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국 원장] 바쁜 일상속 오아시스를 느끼며(6)
브랜드가 되어 간다는것 ..마케터 강민호의 브랜드 에세이
저가 전략은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다. 할인에 끌려오는 고객은 충성심과 거리가 멀다. 그들을 잡기 위해서는 가격을 더 낮추는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일하는 직원도 점점 말을 듣지 않기 시작하고, 인건비는 계속 올라간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 세스 고딘 (Seth Godin)
브랜드 분야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인 장 노엘 캐퍼러(Jean Noel Kapferer)는 “브랜드는 상품이 아니다. 브랜드는 상품의 본질(essence)이고, 의미(meaning)이고, 지향점(direction)이며, 브랜드는 상품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정의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데이비드 아커(David A. Aaker), 케빈 레인 켈러(Kevin Lane Keller)와 함께 브랜드 분야 3대 석학(이른바 ‘브랜드 빅 3’)으로 꼽힌다.
청바지와 연관해서 각 시대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1980년대의 조다쉬(JORDACHE)와 써지오 바란 테(Sergio Valante), 1990년대의 리바이스(Levi's)와 게스(GUESS)를 떠올려본다면 브랜드라는 개념이 조금 더 피부에 와닿을지도 모르겠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 현시점에서 국내외 브랜드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주목하는 브랜드는 구글, 페이스북(메타), 애플, 테슬라, 나이키, 스타벅스 등이다. 이들에게는 있지만 동종업계의 경쟁자들에게는 없는 강점이자 장점들은 다음과 같다. 유용성, 희소성, 독특성, 생명력과 생동감, 진화, 관계와 소통, 가치 있는 경험 제공, 퍼스낼리티(personality), 차별화, 낮은 모방 가능성이 바로 그것들이다.
테슬라의 전기차, 애플의 아이폰, 나이키의 운동화에 비해 소비자 가격이 낮기 때문에 손쉽게 보다 광범위한 충성 고객군을 확보하고 있는 스타벅스를 살펴보자.
최상급 원두, 쾌적한 인테리어,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신조어)을 위한 무료 와이파이와 충분한 콘센트 수, 별 적립 서비스, 비 오는 날 방문 시 동일한 음료를 한 잔 더 제공해주는 소소한 쿠폰(rainy day coupon), 시간과 노력을 절약해주는 사이렌 오더, 선불식 충전카드 자동충전 시 무료 음료 제공 등 끊임없는 고객 감동 전략들을 통해 스타벅스는 이름 자체로 커피의 대명사가 되었다.
일정 수의 음료를 마시면 선물을 제공하는 프리퀀시 이벤트는 경품을 받기 위해 커피를 마시는 본말전도(本末顚倒), 주객전도(主客顚倒) 현상을 초래한 지 오래다. 실제로 일부 경품들은 중고시장에서 10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했다. 2020년 여름 서울의 한 스타벅스 점포에서는 어떤 고객이 커피를 한꺼번에 300잔을 주문하고 커피는 그대로 둔 채 사은품만 받아 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정 브랜드를 신뢰하고 지지하는 고객들의 높은 충성도(loyalty)는 해당 기업의 매출과 직결된다. 재구매 또는 추가 구매를 위한 의사결정 과정이 빛의 속도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전화기가 노후화되면 그 즉시 최신 시리즈의 아이폰을 구매하고, 운동화가 낡으면 바로 나이키 닷컴에서 결제하는 충성고객들에게 고민의 순간은 그야말로 찰나에 불과하다.
개원의라면 누구나 지역민들에게 본인의 병의원이 치과의 대명사로 인식되기를 갈망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단지 묵묵히 지식과 술기를 연마하면서 진료에 매진하기만 해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본인의 병의원을 신뢰받는 치과 브랜드의 반열에 올리기를 희망하는 치의들에게 다음의 노력들을 경주해야 한다.
첫째, 병의원의 브랜드 가치체계를 정립하고 브랜드 전략을 세워라.
둘째, 고객들의 마인드셋(mindset)을 지배하라.
셋째, 병의원 브랜드 자산의 변화를 진단, 평가하라.
전략적으로 브랜드를 관리하고 창조하는 전 과정을 브랜딩(branding)이라고 한다. 이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 오죽하면 마티 뉴마이어(Marty Neumeier)가 저서 ≪브랜드 갭(Brand Gap)≫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언급하지만 극히 소수의 사람들만이 이해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소수만 그 관리방법을 알고 있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브랜딩을 설명했을까?
학창 시절 마주했던 고난도의 수학 올림피아드 문제처럼 브랜드와 브랜딩은 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치의들에게 어렵지만 반드시 극복해야만 하는 과제로 던져졌다. 본 과제를 해결하는 여정의 출발지점에서 이 책이 훌륭한 이정표 역할을 하리라 확신한다.
당신의 브랜드는 무엇인가? What is your brand?
최고의 브랜드는 고객의 물질적이고 감성적인 욕구를 모두 충족시켜주는 비결을 알고 있고, 상품을 뛰어넘어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감정들을 끄집어낸다. - 스콧 베드 버리 (Scott Bedbury)
포항죽파치과 원장
슬기로운 개원 생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