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박사의 치과방사선(28)

후쿠시마원전의 저선량(低線量)방사선에 대한 고찰(2)

2023-09-18     김영진 박사

삼중수소는 수소의 동위원소다. 동위원소란 주기율표상에 위치가 같은 원소라는 뜻으로써 양성자 수는 같고 중성자 수는 다른 원소를 말한다. 보통 수소의 핵에는 양성자 1개가 있는데 삼중수소에는 중성자 2개가 더 있다. 동위원소는 화학적인 성질은 같지만 물리적으로는 서로 다르다. 즉 수소나 삼중수소 둘 다 물이 될 수는 있으나 삼중수소는 수소와 달리 시간이 지나면 붕괴한다. 이때 방출하는 것이 방사선이다.

 삼중수소는 약한 베타선을 방출하는데 이때 삼중수소를 인(燐)으로 둘러싸면 빛이 난다. 이것이 야광의 원리다. 보통 야광 손목시계 하나에 포함된 삼중수소는 2억 베크렐 정도 되고 ‘비상구 안내등’에는 9000억 베크렐의 삼중수소가 사용된다. 삼중수소는 자연 상태의 물이나 음식에도 포함돼 있다.
 

■ 다음은 최근 ‘탈핵신문’에 보도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관한 기사내용이다.

 [에너지가 낮은 핵종은 인체 내에서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더 촘촘하게 전리가 발생한다. 특히 삼중수소와 같이 낮은 에너지의 베타선을 방출하는 핵종들은 비정(이동 거리)이 짧고 물질과의 상호작용이 강하기 때문에 세포조직이나 장기에 유착하면 치명적인 내부피폭을 일으킬 수 있다. 현재 전문가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바닷물의 삼중수소 백그라운드 농도는 리터당 0.72베크렐이다. 후쿠시마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당 73만 베크렐이다.

 최근 중국과 한국이 배출하는 삼중수소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보다 많다거나, 국내 핵발전소가 삼중수소를 배출해도 해수나 수산물을 섭취에는 문제없다는 보도로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에 버려도 별다른 문제없다는 식의 논리가 등장했다.

 일본정부는 삼중수소의 에너지가 낮아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오염수가 바닷물과 희석되면 우리나라 연안의 방사성물질 농도는 기준치 미만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국민에 미치는 위해성이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2020년, 대한민국 문재인정부 시기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일곱 차례의 전문가 간담회를 진행한 결과 오염수를 정화하는 일본의 다핵종제거설비 성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음이 밝혀졌다. 또 국제기준인 유엔방사능피해조사기구(UNSCEAR)가 후쿠시마 해안가 인근지역의 방사선 영향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나온 결과 또한 안전하다고 결론 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우리나라 연안 해역을 대상으로 한 방사능농도 조사결과에서도 2019년 기준 0.892~1.88m㏃/㎏이 나와 후쿠시마 사고 이전의 평균치(2006~2010년 0.864~4.04m㏃/㎏)과 유사했다고 분석했다. 우려가 큰 삼중수소 노출에 대한 영향도 “생체에 농축되기 어려워 수산물섭취 등으로 인한 유의미한 피폭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했으며 오염수가 국내해역에 들어올 가능성은 “해류에 따라 확산·희석돼 유의미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한규’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SNS로 "월성원전 삼중수소 논란 때 이미 누차 설명했듯이 삼중수소가 특별히 더 위험한 방사능 물질이 아니다. 더구나 총량이 3g 정도 되는 후쿠시마 방류 삼중수소가 거대한 태평양 바닷물에 희석된 후 일본 열도를 우회하는 조류를 타고 우리나라 연안에 올 때 과연 몇 개의 삼중수소 원자가 생선 한 마리에 포함될 수 있겠는지 가늠이라도 한 번 해보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방류지점의 처리수 삼중수소 농도는 기준치인 리터당 6만 베크렐 이내로 매일 2리터씩 1년 내내 복용해도 일반인의 연간 피폭선량기준치인 1mSv를 밑도는 수준인 0.8mSv정도라고 설명하며 방류로 인해 후쿠시마 인근에서 추가로 받을 피폭량이 연간 1마이크로시버트(1μSv)수준이고 한국에서는 1나노시버트(1nm; 1μSv의 10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삼중수소가 유기 삼중수소로 바뀌어 인체에 축적돼 특별히 위험하다는 주장 등은 근거가 없다며 이미 ‘영국 건강보호국’과 ‘캐나다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오래 전에 결론을 낸 사안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원전의 삼중수소 방류기준을 정해놓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는 리터당 1만 베크렐을 방류상한 기준으로 삼는다. 만약 사람이 이 기준에 맞게 방류된 물을 1년 내내 마신다면 연간 0.5μSv의 방사선에 피폭당하는 셈이다. 연간 자연방사선 노출량 3mSv의 600분의 1이다.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치는 리터당 1만 베크렐 이하다. 

 우리 곁에 흐르는 강물의 삼중수소 농도는 1리터에 1베크렐 정도 된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받는 방사선량은 연간 3m㏜ 정도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더라도 우리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물 1리터당 1베크렐은 거의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삼중수소 일부가 인체의 수소를 대체해서 남아 있다 해도 유기결합이 이루어지는 비율이 2% 수준으로 낮기 때문에 고농도가 아니라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무시할 정도다.

■ 2023년 6월 10일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2011년) 전인 2010년까지 54기의 원전을 운영했지만, 사고 이후 대부분의 원전가동을 중단했다. 후쿠시마 사고 이전인 2010년에 일본의 연간 삼중수소 배출량은 370TBq(1 terra bequerel; 1조 베크렐, 10의12승⇨1초에 1조개의 동위원소붕괴를 나타낸다)로 현재 중국 배출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 일본에서 현재 가동 가능한 원전은 33기이지만 현재 그중 10기만 가동되고 있다.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처리, 방류해 연간 배출하려는 삼중수소 양은 연간 22TBq 수준으로 중국이 현재 연간 배출하는 삼중수소의 48분의 1에 불과하다. 

■ 2023년 7월 31일 

 대한방사선방어학회는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에 대해 다음과 같은 요지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1. 후쿠시마에서 1년에 태평양으로 내보내려는 삼중수소의 양은 매년 한반도에 내리는 빗물에 포함된 삼중수소가 우리 바다로 흘러드는 양보다 훨씬 적어 광역 해양환경방사능에 영향을 미칠 수준이 전혀 아니다.

2.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를 개시해도 5년이나 10년 후 우리국민이 수산물을 섭취해 1년 동안 추가로 받을 방사선량은 국민여러분이 지금 1초 동안 받는 땅에서 나온 감마선 피폭선량보다도 적다.

3. 후쿠시마 처리수에 세슘-137, 탄소-14등 몇몇 다른 방사성핵종도 들어있지만 방사능 농도가 매우 낮아 인체에 대한 전체 위해도 기여는 무시할 정도로 적은 양이다.

4. 이와 같은 과학적 사실은 무시되고 허위에 의한 방사선불안 심리를 조장해 사회혼란을 초래하고 있음에 유감을 표명한다.

다음 호에 계속

글_ 김영진 박사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 심사위원
대한치의학회 고문 역임 
제 23회 ‘치과의료문화상’ 수상 
제 30회 보건의 날 ‘대한민국국민포장’ 수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