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의 치과 천연물(64)

아이슬란드 이끼(Iceland moss)

2021-11-26     김영진 박사

 

아이슬란드 이끼(학명; Cetraria islandica)

‘아이슬란드 이끼(Iceland Moss)’의 학명은 ‘Cetraria islandica’이며 자낭지의강(子囊地衣綱) 매화나무이끼목(目)의 지의류(地衣類)로 분류된다. 일명 ‘Cetraria Icelandic’이라는 이름은 로마 군대의 둥근 가죽 방패를 뜻하는 라틴어 ‘Cetra’라는 단어로부터 유래되었다.

아이슬란드이끼, 즉 ‘Cetraria’는 다른 이끼류와 마찬가지로 공생의 산물이다. 아이슬란드이끼는 완전히 반대되는 특성을 가진 두 유기물의 결합체이다.

그 두 가지 유기물 중 첫째는 광합성 과정을 이용하는 녹색조류(綠色藻類)의 엽상체(葉狀體)라는 합성 유기물과 둘째는 이러한 유기물을 먹고 미네랄과 소금이 녹아있는 물을 정화하여 조류에 공급하는 실과 같은 곰팡이류로써 이 두 가지가 서로 얽혀 생존하는 형태다. 혹한과 눈보라 등 극한 환경을 딛고 번식하며 살아가는 아이슬란드 이끼는 영양성분이 풍부하고 특히 정화능력이 뛰어난 식물군으로 꼽힌다. 

또한 대기나 수질의 오염이 없는 청정한 지역에서만 생장하므로 해당지역의 수질이나 공기청정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1차적 지표로 활용된다. 아이슬란드이끼는 바위와 풀이 많은 지역, 이탄 습지, 고산 숲, 산림, 때로는 오래된 그루터기의 껍질에서도 서식한다. 주로 북반구의 북쪽인 중부 유럽, 시베리아의 툰드라 숲지대, 우크라이나, 트란실바니아알프스 지역에서 발견된다. 아이슬란드이끼 조각은 바람에 의해 날아가거나 사슴과 같은 동물에 의해 툰드라를 가로 질러 이동하면서 작은 조각이 아주 넓은 지역에 걸쳐 새로운 개체의 형태로 자라난다.

아이슬란드이끼는 극지에 서식하는 산양(山羊)이나 순록(馴鹿)의 중요한 먹이로써 초보적인 엽상체(thallus)를 형성하는 포자에 의해 번식한다. 아이슬란드 이끼는 어떤 곳에서는 수십 센티미터 두께로 자라나 위에 누우면 엄청나게 포근한 기분을 느낄 수 있지만 아주 연약해서 쉽게 손상될 수 있으며 한번 손상된 후 다시 원상으로 회복되려면 수십 년이 걸리므로 아이슬란드 주민들이 정성들여 보호하는 식물이다. 

고대 사람들은 꿀과 함께 두꺼운 젤리형태로 아이슬란드 이끼를 먹었으며 양젖과 이끼를 함께 넣고 끓인 수프 형태로 굶주림을 견뎌냈다. 이러한 이끼음식은 소화가 잘 되었을 뿐만 아니라 혈액을 맑게 하고 온갖 염증반응을 방지해 주민들의 건강을 잘 유지시켜 주었다.

주민들은 아이슬란드이끼를 온습포제로 사용하여 상처를 치료했는데 동상이나 찢기고 멍든 상처에도 신속한 치유효과를 나타냈다. 또한 점액물질이 함유되어 외피효과를 보유하므로 에스키모 아이들에게 기저귀 대용으로 활용되었다. 아이슬란드이끼를 말리면 희미한 특유의 냄새와 함께 약간의 쓴맛이 난다.

아이슬란드이끼는 여름과 건조한 가을에 수확하는데 갓 수확한 이끼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종이나 천에 얇은 층(3-5cm)으로 깔아 그늘에서 건조한다. 
1918년의 모스크바 식량위기 때에 많은 양의 아이슬란드이끼가 빵의 재료로 소비되면서 러시아인들을 가혹한 기아로부터 구해냈다. 당시의 조리법은 이끼를 소다수에 절였다가 말려서 가루로 만든 다음 밀가루와 1 : 1로 섞어 빵으로 굽는 방식이었다. 의학 분야에서 이끼류의 사용기록은 BC 2000년의 이집트에서부터 시작되지만 아이슬란드이끼는 17세기경부터 폐결핵에 대한 전통적인 치료법으로 사용되는 등 의료용으로 알려져 왔다. 

핀란드에서는 천식, 기침 및 비염 치료제로 사용되는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는 아이슬란드이끼가 감기증상 개선목적 외에도 일반적인 식욕촉진제와 강장제로도 널리 사용되었다. 수백 년 전부터 시작되었던 아이슬란드이끼에 대한 성분분석은 극동북부에서 수년 동안 연구에 몰두했던 러시아 의사 ‘Granatik’에 의해 완결되었다.

그의 분석결과 리케닌(lichenin)과 이소리케닌(isolichenin)등 탄수화물 종류가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약리적 효과를 보유하는 성분으로 Fumarprotocentra, Protolichestericusnic, Usnic acid, 왁스, 지방, 트리테르펜(triterpene~Fridelin) 등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Fumarprotocentra와 Protolichestericusnic acid는 연쇄상구균이나 포도상구균을 비롯한 미생물들에 대한 항균작용과 강장제(强壯劑)의 특성을 나타내는 약간 쓴 맛을 지닌 산이다. 

그 외에도 Lichsternovaya, Ascorbic acid, Folic acid, Gums, Mineral salts(1-2%) 및 비타민B group등을 함유한다. 일본에서는 아이슬란드 이끼로부터 방선균증 치료용 항생제가 개발되었으며 소련에서는 1956년에 상처, 화상 및 균열치료에 사용되는 지의류추출 항균물질인 SODIUM-USNINAT로 지정되었다. 이와 같은 항균효과와 함께 아이슬란드이끼는 사이토카인 분비의 변화(IL-12, IL-10)를 유발함으로써 항염증 효과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발매되고 있는 아이슬란드 이끼 관련약제로는 기관지천식이나 기침증상 완화제인 독일 ‘엥겔 하르트’사의‘Isla-Mint Pastillen‘이 있는데 1정 중 아이슬란드이끼 수성추출물 160mg을 함유하는 알약형태의 제품이다. 그 외에도 독일의 ’Muller Pharma‘사에서 급, 만성 기관지염이나 독감 또는 상부 호흡기 감염증 치료를 위한 100ml 용량의 시럽제로도 발매되는데 이 시럽 5ml에는 아이슬란드이끼 성분이 0.390g 함유되어 있다. 

이러한 효과를 나타내는 아이슬란드 이끼의 약리작용을 정리하면 1) 항균작용, 2) 항염증작용, 3) 식욕증진효과, 4) 면역력 강화, 5) 토닉 및 수렴효과, 6) 진정효과 등으로 요약된다. 그 외에도 아이슬란드이끼는 글리세린이나 비누, 콜드크림의 원료로도 사용되고 있으며 북극 근처에서는 순록이나 산양 등 가축의 사료로도 이용한다.

아이슬란드이끼는 북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피로회복과 강장효과를 위해 음료나 차의 형태로 복용한다.

차로 마실 때는 말린 아이슬란드이끼를 끓는 물에 한 동안 담근 후 우려내서 물만 마시는 형태이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알코올음료의 맛을 내기 위해 이끼와 섞어서 술을 빚기도 하고 간식을 만드는 재료로도 활용된다. 

‘박한옥’, ‘황동현’은 ‘아이슬란드이끼 천연복합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항산화효과 및 피부자극완화 조성물에 관한 연구’에서 항산화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실시하였다. 
이들은 실험실 조건에서 다른 항산화제, 즉 BHT를 비교샘플로 하는 NBT법을 이용하여 항산화활성을 측정하였다. 아이슬란드 이끼의 복합추출물은 성분 각각을 용매로 추출한 후 항산화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 크산틴과 크산틴 옥시다제에 의해 생성되는 활성산소를 NBT법에 의해 측정하고 피검물질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과, 즉 활성산소 소거효과를 평가하였다.

크산틴과 크산틴 옥시다제에 의해 생성된 활성산소를 니트로블루테트라졸리움(Nitro Blue Tetrazolium;NBT)과 반응시켜 이것에 의해 생성되는 청색을 파장 560nm에서 측정하는 것으로 활성산소 소거율을 검사하였다.

방법은 바이알(5ml vial)에 0.05M Na2CO3 2.4ml, 3mM 크산틴용액 0.1ml, 3mM EDTA용액0.1ml, BSA용액 0.1ml 및 0.72mM NBT용액 0.1ml를 가하고 여기에 DMSO(dimethyl sulfoxide)에 0.1(wt/v)% 농도로 제조한 시료용액 0.1ml을 첨가하여 25℃에서 10분간 방치한 후 크산틴 옥시다제용액 0.1ml을 가하여 빨리 교반하고 25℃에서 20분간의 배양을 개시한다. 그리고 6Mm CuCl2용액 0.1ml을 가하여 반응을 정지시키고 560nm에서의 흡광도 St를 측정한다.

비교용은 시료용액 대신에 증류수를 사용한 것을 상기와 똑같이 조작해 흡광도 Bt를 측정한다. RAW264.7 세포를 10% FBS가 첨가된 DMEM 배지를 이용하여 5cell/well로 조절한 후 12well plate에 접종하고 18시간 동안 배양한 뒤 12시간 동안 기아상태를 유지시켜 LPS 10ng/mL로 시료처리하고 24시간 동안 재 배양한다.

그 후 세포에서 RNA를 추출, Reverse transcription polymerase chain reaction(RT-PCR)을 통해 TNF-α의 발현 율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 아이슬란드이끼 천연복합추출물은 대조군에 비하여 우수한 TNF-α 억제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연구결과를 보고했다.

이러한 항염증작용에 의해 정제나 분말형태의 아이슬란드 이끼(cetraria thallus)를 구내염이나 설염, 치주염 등에 적용하면 유의할만한 개선효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북유럽에서는 오랫동안 구강용 민간요법으로 사용되어 왔고 현대에도 치약이나 구강용제의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Iceland moss 함유 ‘CAPITANO’치약(초록색)

 

김영진 박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치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