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트몬드리안 (Piet Mondrian, 1872~1944)
피에트 몬드리안은 네덜란드 출생의 신조형주의 화가로 1910년대초 기하학적 추상화를 정립하였다. 초기 인상파식 그림을 시작하며 자신의 길을 모색하다 1908년경부터 시작된 나무 연작을 통해 자연 형태에서 점차 단순화된 색채와 형태의 효과를 살리는 추상화 단계를 시도하였다. 즉, 자연에서 따온 소재에서 출발하여 이 소재를 점차로 비물질화시켜 결국에는 수평선과 수직선만이 지배하는 구성에 도달하며 결국 완전히 추상화에 도달하게 된다.
이후 신지학 이론에 심취했던 그는 1917년 단색 바탕 위에 원색으로 채색된 직사각형과 정사각형을 배치하여 입체감과 원근감을 완전히 배제시키는 신조형주의 이론에 입각한 회화를 개척하였다. 1924년 이후 그는 검은색 수평선 하나와 수직선 하나로 불균등하게 화면을 사등분하고 그중 하나를 다시 작은 면으로 나눔으로써 분할된 면을 삼원색으로 칠하는 신조형주의의 원형적인 작품을 발표한다.
몬드리안은 독일과 런던 등지에서 활동하다가 2차 세계대전 때에 미국으로 이주하며 말기 시절을 보내다 1944년 뉴욕에서 생을 마감한다.
몬드리안의 신조형주의 추상은 초자연적인 질서를 미적으로 표현할 보편적 조형언어를 탐구한다는 '데슈틸(신조형)'이라는 전위운동을 통해 잘 살펴볼 수 있다. ‘신조형’이란 말 그대로 과거의 조형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조형을 뜻하는 것으로, 신조형주의는 가능한 개인의 주관적 정서와 개성을 제거하고 순전히 본질적인 형태를 기하학적으로 표현하려는 양식이다.
신조형주의라는 이름 아래 몬드리안은 그의 추상화에서 입체주의가 지향했던 자율성의 문제를 가장 순수한 형태로 환원시켜 갔으며, 일체의 대상성과 구상성이 소거되고 끝내는 오직 수직, 수평, 장방형만으로 이루어진 금욕적인 기하학적 추상에 도달하였다.
칸딘스키와 함께 현대 추상주의의 선구자로 평가되는 몬드리안은 더 이상 화폭에 형태를 넣는 구상을 버리고 수직과 수평선만으로 질서와 비율과 균형의 리얼리티를 강조했다. 칸딘스키의 추상주의가 우발적, 자유분방한 비대칭 추상화라면, 몬드리안은 질서정연한 정형화된 추상화다. 따라서 그의 신조형주의적 추상은 초자연적인 질서를 미적으로 표현할 보편적 조형언어를 탐구하여 탈자연, 탈형태에서만이 가능한 미적세계를 표현한 것으로 오직 선과 색만을 이용해 인간의 미적 세계를 확장시켰다. 몬드리안의 추상은 단순히 20세기 반사실주의적인 미술운동으로서 뿐만 아니라 건축, 공예, 산업디자인 등 현대그래픽 미술에 광범위한 영향을 남기고 있다. 주요 작픔으로는 「브로드웨이의 부기우기」, 「황·적·청의 콤퍼지션」 등이 있다.
*몬드리안의 추상화 과정과 신조형주의 양식 - 보편성으로서의 미술
신조형주의는 가능한 한 개인의 주관적 정서와 개성을 제거하고 순전히 기하학적으로 표현된 회화를 지향한다. 매우 이성적인 몬드리안의 그림은 순수한 색으로 채색된 직사각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조화로운 결합은 수학적인 원칙과 음악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이는 수학자이자 철학자였던 쇤매커를 만나 조형수학을 접하면서부터 시작되었는데 수직과 수평선이 만나 만들어지는 기하학적 형태는 근본적인 모순의 해(解)에 의존한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번갈아 우주적 힘과 관계하는 것으로 노랑은 햇빛, 파랑은 무한한 넓이의 공간, 빨강은 통일의 색이었다. 이러한 사상으로 그는 노랑, 빨강, 파랑의 구성을 제작하기에 이른다.
몬드리안의 신조형주의 양식이 만들어가는 과정은 그가 선택했던 ‘나무 연작]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최초 나무라는 자연의 소재에서 출발하지만 점진적 수직, 수평의 구성으로 환원된다. 즉, 무수한 선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점차 단순화되기 시작하고 급기야 수평선과 수직선으로 구성되며 중국에는 질서정연하게 정돈된 직선으로 단순화된 것이다.
신조형주의자로서 몬드리안은 이러한 단순화된 직선으로 자연에 숨겨져 있는 순수한 질서를 찾아서 표현할 수 있다고 믿었다. 결국 그는 주관적 감정에서 벗어나, 보편적인 조화를 통한 새로운 조형의 가능성을 역설하고 있다. 즉, 주관과 객관, 물질과 정신의 끊임없는 균형을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회화의 재현적 기능을 포기한 것이다.
몬드리안의 추상에서 중요한 특징은 주관적인 가치보다 어떤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데 있다. 그 보편적 가치는 절대적 존재에 대한 신앙과 신뢰를 전제로 한다. 종교의 보편성은 인간 개개인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세상 만물 속에 선재해 있는 것으로 변함없는 가치를 지닌다.
변화무쌍한 가변적인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는 하나의 절대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 그것은 모든 인간이 지닌 종교성 속에 포함된 어떤 본능이다.
'미'에 있어서도 이러한 보편성은 미학의 중요한 관심사이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우리 안에 또는 그 대상 속에 혹은 그 대상 저 너머에 '미의 가치'를 느끼거나 인식하게 되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즉, 우리가 어떤 대상에서 미를 인식하게 된다는 것은 이같은 미적 특징들을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몬드리안은 그의 이러한 미적 특징의 배경에 신지학이 주장하는 우주적 진리를 담아낼 수 있다고 보았다. 평생에 걸쳐 미술에 있어서 ‘보편적 가치’를 추구했던 몬드리안은 ‘보편성’의 실현에 미적 대상이 지닌 비례와 조화에 주목하였다. 그의 기하학적인 추상은 철저히 계산된 수평과 수직의 구조, 그리고 색의 배치와 면적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의 추상은 오직 수직과 수평 그리고 사각형이라는 형상의 기본 구조를 통해 그는 ‘비례와 조화’라는 미적 가치의 ‘보편성’을 실현하고자 한 것이다. 결국 아름다움이란 보편과 주관 사이에서 어느 정도의 균형성을 지향하는 것이라는 그의 예술은 이제까지 이루어진 모든 전통적 가치와 방식들을 무너뜨리며 새로운 미술의 지평을 확장시키게 된다.
햇빛에 비친 풍차 (Windmill in Sunlight)
초기 고흐의 영향을 보여 주는 이 작품은 새로운 루미니즘양식의 대작이다. 색채의 범위는 실제로 빨강, 노랑, 파랑의 3원색으로 제한되고 있다. 단순화와 보편화에 대한 탐구를 색채를 통해 실험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자연의 재현에서 출발한 이 그림에서 대상에서 본질적인 형태와 색이 서서히 정리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화면 중심에 우뚝 자리 잡고 있는 풍차의 모 습에서 보편적 형상의 힘이 느껴진다.
회색 나무 (Grey Tree)
이 작품은 몬드리안의 입체파 구성원칙을 자연에 관한 주제에 적용시킨 초기 작품이다. 「나무 연작 중 하나로 알려진 이 작품은 초기 빨간 나무에 이어 몇 년간의 시간적 간격을 지닌 작품으로 추상단계의 나무 작품이 등장하기 바로 전 단계의 작품이다.
빨간 나무와 회색 나무 사이에는 4년이란 세월이 흘렸으나 두 작품은 단일한 발전과정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는 두 개의 고리를 보여 준다. 아직은 인상파와 함께 표현주의와 야수파의 영향이 느껴지는 필치를 보여 주지만 대상의 보편적 요소를 찾아 가는 몬드리안의 의도가 화면구성에서 보여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