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그린 ] 인간 본성의 법칙(29)
인간의 내면을 해독하는 단 하나의 열쇠
우월성 편향
‘나는 달라. 나는 남보다 더 이성적이고 윤리적이야.’
다른 사람에게 대놓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거만하게 들리기때문이다. 그러나 수많은 설문조사및 연구결과에서 자신을 남과 비교해보라고 하면 사람들은 이와 비슷한 표현을 한다. 이것은 마치 시각적 착시효과와 비슷하다.
우리는 자신의 잘못이나 비이성적 경향은 보지 못하고 남들의 것만 눈에 보이는 듯하다. 그래서 예컨대 상대편 정당 사람들이 내놓은 의견은 이성적 원칙에 근거한 게 아니고 우리편 의견은 이성적인 주장이라고 믿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윤리적 측면을 보더라도 내가 일을 하면서 기만이나 조작을 사용했다거나 영악하고 전략적인 방법으로 승진했다고 인정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내가 가진 모든 것은 타고난 재능과 근면성실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다 른 사람의 경우는 마키아벨리가 이야기한 것 같은 온갖 술수를 동원했을 거라고 쉽사리 단정한다. 그러니 결과가 어찌 되었든 내가 한 모든 일이 정당화된다.
우리는 내가 이성적이고, 점잖고, 윤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런것들이 우리문화에서 크게 장려하는 자질이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그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가는 큰 반감을 살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로 그런 사람이라면 정말로 이성적이고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면 세상에는 선행과 평화가 넘쳐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현실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아니 어쩌면 우리 모두가 그저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셈이다.
이성과 윤리는 자각과 노력을 통해 성취하는 것이지. 결코 타고 나는 것이 아니다. 이성과 윤리를 갖추기 위해서는 ‘성숙’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2단계: 심리적 방아쇠를 확인한다.
우리의 사고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는 약한 감정은 우리 자신의 충동에서 나온다. 예컨대 즐겁고 편안한 생각을 하고 싶은 욕구 같은 것이다. 그러나 정한 순간에 찾아와 폭발적으로 고조되는 강한 감정은 보통 외부의 무언가에 의해 촉발된다. 누가 심기를 건드렸다거나 특정한 상황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그렇다.
이때는 홍분의 정도가 더 높아서 주의력을 완전히 빼앗길 정도다. 해당 감정을 생각하면 할수록 감정은 더 격해지고 그러면 우리의 주의력은 다시 그 감정에 더 집중하게 된다. 모든 생각이 그 감정 속으로 빠져들고 무엇을 보든 분노하고 흥분하게 된다. 우리는 무의식적 반응상태가 된다. 격화된 감정이 주는 긴장감을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에 강한 감정은 결국 경솔한 행동과 참사로 막을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발작이 한창 진행 중일 때는 마치 무언가에 빙의된 사람처럼 두번째 뇌인 대뇌변연계에 우리 자신을 완전히 탈취당한 느낌마저 든다.
그러니 최선의 대응책은 나를 그렇게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 미리 알아두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이 그쪽으로 빠지지 않도록 하고 후회할 행동을 저지르지 않게 예방해야 한다. 더불어 타인의 강한 비이성에 관해서도 알아둔다면 타인과의 충돌을 피하거나 그들을 다시 현실로 데려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