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 오아시스>(27)

필립 코틀러, 허마원 카타자야, 이완 세티아완 지음 |
2021년 5월 3일 출간 | 쪽수 356
ISBN 13 9791165215347  ISBN10 1165215349

마케팅의 목적은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들고, 공익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
                                                                              -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2020년 5월 17일 열린 소더비(Sotheby’s) 온라인 경매에서 미국프로농구(NBA)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이 경기 중에 실제로 착용했던 ‘나이키 에어 조던 1(Nike Air Jordan 1)’이 56만 달러(약 7억)에 팔리며 운동화 경매 역대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는 경매 전 예상치의 네 배에 가까운 가격이다. 높은 경매가 견인의 1등 공신은 OTT(Over The Top, 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과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이 용어에서 top은 TV 셋톱 박스를 뜻한다.-필자 주)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와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이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 덕분이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시카고 불스(Chicago Bulls)가 합작한 마지막 우승(1998시즌)의 여정을 집중 조명한 이 다큐는 넷플릭스에서 1회당 평균 1,300만 명 이상의 시청자들의 이목(耳目)을 사로잡으며 마음 편히 살 부대끼며 농구하지 못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시국에 때 아닌 조던 붐을 이끌었다. 덕분에 나이키(특히 조던 브랜드)의 신발 판매량과 주가는 동반상승하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조사 매체 및 시점과 무관하게 세계 경영학계 최고의 권위자이자 ‘마케팅의 아버지’라는 별명으로 추앙받는 필립 코틀러가 마지막 춤(The Last Dance)를 추고 있다. 저자의 인터뷰를 빌리자면 지금 소개되는 이 책은 2009년과 2016년에 각각 출간됐던 ≪마켓 3.0≫과 ≪마켓 4.0≫으로 이어지는 마케팅 연재작의 최종판이다.

마켓 1.0은 ‘마케팅 믹스(marketing mix)’로 불리는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가 중시되던 ‘제품 중심’의 시장이었다. 
마켓 2.0은  전략적  마케팅을  위한  고려요소로  꼽히는 STP(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가 중시되던 ‘소비자 중심’의 시장이었다. 
마켓 3.0은 가치와 스토리 전략이 주목받는 ‘인간 중심’의 시장이었다. 
마켓 4.0은 마케팅의 중심축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대전환의 시장이었다. 
마켓 5.0은 마켓 3.0과 마켓 4.0이 결합된 결과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을 위한 기술, 또 다른 표현으로 인간과 기술의 융합이 중시되는 마켓 5.0의 시대가 도래했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pandemic)은 기존의 빅3(세대, 소득, 디지털 활용) 격차를 더욱 더 크게 만들고 있다. 저자는 이 세 가지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균형점을 찾는 휴머니즘 마케팅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고객 경험(CX, customer experience)은 고객이 재화 또는 서비스를 구매하기 훨씬 전부터 시작돼 구매시점 한참 뒤까지도 이어진다. 환자 경험(PX, patient experience) 역시 그러하다. 이와 관련해 저자가 소개하는 ‘5A 고객 경로’는 환자의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 완벽한 치과 경험을 위해 치과 원장이 모든 접점(MOT, moment of truth)들을 조직 또는 설계하는 과정에서 훌륭한 안내도 역할을 한다.

마켓 5.0의 5대 요소는 데이터, 애자일(agile), 예측, 맥락(contextual), 증강(augmented) 마케팅이다. 마켓 5.0은 데이터 기반(중심) 마케팅과 애자일 마케팅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기반으로 예측 마케팅, 맥락 마케팅, 증강 마케팅이라는 세 가지 ‘적용 기법’이 활용되는 시장이다.

농구대잔치, 드라마<마지막 승부>, 만화≪슬램덩크≫에 열광하던 청소년들이 어느 덧 중년이 됐다. 그들 중 한 이의 인터뷰가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농구 인기가 정점을 찍었던 시대를 관통한 농구팬으로서 가장 뿌듯한 점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전성기(prime)를 실시간으로 목격했다는 것이다”라는 그의 소회(所懷)처럼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마케팅 황제의 전성기를 직접 확인하기를 권하며 글을 끝맺는다. 

글_ 김병국

포항죽파치과원장
『슬기로운 개원생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