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은 멀고 해는 짧아”
협회장 후보들이 건전하게 경쟁할 수 있는 토대 마련할 것
지난 10월 26일 제32대 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이에 본지는 창간 6주년 기념과 함께 박태근 회장의 취임 100일의 소회를 듣는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소신이 뚜렷하고 멘탈이 강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박태근 회장을 3층 협회장실에서 마주했다. (편집자주)
박태근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개인적인 생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 했다. 2달 동안 임원 구성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임원 구성후 달포가 지났다. 당선된 후 2달 동안 회무가 정지된 상태였고 밀린 회무도 많지만 조금씩 정리되어 가고 있다고 했다. 업무파악 시간도 필요했다. 사업을 바로 시행할 수 없기때문에 계획하고 사무국 직원과의 소통을 통해 이제 막 회무를 시작하는 단계다. 정확한 아웃풋은 없지만 이제 시작이다. 이제 뒤를 돌아볼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 건전한 경쟁 위한 토양 마련 “반드시 하겠다”
기존 임원을 탄핵하겠다는 것 때문에 당선은 됐지만 31대 구임원들이 사퇴를 하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냈다. 대승적인 결단으로 사퇴한 고마운 임원도 있다. 사퇴한 전 회장은 어떤 세력에 의해 좌지우지하면서 색깔을 나타내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다. 박 회장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회무의 발목을 잡는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며 기존의 세력에 전혀 굴하지 않고 나아 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많은 개혁을 하거나 변화를 할 수 없지만 기본적인 토양을 닦는 정도만 해도 나의 역할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잘못된 토양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신구임원에 대한 선입관도 가지고 있지 않다. 언제든지 회무의 컨셉에 함 께 한다면 포용해 갈 것이다. 다만 아직도 협회에 회무의 발목을 잡고 방해가 되는 회무를 하는 임원이 있고 그들에게는 단호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협회장의 자리는 책임감이 막중하고 권한도 많은 자리로 협회장을 꿈꾸는 사람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토양이 건전해야 합니다.”
지난 시절을 회고해 보면 특정 인물이나 특정세력에게 머리를 조아려야만 협회장에 당선되는 전례를 남겼다. 그런 상황에서 협회장에 당선됐을 때 협회장이 자기의 철학 으로 회무를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협회장을 꿈꾸는 사람들이 회무철학과 역량을 키워나가고 그 역량 과 철학으로 회원들에게 선택받아서 그 선택받은 사람이 회무를 해야 만이 협회 회무도 건전해지고 역량도 강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런 토양과 토대를 마련해 주는 것이 박 회장이 할 수 있는 일이자 꼭 이루어야 할 과제라고 말한다.
# 정관의 문제에 갇혀 손발이 묶인 상태로 정글에 떨어진 기분
그동안 울산지부장이나 울산 개원의로서의 짐작했던 것보다도 훨씬 협회의 정치성 이 심각하며 비상식적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상식이 상식으로 통하지 않는 사회와 집단. 그 집단과 단체는 과연 어떠할까? 현재 치협을 바라보는 회원들의 심정이 그렇다. 박 회장은 최근 지부 간담회를 통해 회원 들이 그런 상식적이지 않은 부분에 대해 분노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런 것을 과감히 처내지 못한 질책도 많았다고 한다.
그는 정관상의 문제에 갖혀서 손발이 묶인 상태로 정글에 떨어진 기분이라고 했다. 박 회장의 로드맵에서 한달 정도의 시간 과 노력이 낭비됐던 것은 미비한 정관상의 문제때문이다.
# 그래도 희망은 남아 있다
또한 회무의 풍토가 특정 세력과 기득권 세력에 기생해서 힘을 얻는 것이 아니라 회무에 열중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높아져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풍토를 만드는 것이 박회장이 해야 될 역할이라고 했다.
“사이클로 보면 지금 현재 협회가 가장 바닥에 있는 상황입니다. 역설적으로 생각 하면 오히려 그것이 희망이기도 합니다. ” 더 이상 나락으로 떨어질 수는 없기 때문 이다. 그간의 일들을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그는 쉽지 않은 가시밭길(?)을 헤쳐 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박회장은 부회장 한 사람의 한사람의 중요성을 실감한 적이 없다고 회고했다. “회장단 회의에서 제가 제출한 임원 명단을 받아들일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논의하면서 표결까지 했다. 4:3으로 통과됐다. 부회장 한 사람의 결정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느꼈다. 역대 부회장들이 그런 소중한 권한을 가진 적이 거의 없었다. 만약 그때 부결됐다면 협회는 더 나락으로 떨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구 임시 이사회에서 정기 이사회의 신임원들이 입장하기 전 격렬하게 토론 했던 순간의 이사 한사람 한사람의 권한은 협회 역사에 있어서 처음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이사 한표 한표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했다
이제 회무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 정치 적인 대결구도가 아닌 원래 이사들의 회무 로 돌아가서 협회를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일것이라고 했다.
다시는 이런 심각한 정치적인 대립은 없어야 하며 재발해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관들의 미비한 점들을 이제 보완하는 것이 시급하다. 물론 보완한다고 해서 그 구 멍이 완전이 매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겪었던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똑같은 실수는 되풀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갈길은 멀고 해는 짧아
그동안 경제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회무의 손실도 많았다. 아까운 시간들이지만 이것 을 소중한 경험으로 생각하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회무역량을 보여줄 때가 이제 시작됐다고 했다.
“갈 길은 멀고 해는 짧습니다.”
협회장 후보들이 건전하게 경쟁하는 토대를 마련해 주는 것만으로도 우리 협회가 10 년 20년 뒤에 역량있는 협회로 거듭나는 발판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건전한 회무를 방해하는 세력들에 대한 단호한 의지가 필요하다.
박 회장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반대세력의 왜곡된 프레임으로 회원들에게 잘못 전달될 수도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래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그는 협회회무는 삼두 마차라고 한다. 언론과 협회 직원 그리고 협회임원과 지부장이 얼마나 자기의 위치에서 제대로 역할을 해 가느냐가 협회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했다.
# 박영섭 후보의 결단은 협회회생의 화룡정점
조직사회에서 기득권을 버리지 않는 것은 협회나 회원에게 발목을 잡는 것이다. 애매한 규정에 숨어서 그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 사퇴하지 않은 임원이다.
“애매한 규정이 있지만 법은 최소한의 규범이니 살아가면서 법보다도 더 소중한 이 미지나 도덕적인 부분을 생각한다면 기득권에 대해서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버릴수 있는 임원이 있었다면 협회가 이렇게 후퇴하지는 않았다. 기득권을 내려 놓는 것 자체가 쉬운 것이 아니다.”고 했다.
협회장 선거는 나름의 선거에 대한 기득권이 있다.
그럼에도 박영섭 후보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결단을 내려 협회의 전환점을 맞이하도 록 한 것은 박영섭 후보가 협회의 미래를 위한 대승적인 관점의 결단이었다.
“아직까지도 박영섭 후보에 대해 부덕 한 프레임으로 저를 거기에 끌어들여 활용하는 부분은 안타깝다.”고 했다.
이번 보궐선거의 의미는 기득권을 내려놓은 박영섭 후보의 협회회생을 위한 의미있 는 결단이 이뤄놓은 화룡점정의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사필귀정-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
불의가 정의를 이기며 크게 보면 '사필귀정'이다. 협회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고 그 전환점의 중심에 박태근 회장이 보궐선거로 당선됐다.
그는 “나에게 기회가 주어지고 이로 인해 협회도 선순환의 구조로 갈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며 이 기회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이 기회를 잘 순항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협회장의 임기도 1년 반 남았다. 그는 영원한 권력도 영화도 없다고 말한다. 화무십일홍이라 했다.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인생은 그리 길지 않다. 그는 짧은 인생을 기득권을 내려놓고 후배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인생의 마무리라고 강조했다.
당장의 눈에 보이는 것을 쫓지 말고 기득권과 욕심을 내려놓고 살아가야 한다는 조 언도 남겼다. "모든 욕망을 채울 수는 없다. 가지고 있는 것을 지키며 사는 것도 성공한 인생이다. 협회에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인생이다. 더 이상의 욕심을 부리지 말 고 내려놓는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한다.
보직을 주지 않은 3명의 임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내가 보직을 주지 않은 것이 아니다. 회원을 위해 보직을 줘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회원을 위해 칼을 휘두르는 게 아니고 회원에게 칼질을 하기 때문에 칼자루를 압수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단지 회원을 위해 감시하고 회원들을 위해 일을 할 자세가 되어 있는 지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 정론직필이 언론의 사명
협회장이 언론의 역할을 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의 언론관은 특 정세력에 기웃거리지 않는 정론직필이 언론의 사명이라고 했다. 치과계 언론이 건전하게 여론형성이 돼야 치협도 올바르게 나아 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그동안 권력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있게 언론의 길을 잘 걸어온 기자에게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협회에 대해서는 늘 비판적인 시각에서 기사를 써야 협회가 건강해지고 32대 집행 부가 건강해 질수 있는 토양이 된다.”며 저널리즘의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지금도 일부 신문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표현을 애매하게 사용하면서 색깔을 내는 기사들도 있습니다. 아직도 갈길이 멀 었구나 생각듭니다”
# 나는 협회장으로서 나의 길을 가는 것
박 회장은 “당장에 완벽하게 좋아지지는 않는다. 이제 시작의 단계이기 때문에 언론 도 점점 더 좋아질 것이다. 세미나비즈도 역 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협회장의 자리는 결단을 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모든 회원을 만족시킬 수 는 없습니다. 나의 결단으로 상처를 받을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협회장으로서 나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이제는 좀 더 잘 살펴 또 다른 100일을 준비할 것입니다.”
회원이 없으면 협회도 없다며 협회와 노선을 반대하는 세력을 협회 편으로 만드는 것이 협회장으로서의 능력이라고 했다.
“갈등을 봉합하고 협회의 회무철학이나 공약이나 역량으로 평가되는 협회가 되고 이에 대한 비판이 이루어져야 그래야 회무동력이 살아 난다. 화합할 부분은 화합하고 비판할 부분은 겸허히 수용하겠다. 이것이 좋은 리더의 모습이자 회원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 세상은 늘 빠르게 변화하고 있 다. 이 흐름에 순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마련”이라고 했다.
# 골프광의 설레임과 맞바꾼 협회장의 자리
30년 치과의사로서의 삶은 일주일에 세 번의 골프를 즐기는 골프광이었다. 골프 시작전 얼굴에 선크림을 바르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회고했다. 그것은 바로 설레임이었다. 설레임이 없는 것이 협회장 자리며 설레임과 협회장의 자리를 맞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박태근 회장은 ‘설레임’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품고 또다른 100일의 역사를 기 록하게 될 것이다. 그 길에는 반드시 회원의 똑똑한 관심이 필요하다.
제32대 집행부가 기대되는 이유는 순수하고 열정어린 회장과 임원이 있기 때문이 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당선된 박태근 협회장으로 인해 우리는 가장 큰 희망을 품게 됐다. 그의 행보에는 '희망'이라는 단어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은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