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그린] 인간의 내면을 해독하는 단 하나의 열쇠 (38)
이런 사람들은 종종 말이 질주하도록 놓아주기를 두려워한다. 말과 기수는 서로 협력해야 한다. 우리는 먼저 생각을 한 다음 행동해야 한다. 상황을 최대한 많이 생각해본 후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뭘 할지 이미 결정을 내렸다면 고삐를 늦추고 모험 정신을 갖고 대담하게 행동에 돌입해야 한다. 우리는 이 에너지의 노예가 되는 게 아니라 에너지의 방향을 정리해줘야 한다. 이성은 바로 그런 것이다.
실제로 그게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싶다면 회의적 태도(기수)와 호기심(말) 사이에 완벽한 균형을 한번 잡아보라. 그럴 때 우리는 나 자신이나 남들의 열정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취한다. 사람들의 설명이나 소위 ‘증거’도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동기가 뭐라고 이야기하건, 그들의 말이 아니라 행동의 결과를 살핀다. 하지만 이게 지나치면 과감한 생각에 대해 마음을 닫아버리게 될 것이다. 흥미진진한 상상이나 호기심 자체를 외면할 수도 있다.
모든 것에 흥미를 느끼던 어릴 적 자유분방한 생각을 놓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모든 생각과 신념을 직접 꼼꼼히 확인하고 검증해야 할 엄중한 필요성도 있다. 이 둘은 공존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천재는 그런 균형 감각을 보유하고 있다.
이성을 사랑하라
이성으로 가는 길이 고통스럽고 금욕적일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사실 이성이 가져다주는 힘은 굉장히 만족스럽고 즐겁다. 세상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가벼운 쾌락이 아니라 깊이 있는 만족과 기쁨을 준다.
당신도 살면서 이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다. 어느 프로젝트에 푹 빠져 있을 때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가고 이따금 새로운 것을 발견하거나 진척이 이뤄지면 가슴터질 듯한 흥분을 맛보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반가운 일은 그뿐만이 아니다. ‘감정적 자아’를 길들이고 나면 늘 차분하고 명료한 상태가 된다.
마음 상태가 이렇게 바뀌면 사소한 마찰이나 걱정거리로 고민하는 일도 적어진다. 더 효율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혼란과 소동도 줄어든다. 나 자신을 저 깊은 곳까지 정복했다는 어마어마한 만족을 느끼게 된다. 정신적으로 여유가 생겨 더 창의적인 사람이 된다.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늘어난다. 이런 것들을 모두 알고 나면 이성의 힘을 키우도록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기가 더 쉬울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도 페리클레스가 갔던 길을 따르는 셈이다. 페리클레스는 아테나 여신이 곧 이성이 갖고 있는 여러 실용적 힘들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다른 어떤 신보다 아테나를 사랑하고 숭배했다. 더 이상 우리가 아테나를 신으로 모시지는 않는다고 해도 지금 세상에서 이성을 전파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이 감사하며 그 힘을 최대한 내면화할 수는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