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의 치과천연물(72)

황련(黃連. 영어명; Coptis Salisb)

2022-01-20     김영진 박사
황련(학명; Coptis chinesis Franch)

옛날 중국의 사천(四川)지방에서 한의원(漢醫院)을 운영하는 연(連)씨 성을 가진 어떤 명의가 많은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며 살고 있었다. 그 명의의 집에는 약초를 키우는 농원이 따로 있었는데 한 고아를 입양하여 황후생(黃后生)이라 이름 짓고 그 농원을 관리하며 살아가게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의원의 딸인 연매(連妹)가 나들이를 나갔다가 습지가 많은 곳에서 어떤 풀을 보았는데 그 꽃이 너무 예뻐서 몇 포기 가져와 농원에 심어 가꾸기를 원했다. 황후생은 의원의 딸이 가져다 준 이름 없는 풀을 정성껏 심고 돌보았더니 다음해 봄이 되자 아름다운 하얀 꽃이 만발하는 것이었다.

평소 약초에 관심이 많았던 황후생은 그 풀뿌리도 씹어 보았는데 맛이 너무 써서 곧바로 뱉어버리고 말았다. 그해 겨울에 연매가 병에 걸렸는데 입이 마르고 열이 나면서 구토와 설사가 심했다. 마침 의원은 외지로 여행 중이어서 황후생은 혼자 안절부절 하다가 쓴 약이 몸에 좋다는 이야기가 생각나 연매에게 그 풀뿌리를 달여 먹였다. 

그리고 며칠 만에 연매의 병이 씻은 듯이 낫게 되었다. 의원이 외지에서 돌아온 후 지난 이야기를 듣고 나서 말하기를, ‘그 약초는 줄기와 뿌리를 자르면 색이 노란색이며 약성이 차고 쓴맛이 나는데 먹은 후 약기(藥氣)가 비장(脾臟)으로 들어가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어서 위(胃)와 장(腸)의 열병을 치료한 것이다.’라고 설명하며 황후생(黃后生)과 연매(連妹)의 이름 앞 자를 따서 '황련(黃蓮)'이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현재까지도 중국 사천(四川)지방이 세계적인 황련의 주산지(主産地)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황련은 황련속(黃連屬) 황련아과(黃連亞科)인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 상록(常祿) 쌍떡잎식물이다. 중국이 원산지이며 생약용으로 한국, 일본, 중국 등지 고산지대의 나무그늘에서 집단적으로 재배하기도 한다. 아쉽게도 황련의 기원 종(種) 중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것은 없다.

황련(C. japonica)은 일본에서, 중국황련(C. chinensis)은 중국에서 자생하는 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에 황련과 비슷한 자생종인 깽깽이 풀(Jeffersonia dubia)을 황련으로 대체하여 쓰기도 했으나 이는 잘못된 활용이다. 황련은 3~4월에 본줄기에서 약 10cm 정도로 뻗어 나온 꽃줄기에 아름다운 흰색 꽃이 두세 송이씩 핀다. 꽃에는 양성화와 수꽃이 있다. 

황련이라는 이름은 줄기와 땅속줄기의 단면이 짙은 황색인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뿌리를 약재와 염료로 사용하며 이와 비슷한 식물인 황벽(黃蘗; 운향과의 넓은 잎 큰키나무 낙엽활엽교목, 일명 황백)에는 없는 다양한 약효성분을 함유하기 때문에 황벽보다 귀한 약재이다.

『규합총서(閨閤叢書)』(1809)에서는 황련으로 물들인 천은 오간색(五間色)중 유황색(駵黃色)으로 물들여지는 ‘가징 훌륭한 염료’라며 염료로써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즉 황색으로 염색하고자 할 경우 “황련이 으뜸이나 귀하여 많이 들이기 어려우니 황벽(黃檗)으로 물들이고 진한 색을 원하면 황벽으로 염색한 후 심황(深黃)을 상염하면 좋은 빛이 난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황련 추출액은 비단이나 양모와 같은 동물성섬유에 염착이 잘된다. 식물성 섬유일 경우에는 매염제로 탄산칼슘이나 잿물 또는 명반을 같이 사용하여 염색한다. 

황련의 약용부위는 주로 뿌리줄기로서 4.2% 이상의 베르베린(berberine)을 함유하고 있는데 황련의 생리활성 성분으로 분리된 화합물들은 berberine 외에도 jateorrhizine, worenine, coptisine, palmatine, 그리고 magnoflorine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중 lignan계 화합물인 neolignan인 woorenoside가 항염증작용(Cho et al., 2000)을 나타내며, pinoresinol, woorenoside V 및 lariciresinol glycoside는 tumor necrosis factor 활성억제작용(Cho et al., 1998)을 보유한다는 것도 밝혀졌다.

황련의 대표적 생리활성 성분인 berberine의 항균활성에 대한 특성(Lee et al., 2003)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베르베린은 이와 같은 항균작용 외에도 항염증, 지혈, 혈압강하 효과와 힘께 중추신경억제, 이뇨작용에 의한 신장염치료 효과 및 기관지 평활근 확장 등의 약효를 보인다고 보고되어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에 의하면 황련 추출물이 항 말라리아작용(Park et al., 2003), human intestinal bacteria 성장억제작용(Chae et al, 1999), catecholamine biosynthesis 억제작용(Lee and Kim, 1996), SNU-688 세포의 apoptosis 활성화(Park et al., 2005), tumor cell line에 대한 cytotoxic activity(Min et al., 2006) 및 항산화작용(Kim et al., 2000)등의 다양한 생리활성이 보고되었다.

충치는 구강 내 세균 중 특히 Streptococcus mutans가 주요 원인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 진성’의 ‘Streptococcus mutans ATCC 25175에 대한 황련의 항균활성’연구결과에 의하면 황련의 에탄올 추출물을 0ug, 100ug, 200ug, 300ug등 농도에 따른 S. mutans ATCC 25175 항균활성을 측정한 결과 황련 추출물의 농도가 증가 할수록 비례해서 성장억제영역 범위는 점점 넓어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특히 황련 추출물 200ug만 첨가하여도 성장억제영역 범위가 크게 증가하므로 충치원인균 항균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전북대학교 산학협력단 ‘소윤조’, ‘조형권’ 등의 ‘황련 추출물을 포함하는 치주질환용 조성물’연구는 치주염 원인균 Actinobacillus actinomycetem comitans와 Prevotella intermedia에 대한 황련추출물의 항균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시행되었다. 본 연구의 구체적인 목표는, 

첫째- 항균효과가 있는 천연식물추출물을 찾기 위해 에탄올 추출물을 이용하여 각 시료 추출물의 치주염 원인균에 대한 생육저지활성을 측정했다. 둘째- 항균효과가 있는 천연식물추출물을 선별하여, 유기용매 추출물을 이용하여 생육저지활성을 측정했다. 셋째- 치주염 원인균에 대한 천연식물추출물 시료들의 최소생육저해농도(Minimum Inhibition Concentration, MIC)를 측정했다.

이와 같이 항균력 있는 천연식물추출물을 선별하기 위해 모두 34종의 에탄올추출물이 나타내는 치주염 원인균에 대한 생육저지환(Clear zone, ㎜)을 분석한 결과 황련이 21.75㎜(±1.71)로 가장 컸다. 즉  황련이 A. actinomycetem comitans에 대해 모든 유기용매분획 중에서 가장 우수한 생육저지활성을 나타냈던 것이다.

황련은 A. actinomycetem comitans의 모든 유기용매 분획결과에서 항균효과가 우수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butanol과 Water분획에서는 20㎜이상의 항균효과를 보여 극성도가 높은 용매에서 추출되는 성분이 우수한 항균효과를 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P. intermedia에서도 극성도가 높은 Water 분획에서 항균효과가 나타났다.

에탄올 추출물에서 우수한 항균효과를 보인 황련뿌리 주성분인 베르베린(berberine)과 치주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항생제인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30㎍/㎖) 및 가글 액의 성분인 벤제토늄클로라이드(benzethonium chloride)를 이용하여 항균효과를 나타내는 정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황련추출물이 더욱 우수한 항균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황련은 에탄올 추출물과 유기용매 분획물에서 A. actinomycetem comitans와 P. intermedia에 높은 항균활성을 보였지만 베르베린 성분은 항균효과에 편차가 심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황련추출물의 다른 성분으로부터 유래되는 항균효과도 추가적으로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연구결과, 치주염 원인균이 분비하는 단백분해효소가 치주질환을 악화시키는데 황련추출물중의 다양한 성분이 이러한 효소의 활성저해 효과도 나타내므로 ‘치주질환 치료제’로 유용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했다. 

황련의 용도로는 우선적으로 고미(苦味) 건위약(健胃藥)으로서 위염, 위통에 사용하며 항균작용과 소염효과가 커서 각종 염증성 질환뿐만 아니라 화상에도 매우 유효하다. 화상에 좋은 효력을 보이는 것은 소염작용으로 열을 내리면서 살균작용에 의해 상처치유가 빠르기 때문이다. 차로 만들어 복용하면 치주염, 구내염, 설염(舌炎), 구각염(口角炎)등 구강질환에도 치유율이 높다.

차로 달여 마시는 경우 1회 용량은 2∼4g이며, 금기로는 위장기능 허약자로 소화장애, 저혈압, 심한 설사가 있는 경우 등에는 과용을 피해야 한다.
 

황련추출물 함유 치주질환용제 ‘덴치로 캡슐’(정우약품)

 

김영진 박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치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