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mimic)과 창조
콘텐츠산업은 해마다 성장을 거듭해 2014년에는 매출액 95조 원, 수출액 55억 달러에 달했다. 이러한 컨텐츠 산업의 대부분은 문화와 예술에 관련된 일들이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컨텐츠 부분의 전망은 어마어마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라는 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 ‘시학’에 나오는말이다. 그래서 창조와 모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창조라는 단어를 들으면 예술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미술학원을 다니면 아그리파의 석고상을 보면서 데생을 한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도 꾸준하게 연습도구로 사용되는 예술작품이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화가의 작품을 모사하면서 자신의 그림실력을 키워나간다.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체르니나 쇼팽의 유명한 음악들을 피아노로 따라 치면서 자신만의 기술을 연마한다.
비단 예술뿐만이 아니라 과학도 모방에서 시작되는 것들이 많다. 기술의 발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바퀴’의 발명이다.
누군가 바퀴를 발명했고 그걸 모방한 사람들이 자전거를 만들었고 마차를 만들었고 자동차를 만들었다. 이처럼 ‘창조’는 ‘모방’의 토대 위에서 탄생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문화나 예술작품 그리고 노래의 대부분에서 모방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때문에 표절시비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경주의 유적지를 돌며 추억의 수학여행을 기념하는 연예인들의 추억만들기 코너를 시청했다. 경주라는 곳은 멀리 휴가를 가지 못할때, 혹은 갑자기 어디론가 여행가고 싶을 때 역사적 숨결과 문화적 유적지가 그득한 곳이 경주라는 곳이었다.
경주 박물관을 비롯하여 남산의 유적지 등을 돌아보는 그 기분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현대호텔 부근의 호수를 거닐며 잠깐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던 곳이 바로 경주였다.
텔레비전화면에서 비춰지는 경주의 모습들은 예전의 정취라기 보다는 너무 이상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커플자전거의 모습도 잠깐 비췄는데 경주라는 특성을 살렸다기 보다 이상한 문화의 조합같은 느낌이 들었다.
경주만의 특색을 살린 게 아니라 그냥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자전거의 등장 등. 우리 문화만의 특색을 살리기 보다는 그저 모방(micmic)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모방은 제2의 창조라고 했지만, 단순히 모방은 따라하기에불과하다. 문화는 모방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많이 아쉬웠다. 경주라는 지역의 특색과 문화유적지의 특성을 살리고 부각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지 못함이 아쉽다. 그래서 지금 우리의 문화는 어쩌면 단순히 모방의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우리 미학계나 문화계나 학예연구원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했기에 우리의 문화에 대한 좀 더 체계적인 보호 장치가 필요할 것 같다.
가장 경주다운 모습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가장 경주다운 모습이 재현되기를 바란다. 이는 비단 경주만의 모습이 아니다. 치과계 원로 선생님들의 조언은 생각보다 가장 단순했다.
가장 치과의사다움이 무엇이며 그 기본을 지키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라는 조언을 남긴다.
첫발을 내딛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세상의 상식은 그 벽이 너무 두터워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면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다.
치과의 인태리어나 치과의 분위기도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난 갤러리 같은 치과도 있다. 카페같은 치과도 있다. 그러한 컨셉을 추구하는 원장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남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가장 자기 치과다운 모습을 만들어 가는 용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제 세상이 변하고 있다. 세상은 변하고 기계도 변하고 있는 데 오직 우리의 뇌는 변화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사고의 틀을 깨는 사람들이 이 세상을 변하시키는 것은 분명하다. 사고의 틀을 깨는, 상식을 초월하는 사람들이 많은 치과계를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