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그린]인간본성의 법칙 (31)
인간의 내면을 해독하는 단 하나의 열쇠
이럴 때 가장 위험한 것은 당면한 현실을 잘못 읽어내고 과거의 무언가에 대한 반응을 내보임으로써 갈등이나 실망, 불신을 야기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상처를 더 깊게 만들 뿐이다.
어찌 보면 우리는 유아기의 경험을 현재에 되풀이하게끔 프로그램되어 있다. 그런 되풀이를 막을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다.
무언가 평소보다 통제하기 힘들고 원초적인 감정을 경험한다면 거기 바로 심리적 방아쇠가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눈물이 터지거나 깊은 우울에 빠지거나 과도한 희망을 품는 것등이 바로 그런 경우다. 이런 감정의 주술에 걸린 사람은 흔히 목소리 톤이나 보디랭귀지가 평소와 많이 다를 것이다. 마치 실제로 유아기를 다시 사는 것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런 발작이 이미 진행 중일 때는 최대한 한발짝 떨어져보려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그 감정의 출처(유아기의 상처)는 무엇이며 그 상처가 나를 어떤 패턴속에 가뒀는지 곰곰이 따져보아야 한다. 이렇게 나 자신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나의 여린 부분을 아는 것은 이성적인 사람이 되는 데 가장 중요한 단계다.
# 갑작스런 성공이나 실패
갑작스런 성공이나 승리도 때로는 아주 위험할 수 있다. 신경학적으로 봤을 때 뇌에서 분비된 화학물질들이 강력한 흥분이나 에너지를 일으키고 그게 다시 같은 경험을 반복하고 싶은 욕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온갖 종류의 중독이나 광적행동도 흔히 그런 식으로 시작된다. 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손쉽게 얻고 나면 정말로 지속될 진짜 성공은 각고의 노력을 통해서만 얻어진다는 기본적 진리조차 망각하기 쉽다.
우리는 갑작스런 성공에서 운이 얼마나 크게 작용했는지는 미처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또 그만큼의 돈이나 관심을 획득해 똑같은 황홀함을 느껴 보려고 같은 시도를 계속 반복한다.
우리는 과대망상적인 기분에 빠진다. 그리고 누군가 경고를 해주려 하면 반발심을 가진다. ‘저 사람이 몰라서 하는 이야기야. 우리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식의 성공은 지속될 수 없기에 우리는 틀림없이 추락을 경험하고 이 때의 추락은 더욱더 고통스럽기에 우울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런 일을 가장 많이 겪는 사람은 도박꾼들이지만 거품 경제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나 갑자기 대중의 이목을 한 몸에 받게 된 사람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뜻밖의 실패나 연속된 실패 역시 비이성적 반응을 야기한다. 우리는 지지리 복도 없는 팔자라며 언제까지나 이 불운이 지속될 거라 생각한다. 그러면 겁이 많아지고 우물쭈물하게 되어 더 많은 실수나 실패로 이어진다.
이런 경우를 스포츠에 서는 ‘초킹(choking)’이라고 한다. 이전의 실패나 실수가 마음을 짓눌러 얼어붙게 만드는 현상이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언제든 뜻밖의 성공이나 실패를 경험한다면 그 순간이야 말로 한발 물러나 균형을 잡아야 할 때다. 약간의 회의주의나 낙천주의가 필요하다. 갑작스레 성공이 찾아왔거나 큰 관심을 받게 됐다면 한층 더 경계하라. 그 성공이나 관심에는 단단한 기초가 결여되어 있고 치명적 중독성을 갖고 있다. 추락은 언제나 괴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