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윤 원장] 덴티스 Zenith D 리뷰
알라딘 램프 요정같은 Zenith D 3D 프린터
몇 개월간 코로나를 겪는 사이 치과에 디지털이 훅~ 들어왔다.
이제 환자에게 구강스캔대신 러버인상을 뜨려면 양해를 구해야 하는 시대가 돼 버렸다.
치과계에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관심사는 호기심과 두려움 그 자체이다.
처음 3D 프린터를 상상할 때 덩치크고 냄새나고 몸에 좋지 않을까 봐 걱정했는데 고양이 집 같이 귀엽게 생긴 Zenith D를 원장실에 두고 출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애착장비가 생긴 것 같아 즐겁다.
Zenith D는 나온 지 3년 된 모델이다. 새로 출시되는 신형 전문가용 3D 프린터도 많은데 왜 굳이 이 모델을 추천할까?
첫째, 안정성이다.
출력이 안정적이지 못하면 다양한 출력물이 중합 부족으로 찢겨 보이는 기포가 생기거나 덜 단단하게 굳어 파절의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다년간 노하우로 출력이 매끈하고 단단하다.
3D 프린터의 핵심기술은 레이저로 레진을 굳히는 정밀성이다.
일정 두께씩 중합해서 쌓아 올리는데 중합이 두껍게 되면 출력물이 꽉 끼게 되고 조금만 얇게 중합되면 헐거워진다. Zenith D는 한발 더 나아가서 치과에서 중합 정도를 개별 기공물에 맞게 조절할 수 있게 만들었다.
둘째, 구매 후 관리이다.
전문가용 프린터는 소모품인 레진궁합이 잘 맞아야 하고 트레이 교체 등 A/S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잉크젯 프린터처럼 무한정 잉크를 넣는다고 출력되지 않는다. 바닥에 가라앉은 레진 부산물청소도 해야 하고 레진 종류에 따라 트레이도 바꾸어야 한다.
잘못 건드리면 케이블이 빠지기도 한다. 늘 그렇듯 수입제품은 A/S가 빠르지도 저렴하지도 않다. 이에 반해 Zenith는 증상을 카톡으로 보내면 즉시 해결해 주고 방문해 주었다.
고마워서 덴티스의 LED 수술등도 구입했다. 3D 프린터나 무영등의 핵심은 레이저 광학기술인데 독자적인 모듈 제어 기술이 있다고 하니 참 기특하다.
덴티스 주식을 사야 하나 고민이다. (ㅎㅎ)
셋째, 슬라이싱 소프트웨어이다.
쉽게 설명해서 출력물에 손잡이를 자동생성하는 소프트웨어이다. 이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결과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Zenith의 슬라이싱 프로그램은 치과기공물에 잘 맞게 서포트의 끝이 출력물의 외형에 지장을 최소화하게 프로그램이 돼 있었다.
타 3D 프린터는 서포트가 너무 크고 조밀해서 애써 디자인한 치아의 교합면이 굵은 서포트로 뭉개져 있었다. (가늘게 했더니 출력물이 분리되어 수조에 빠지는 일이 생겼다.)
다만 부족한 점을 꽂으라면 출력 시간이다. 3D 프린터 출력시간은 5축 밀링기와 달리 출력물의 크기와 개수와는 상관없이 높이에만 비례하는데 기본적인 서포트의 길이가 있기에 일반적으로 30분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된다. 물론 다른 프린터라고 훨씬 빠른 건 아니다.
3D 프린터 주의사항은 출력후 알코올 세정과 추가중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서포트 사이에 레진이 남거나 표면세척이 덜되면 하얀 반점이 표면에 남을 수 있고 지워지지 않는다.
또 하나는 강도이다. 지르코니아처럼 단단하지 않고 또 아크릴 레진처럼 유연하지도 않다. 치관 높이가 얇고 교합이 강한 임상증례는 두껍게 디자인해야 한다.
3D 프린터는 알리딘 램프이다. 단 주문을 잘해야 한다. 잘못 주문을 하면 출력-실패-제출력-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주문을 넣으면 디지털을 손으로 만질 수 있게 해 주는 램프의 요정의 능력에 Yahoo 하며 감탄하게 된다.
요즘은 항상 ‘붕소리’ 내며 울리던 바이브레이터에는 굳은 석고 조각위에 먼지가 쌓여가고 있고 modeless로 부피가 확 줄어 버린 기공물 서랍은 단출하기만 하다.
10분 만에 스캔을 떠서 전송하면 임시치아가 1시간 안에 출력돼 완성되는 시대이다.
램프를 손으로 비벼 가며 주문을 읊는 아날로그의 동화도 그립지만 주인을 닮아가는 장비를 옆에 두고 디지털을 배워 가는 새로운 호기심의 세상도 삶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힘든 코로나 시기에 필자는 새로운 취미인 디지털 치과 영역을 개척한 것이 너무 잘 선택한 것 같다.
앞으로 많은 치과의사들이 디지털을 통해 새로운 재미와 성취감을 찾기 바라는 마음이고 구강스캐너 다음에 구입을 고민하게 되는 출력장비 중 Zenith D 3D 프린터를 꼭 추천하고 싶다.
글_ 이 재 윤 원장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보존학 전문의)
UCLA 치과대학 연구원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보존과 외래 조교수
대한치과의료관리학회 총무이사
현) 신세계치과 (포항)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