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그린] 자기도취의 법칙(50)
자기애를 타인에 대한공감으로 바꾼다
자기 도취자의 네가지유형
그는 인민의 일환이었다. 거칠고 다소 무리 한 면도 있었으나 보통의 러시아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에게 동질감을 느낄 만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오시프 스탈린은 아주 재미난 사람이었다. 그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저속한 농담도 잘했다. 그러니 그가 서서히 세를 키워 소비에트 연방 전체를 장악하게된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해가 가고 권력이 커지자 스탈린이라는 사람의 또다른 면이 서서히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친근하게 보이던 그의 모습은 생각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그의 핵심 측근 가운데서 의미심장한 징후가 처음으로 나타난 것은 아마도 세르게이 키로프의 사례일 것이다. 키로프는 공산당 정치국의 실체뿐 만아니라 1932년스탈린의 아내가 자살한 이후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심복이었다.
키로프는 열정적이고조금은 단순한시내로 쉽게 친구를사귀고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문제는 키로프의 인기가 조금 과하게 높아지기 시작했다는점이다. 1954년 각 지역의 리더 몇명이 키로프에게 접근해 한가지 제안을 내 놓았다. 그들은 소작농을 학대하는 스탈린에게 질렸다며 쿠데타를 준비하고 있는 데키로프가 새로운 수상이 되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키로프는 의리를 지켰다. 그는 스탈린에게 모반을 밀고 했고 스탈린은 고마워서 어쩔줄 몰라했다. 그러나 그때부터 키로프를 대하는 스탈린의 태도는 어쩐지 달라져 있었다. 전에 볼수없던 냉담함이 있었다.
키로프는 곧 자신이 어떤 곤경을 자초하는지 깨달았다. 그는 스탈린이 생각만큼 인기 있지 않다는사실과 더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인물이 적어도 한명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셈이었다. 위험에 처한 것을 직감한 카로프는 스탈린의 불안을 잠재우기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했다.
사람 들앞에 나설패면 그 어느 때보다 스탈린의 이름을 많이 연호했고 심하다 싶을만큼 그를 칭찬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스탈린의 의구심은 오히려 더 커지는 듯했다. 마치 키로프가 진실을 은폐하려고 발악을 한다고 여기는 것같았다.
키로프는 그동안 스탈린을 소재로 삼아 웃음을 유도했던 수많은 농담이 떠올랐다. 그당시에는 감히 그렇게 스탈린을 농담의 소재로 삼을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둘 사이의 친근함을 드러내는 행위였다. 그러나 이제 스탈린은 그 농담들을 분명히 달리 생각할 것이다. 키로프는 꼼짝없이 덫에 걸린 기분이었다.
1934년12월 총잡이 한 명이 사무실 바로 앞에서 키로프를 암살했다. 대놓고스 탈린이라고 지목할 수 있는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그의 암묵적 승인이 있었던 것만큼은 거의 확실해 보였다. 이 날의 암살 이후 스탈린의 친한 친구들이 하나씩 차례로 체포되는가 싶더니, 결국 이사건은 1930년대 후반 공산당내 대규모 숙청으로 이어졌다. 이 숙청으로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숙청 대상이된 스탈린의 최고위급 부관들은 거의 모두가 고문을 당하며 자백을 강요받았다.
나중에스탈린은 한때는 용감했던 자신의 친구들이마지막에는 어떤 필사적인 모습까지 보였는 지고문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열심히 귀를 기울이곤 했다.
친구들이 무릎을 꿇고 흐느끼며 자신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목숨만 살려달라고 빌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마치 옛친구들의 굴욕을 즐기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