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파치과 김병국 원장의 추천도서(16)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성공적인 개원생활, 소위 ‘대박’을 위해서 입지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입소문이라는 이야기는 대한민국 치의라면 지겹도록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입소문은 대체 어떤 원리로 생겨서 어떤 경로를 통해 퍼지나요?” 또는 “입소문이 잘 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주는 선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각자의 철학을 공유하는 일부 소수자들(minority)이 있기는 하다. 그들은 “인사 잘하고 진료 깔끔하게 하라”, “맘카페를 공략하라”, “그 지역에서 가장 큰 교회에 다녀라”, “마케팅 업체에 의뢰하라” 등 자신만의 견해를 피력한다. “운동을 잘하기 위해서는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져야한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예습‧복습을 철저히 해야 한다”, “명문대 진학을 위해서는 영어‧수학을 잡아야한다”는 조언들만큼이나 지극히 원론(原論)적이고 진부한 말들이 대부분이다. 크게 유용하지도, 심금을 울리지도 못한다.
입소문의 생성 원리, 전파 경로, 핵심 요소들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는 치의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 있다.
지금 소개하는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이 바로 그 책이다. 저자인 조나 버거(Jonah Berger)는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스쿨 마케팅학 교수로 2011년 와튼스쿨 ‘MBA 교직 헌신 및 교육과정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열린 교수 경합 아이언 프로프 컴퍼티션(Iron Prof Competition)에서 우승했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미국소비자심리학회와 소비자연구협회에서 각각 젊은 연구자상(우리나라로 치면 ‘신인학술상’)을 받았다.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은 전 세계에 걸쳐 100만 부 이상 판매된 세계적 베스트셀러이며 그 인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 책의 성공 이후에도 저자는 2017년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 대중은 왜 그런 선택을 했는가≫, 2020년에 ≪캐털리스트(Catalyst):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을 연달아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리는데 성공한다.
그는 행동 변화, 사회적 영향력, 입소문 효과에 있어서, 그리고 제품, 아이디어가 주목받고 성공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세계적인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나이키, 메타(페이스북) 등을 비롯한 수많은 세계적 기업 및 단체와 신제품 출시, 조직 문화 개선 등을 주제로 협업(collaboration) 중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바야흐로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의 전성시대다. 바이러스(virus)를 어원으로 하는 용어 바이럴(viral)은 마케팅 분야에서는 ‘사람들 사이에서 빠르게 전파되는’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옛날부터 존재했던 이른바 입소문 마케팅의 또 다른 표현이 바이럴 마케팅인 것이다.
바이럴 마케팅은 소셜미디어의 폭발적인 성장 및 대중화와 맞물리며 엄청난 경제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제주도의 돈까스 맛집 <연돈>은 여전히 문전성시(門前成市) 중이다. 제주도에 상주하는 제주도민 조차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조나 버거는 그가 제시하는 6가지 바이럴 마케팅 법칙을 염두에 두고 확실하게 활용한다면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 법칙들은 다음과 같다.
바이럴 마케팅 6가지 핵심 법칙 STEPPS
1. 소셜 화폐(Social Currency)의 법칙: 사람들은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이야기를 공유한다.
2. 계기(Triggers)의 법칙: 사람들은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것을 공유한다.
3. 감성(Emotion)의 법칙: 사람들은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 주제를 공유한다.
4. 대중성(Public)의 법칙: 사람들은 눈에 잘 띄는 것을 모방하고 공유한다.
5. 실용적 가치(Practical Value)의 법칙: 사람들은 타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유용한 정보를 공유한다.
6. 이야기성(Stories)의 법칙: 사람들은 흡입력 강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공유한다.
조나 버거가 제시한 6가지 핵심 법칙을 활용 시 반드시 기억해야 할 두 가지 사실이 있다.
첫째, 6가지 원칙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활용하더라도 사회적 영향력을 장악해 입소문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책에 언급된 인기 동영상 또는 콘텐츠의 예만 보더라도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누구나 이 법칙(STEPPS)을 활용할 수 있다. 막대한 예산, 광고 또는 홍보 전문가, 특출난 창의력도 필요 없다. 유명 인플루언서(influencer)가 아니더라도 STEPPS를 활용해 전략적으로 입소문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겉을 보고 속을 판단하지 말라)."라는 유명한 영어속담이 있다. 이 책을 고를 때만큼은 이 속담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표지도 내용도 모두 훌륭하니까.
김병국원장
포항죽파치과원장
슬기로운 개원생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