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박사] 금연과 마약치료

제 2장 니코틴의 작용과 수용체 및 길항제 (2)

2025-01-20     김영진 박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극효과를 얻으려는 흡연자는 짧고 빠르게 피우기(quick puffs)를 하고 이는 낮은 수준의 혈중 니코틴 농도를 만들어낸다. 낮은 니코틴 흡수량의 경우 잠재적으로 두뇌의 노아에피네프린과 도파민의 활동을 강화하여 정신흥분제가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마약 효과를 유발한다. 긴장을 풀고자하는 흡연자는 깊게 피우기(deep puffs)를 한다.

결과적으로 높은 혈 중 니코틴 농도가 만들어지는데 이는 활동전위의 경로를 둔화시켜 가벼운 진정효과를 일으킨다. 이처럼 높은 흡수량의 경우, 니코틴은 세로토닌과 아편제(opiate)의 효과를 발휘하여 평온 및 진통효과를 유발한다. 대부분의 다른 마약과 비교할 때, 니코틴은 흡수량이 증가함에 따라 흥분제에서 평온~ 진통제로 프로파일이 바뀐다는 점이 독특하다. 그러나 니코틴은 다른 마약 성분과는 다르게 사용 양에 따른 중독성에 차이가 나타나는 현상을 보이지는 않는다.

4. 질병과 독약으로써의 흡연

흡연은 질병이다
세계질병분류기호(ICD)‘담배로 인한 정신적, 행동적 장애’ 라는 질병으로 분류. 그러므로 흡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질병이다.

담배는 독약이다
담배연기는 기체또는 미립자 상태인 4,700종류 이상의 독성성분 함유. 니코틴, 일산화탄소, 시안화수소, 과산화수소 산화질소, 타르, 페놀, 질산염, 휘발성산 등. 60mg의 니코틴을 한꺼번에 경구 투여하면 치명적. 그러나 지속적으로는 1일 280mg까지도 별이상 없이 흡수가능

* 질병으로써의 흡연

이미 흡연은 일종의 취미나 습관이 아니라‘니코틴 중독’ 이라는 하나의 질병으로 규정된 지 오래다. 세계 모든 나라가 이용하는 세계질병분류기호(ICD)에서도 흡연은 ‘담배로 인한 정신적 행동적 장애’ 라는 질병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질병은 알려진 바와 같이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아닌, 바로 흡연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의 정의에 따르면 습관성 중독(addiction)은 '심리적 의존이 있어 계속 약물을 찾는 행동을 하고 신체적인 의존도도 있어 복용을 중단하지 못하고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해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의존(dependence)이란‘ 긴장과 감정적 불편을 해소하거나 피하기 위해 약물에 대한 갈망이 있는 상태이며 약을 중단하면 특징적인 금단증후군(abstinence syndrome) 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과거에는 니코틴을 신체적 의존이 없고 사회에 해독이 없는 단순의존(dependence)으로 마약성인 코카인과 구별하였으나 니코틴도 신체적 의존성이 있는 것이 밝혀지고 개인에 대한 해독이 사회에 대한 해독과 동일시되면서 현재는 코카인 중독과 같은 개념으로 인식된다.

니코틴은 도파민에 의한 중추신경계의 감수성 항진작용 뿐만 아니라 내장기관의 신경을 거쳐 부신수질에 작용하여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고 에피네프린의 방출도 유도한다. 즉 니코틴 수용체가 분포하는 VTA(ventral tegmental area)에 위치하는 도파민 생성 뉴런들은 보상 프로세스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에도 관여 하는 것이다.

또한 스트레스 반응의 하나로 부신수질내 신경절형 니코틴 수용체에 작용함으로써 니코틴은 세포 탈분극화와 칼슘의 유입을 일으킨다. 칼슘은 크롬친화성 과립의 방출을 일으키고 그로 인해 혈류로 에피네프린과 노아에피네프린이 방출된다. 에피네프린과 노아에피네프린같은 아드레날린의 방출은 혈중 글루코스 수치뿐만 아니라 심장박동과 혈압, 호흡수를 증가시킨다. 적은 양의 노출만으로도 니코틴은 이러한 수용체의 활동을 시킨다.

흡입된 담배연기의 다른 성분들(순수 니코틴에 대항하는)이 도파민과 같은 모노아민계 신경전달물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모노아민 옥시다아제(MAO)의 생성을 억제 한다는 연구들이 알려져 있다. 이런 효과를 나타내는 화합물들은 하르만이나 노르하르만과 같은 베타카볼린 알칼로이드들이다. 니코틴에 의한 감정변화 효과는 도파민의 효과와는 다르다.

우선, 간으로부터 글루코스를, 부신수질로부터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을 배출하도록 하는 것으로 볼 때, 니코틴은 피실험자들에게 이완, 기민, 진정, 각성된 느낌뿐만 아니라 온화하게 행복한 상태까지 생성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니코틴은 혈당을 상승시켜 식욕을 감소와 함께 물질대사도 증가시킴으로써 체중감소도 유발한다. 이는 담배를 끊으면 체중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학술지 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에 의하면 지속적으로 니코틴에 노출되는 경우 뇌세포에 나타나는 수용체의 양이 증가하며 수용체의 양이 증가하면 니코틴의 중독성의 심화가 일어나 니코틴에 의한 내성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었다. 뿐만 아니라 혈액 내에 니코틴의 일시적인 증가인가 아니면 장기적인 증가인가에 따라 니코틴 수용체의 subtype도 다르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뇌의 지배적인 니코틴 수용체는 α-4-β-2이다. 이 수용체는 혈액내 니코틴의 수준이 높아지면 함께 증가하는 데 보통 니코틴에 노출된 후 2~3시간 후부터 증가하기 시작하여 20시간 후에 최고조에 달한다. 양이 적어 찾기 힘든 수용체의 한 subtype로 α-6-β-2 수용체가 있는데 실험적 연구에서 성공적으로 그것을 찾아냈다. 이 수용체는 니코틴에 노출되면 급속하게 증가하는데 대개 흡연즉시 시작하여 2시간 만에 최고조에 도달한다. 이것은 니코틴에 노출되었을 때 즉시 증가하는 니코틴 수용체와 일정시간이 지난 후에 나타나는 지연수용체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니코틴과 마약의 뇌 보상체계에서의 효과는 물론 쾌감을 느끼는 뇌 부위인 nucleus accumbens에 대한 작용의 강도도 니코틴과 마약이 거의 비슷하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 연구에서 쥐실험을 통하여 니코틴과 마약의 뇌내 도파민 신호효과는 놀랍게도 거의 중복되고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인용문헌: ‘치과처방의 완성’(대한민국학술원 선정, 교육부 지정 2020 우수학술도서)

 

글_김영진 박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 심사위원 역임
보건복지부장관 위촉 금연진료의료인 교육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