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 오아시스>(23)

컬러의 힘

2022-06-16     김병국 원장

캐런 할러(Karen Haller) 지음 | 안진이 옮김 | 2019년 12월 20일 출간 | 쪽수 284

ISBN 13 9791155812433  ISBN10 1155812433

 

브랜드란 판매자 혹은 판매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인지시키고 다른 경쟁자들의 그것과 차별화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특별한 이름이나 상징물(로고, 등록상표, 포장 디자인 등)을 의미한다.                 - 데이비드 아커(David A. Aaker)


현존하는 브랜드 이론의 창시자이자 세계적인 석학인 아커 교수의 정의처럼 브랜드는 상징(symbol)과 불가분(不可分)의 관계에 있다. 특히 브랜드 컬러의 상징적 의미와 각인 효과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빨강색은 코카콜라, 주황색은 에르메스와 오스템임플란트, 연두색은 덴티움, 초록색은 스타벅스, 밝은 파랑색은 트위터와 메가젠임플란트, 어두운 파랑색은 페이스북과 죽파치과를 연상시킨다. 컬러와 관련하여 가장 독보적인 지위를 자랑하는 브랜드는 티파니(Tiffany&Co.)이다.

터키옥색(Turquoise)을 티파니만의 브랜드 컬러로 소비자들의 뇌리에 각인시키며 ‘티파니 블루(Tiffany blue)’라는 별칭까지 탄생시켰다. 터키옥색이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소비자 들도 티파니 블루라고 하면 어떤 색인지 단박에 알아들을 정도이다.

기업은 물론이거니와 퍼스널 브랜딩(Personal Branding) 이라는 이름 아래 개인마저 브랜드와 브랜딩에 집중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개원 또는 치과의 브랜드 재활성화(brand revitalization)를 계획하고 있는 치의라면 로고, CI(corporate identity), HI(hospital identity)와 더불어 브랜드 컬러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오감(五感) 브랜딩 혹은 마케팅에 있어서 가장 큰 효과를 보이는 감각은 시각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색은 언어다’라는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색의 역사, 색의 이해, 색과 마음, 색과 성격에 관해 이야기한다.

현재 우리가 빛과 색에 관해 아는 사실과 이론은 대부분 아이작 뉴턴(Isaac Newton,1642~1727)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뉴턴은 색이 물체의 고유한 성질이 아니라 물체에 반사되는 빛의 성질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우리의 눈은 물체가 반사하는 색만 본다. 사과가 붉게 보이는 것은 사과가 흡수하지 않은 빨간 빛이 반사되어 우리 눈의 광수 용기(photoreceptor)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흰색 물체가 흰색으로 보이는 것은 해당 물체가 모든 색을 반사하기 때문이며 반대 로 검정색 물체는 모든 색을 흡수하기 때문에 검정색으로 보인다. 이런 연유에서 엄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 여름에 검정색 옷을 입고 외출하면 고생하기 일쑤인 것이다.

색과 성별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은 실제로 색을 다르게 인식한다. 

남성은 먼 곳에 있는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잘 보는 반면 여성은 가까운 데 있는 색의 미묘한 차이를 쉽게 구별한다고 한다. 특히나 색 스펙트럼의 가운데 위치한 노랑, 초록 등의 색들을 볼 때 남녀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여성은 노랑과 초록 계통의 다양한 색을 구별하지만 남성은 그 여러 색들을 동일한 색으로 인식한다. 

저자는 ‘응용색채심리학’을 기반으로 각 색이 불러일으키는 심리적 효과에 주목한다. 색의 문화적 의미가 의식적이면서 습관화된 것인 반면 색의 심리적 효과는 대체로 무의식의 영역에 존재한다.

색은 부지불식(不知不識) 간에 특정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심리학과 색채이론 분야에서 검증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든 색은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 측면에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며 특정 효과를 유발한다. 

즉, 모든 색에는 고유한 힘이 있다. 모든 색은 우리의 생각, 감정, 행동에 영향을 준다. 실제로 필자는 개원을 앞둔 시점에 치과의 브랜드 컬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 책의 도움을 받았다. 죽파치과의 메인 컬러인 어두운 파랑은 집중력을 높여주는 동시에 전문성을 강조하는 긍정적 효과를 가지고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토널 배색 조화(tonal color harmony)’라는 획기적인 개념을 통해 치의들이 각 개인과 치과에 어울리는 색을 찾기를 바라며 일독(一讀)을 권한다.

글_김병국

포항죽파치과원장

『슬기로운 개원생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