕方) 중의 하나로 꼽을 정도로 미국에서 11년 연속 건강식품 판매부문 1위를 기록한 빛나는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남태평양 원주민들은 2000여 년 전부터 노니를 매우 효과적인 약재로 사용했다. 특히 하와이나 타이티 지역의 원주민들은 노니를 다양한 약효를 지닌 신비한 과일로 여기며 상처나 타박상에는 물론 복통, 두통, 감기, 천식 등에도 해열과 진통, 질병완화 목적으로 폭넓게 활용했다. 그들은 노니의 잎과 뿌리, 줄기 열매 등을 으깨거나 즙을 내 상처에 바르고 내복용으로 먹었다. 남태평양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각종 문헌에도 노니를 최고의 천연 진통제와 자연 치료제로 기술하고 있다. 하와이 대학의 식물화학 교수인 ‘이사벨 에보트’ 박사는 “남태평양 원주민들의 노니에 대한 신망은 놀라울 정도”라며 그들은 노니를 외상, 발열성 질환, 고혈압, 암, 당뇨병 등 수많은 질환의 치료제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노니의 독특한 맛과 냄새 때문에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1996년 미국의 식품업자가 포도즙 등으로 맛을 개선한 제품을 선보인 뒤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켰다.

노니의 영양학적 풍부성이 많이 알려지면서 점차 노니 즙 원액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지만 노니 특유의 냄새를 줄이기 위해 분말, 정제 또는 환약이나 차의 형태로 만든 노니제품과 노니를 이용한 화장품도 많이 나온다.

원산지에서는 일반적으로 즙을 짜 진액으로 먹거나 설탕과 발효시킨 노니 청을 만들어 섭취한다. 한편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는 주로 분말형태로 들어온다. 원래 수입과일은 가공식품인 주스나 가루로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분말은 자연적 건조를 거친 노니를 갈아 만든 분말 또는 동결 건조된 분말이 있다. 동결건조 분말은 자연 노니가루에 비해 좋은 성분이 많다고 하는데 비싼 제조설비 탓인지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 동결건조 분말을 생산하는 곳은 주로 미주 지역이며 동남아시아의 코타키나발루, 베트남의 다낭 등에서 소량 생산된다.   

노니의 뿌리가 파극천(巴戟天)이란 한약재로 쓰인다는 오해가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둘은 속(Morinda속)은 같지만 종이 다른 식물이다. 노니는 Morinda citrifolia의 열매이고 파극천은 Morinda officinalis의 뿌리이다. 노니는 한자로 격수(檄樹) 또는 해파극(海巴戟)이라 부른다. 

노니는 열매뿐 아니라 뿌리, 꽃, 잎, 줄기까지 전부 약재로 이용될 정도로 버릴 게 없는 식물이며 플라보노이드 중의 하나인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 폴리페놀계 식물성 생리활성물질)’을 비롯해 스코폴레틴(scopoletin), 프로제로닌(proxeronine), 이리도이드(iridoid), 루틴(rutin), 우르솔산(ursolic acid), 담나칸탈(damnacanthal), 폴리페놀(polyphenol), 세로토닌(serotonin) 등 수십 종의 유익한 약효성분들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노니의 핵심성분인 ‘파이토케미컬’은 뛰어난 항염효과를 보유해 혈관 내에 염증이 발생되는 것을 막아 각종 염증성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미국 ‘웨스턴 약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염증이 유발된 쥐를 노니 섭취 군과 비섭취 군으로 나눠 관찰한 결과 노니 섭취군의 부종 최대치가 대조군에 비해 40%나 낮게 나타났으며 투여 후 4시간이 지나면 염증반응이 거의 소실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프로제로닌’의 주요 기능은 세포기능 활성화다. ‘프로제로닌’은 체내에서 ‘제로닌(xeronine)’으로 전환되는데 이 ‘제로닌’은 세포벽의 구멍을 크게 만들어 영양성분의 흡수를 돕기 때문에 손상된 세포의 회복과 재생에 도움을 준다. ‘스코폴레틴’은 산화질소 생성을 촉진해 혈압을 조절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이리도이드’는 세포손상 및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외부에서 침입하는 바이러스나 병균의 침입을 막는 역할을 한다.

노니에는 강력한 항산화제인 폴리페놀이 100g당 365㎎이나 들어있는데 이 폴리페놀은 암세포성장 저해인자로 작용한다. 노니에는 폴리페놀과 마찬가지로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성분 중의 하나인 ‘우르솔산’ 또한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니의 열매와 뿌리에 들어있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담나칸탈’은 암세포의 생성과 증식을 억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담나칸탈’은 종양을 형성하는 암세포들이 스스로 세포자살을 일으키게 하는 성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국생물공학회지’에 실린 ‘유종수 박사 연구결과’에서 전립선 암세포 주(DU145)에 노니 추출물을 첨가한 결과 암세포 증식률이 80%나 감소됐다고 보고했다.

‘루틴(비타민P)’은 비타민C의 보조제이다. 높은 폴리페놀계 성분 함량으로 우수한 비타민C(아스코르빈산)를 함유하는 노니에는 루틴(비타민P)으로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루틴은 불안정한 화학적 구조로 분해되기 쉬운 비타민C를 비타민P로 안정하게 잡아줘 더욱 효율적인 피부미백과 항산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노니의 또 다른 효능 중 하나는 진통작용이다. 염증 및 통증조절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 함량이 높기 때문에 카리브 지역에서는 ‘진통제 나무’라고도 불린다. 실제 노니의 학명인 ‘모린다 시트리폴리아(Morinda Citrifolia)’는 강력한 진통효과를 지닌 ‘모르핀’과 흡사한 효과가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미국의 저명 생화학자 ‘랄프 하이니케’ 박사는 노니에 함유된 ‘프로제로닌’, ‘스코폴레틴’, ‘모린딘(morindin)’ 등의 물질이 염증을 완화할 뿐만 아니라 통증을 진정시키는 기능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렇듯 노니가 보유하는 진통효과는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 두통, 생리통, 요통 등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스코폴레틴’과 ‘이리도이드’는 염증을 일으키는 매개물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의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강력한 항염효과를 발현한다. 동시에 피부장벽개선 단백질을 합성해 피부를 재생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피부의 탄력회복에 도움이 된다.

노니는 신진대사를 촉진해서 지방연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꾸준히 섭취하면 체지방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에서 시행된 실험에 의하면 고지혈증이 유발된 쥐에 노니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콜레스테롤이 12.8%, 중성지방은 무려 28.3%나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말레이시아의 ‘푸트라 국립대학’에서도 연구를 통해 노니가 내장지방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연구팀은 고지방식이를 한 쥐에게 노니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지방간과 내장지방의 증가속도가 확연하게 지연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노니에 다량 함유된 비타민C는 ‘티로신’을 생성하는 효소인 ‘티로시나아제’의 기능을 억제해 염증을 완화시킴으로써 피부나 점막조직에서 탁월한 상피조직 보호효과를 보인다. 

하지만 노니를 과다섭취하면 복통, 설사, 구토 등이 발생할 수 있고 특히 칼륨성분이 많아 고혈압환자나 신장질환자는 섭취 시에 주의를 요한다.

노니성분 함유 ‘라스노니스’ 치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