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먼로 (Marilyn Monro)

2025-05-14     홍창호 교수
마릴린 먼로 (Marilyn Monro) , 1967년

워홀의 작업의 특징은 반복적 이미지가 특징이다. 이는 전통적 예술에서 중시하는 원본성이 무시되는 개념으로 복제화되는 산업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내 주는 것이다. 이미지 또한 광고에서 볼 수 있는 사진을 차용함으로써 상업적인 인쇄물을 연상시키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비개성적이고 기계적인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워홀은 자신이 작품에 대해 지극히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하는데, 이러한 태도는 워홀뿐 아니라 기타 다른 팝작가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이다. 원래 다면화 그림은 중세 이래 제단화에서 일반적인 형식으로 쓰였다. 마릴린 먼로라는 현대의 이미지를 성상화시키고 있다. 워홀은 대중적 스타를 현대의 '성상(icon)'으로 떠 받들고 있는 것이다.

캠벨수프 깡통 (Campbell's Soup Cans)

워홀이 자신의 그림에 도입한 캠벨수프 깡통은, 워홀 자신도 20년 간 매일 점심으로 캠벨을 먹었다고 말한 바 있을 정도로 가장 미국적인 인스턴트식품이다. 이 작품에서도 반복기법을 활용함으로써 일상에 개입된 캠벨수프를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워홀이 코카콜라에 대해 "대통령이 마시는 콜라와 내가 마시는 콜라는 같다."고 한 그의 인식처럼 현대인의 규격화되고 반복되는 일상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중성적으로 반추하고 있는 것이다.
 

「캠벨수프 깡통(라이스와 치킨, 베이컨과 콩), 1962년, 캔버스 위에 아크릴릭, 2면(각 51×40.5cm), 독일 아브테베르크 미술관

광고미술에서 출발하여 작품에 상업미술을 도입했던 워홀은 미국 가정에서 매일 먹는 깡통 수프와 섹스의 상징 같은 유명한 영화배우 마릴린먼로의 사진 이미지를 이용해 대중성을 강조했다. 워홀은 미술의 주제를 대중문화에서 취하며 소비품처럼 값싸고 신속하게 복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처럼 대중성을 오늘날 하나의 트랜드로 간파한 워홀의 날카로운 시각은 팝아트라는 새로운 시대의 미술을 창출하고 있다.

클레스 올덴버그 (Claes Oldenburg, 1929~)

스톡홀름에서 스웨덴 외교관 아들로 태어난 올덴버그는 어린 시절을 아버지를 따라 뉴욕, 오슬로, 시카고 등에서 보냈다. 이후 영어에 미숙했던 올덴버그는 만화책을 주로 보았는데, 이때 본 만화의 이미지들이 나중에 그의 조각의 주제들로 나타내게 된다.

1946년 명문 예일대학에 입학해 실습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문학과 미술을 함께 전공하면서도 동시에 드라마 과목도 수강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1950년 시카고에서 견습기자로 활동하기도 하였으며, 이후 무대미술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환경미술가들과 교류하게 되었다. 1962년까지 해프닝과 행위예술 작업을 주로 하였던 그는 1960년대 초를 넘어서며 석고, 하드보드, 종이 등의 유연한 재질로 환경 속에 확대하여 배치함으로써 재료와 크기의 차이에서 오는 또 다른 감각의 만들어 내고 있다. 이 후 빨래집게, 옷핀, 베드맨턴공 등 일상의 오브제를 크게 확대하여 보는 이의 심리에 충격을 주는 표현방식을 사용하였다. "평범한 물체라도 크기와 재질만 변형시키면 다른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차 안에서, 1963년, 캔버스에 마그네틱펜, 172.7/ 203cm

로이 리히텐슈타인 (Roy Lichtenstein, 1923~1997)

대중문화의 상징인 만화를 주로 다루는 미국팝아트의 대표적 작가이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처음에는 추상표현주의 화풍의 작품을 그렸으나, 1960년대 초부터 어린 아들이 제안한 미키 마우스, 뽀빠이 등 미국의 대중만화를 주제로 만화의 이미지를 통해 새로운 미술을 개척하게 되었다.

그는 만화의 형식, 주제, 기법 등을 그대로 사용하고 값싼 만화가 인쇄되는 제판과정에서 생기는 망점을 확대하거나 세밀하게 재현해냄으로써 독특한 감각의 작품을 제작하였다. 1962년 첫 개인전을 열었던 그는 1970년대에는 자신의 독특한 조형언어로 「거울」연작을 제작하였다. 또 후기에는 고대 그리스의 신전 건축과 정물화 등으로부터 피카소와 미래주의 등 현대미술의 걸작까지 자기방식으로 번안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대표작으로는 「차 안에서」, 「공놀이 소녀」, 「필촉」, 「거울』 등이 있다.

이번호를 끝으로 현대미술의 이해는 마무리한다. 

출처: 홍창호 교수의 현대미술의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