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편집장]줄리아노트

때를 기다리며 향기를 간직하리라

2025-09-29     김선영 기자

[덴탈뉴스=김선영 기자] 지하철역에 가면 꽃 향기가 가득한 곳이 있다. 강남역과 판교행 지하철이 번갈아 지나가는 곳.

기자의 집에는 조화도 많이 있다. 하지만 지하철 역을 지날때면 1만 원, 2만 원 정도의 꽃다발을 구입해서 집에 온다. 돌아오는 길. 누구에게 받은 꽃은 아니지만 향기를 머금고 지하철을 타는 발걸음은 가볍다. 이 꽃을 집 식탁에 꽂아둘 생각에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언제부터인가 꽃이 꽂힌 식탁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그래서 커피 두잔 값인 꽃을 사두는 버릇이 생겼다. 생화와 조화의 차이는 향기다. 생화는 고작 그  아름다움이 4일 정도된다. 조화는 영원하지만 인공적인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예전에는 꽃을 오래 두고 싶을 때 ‘드라이플라워’를 만들었다.

생화를 급속히 건조해 색과 모양을 살리면서 꽃다발을 거꾸로 매달아 두면 한동안 장식용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빛깔이 바래고 쉽게 부스러지기 쉽다. 그래서 ‘프리저브드 플라워’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수한 과정을 거쳐 수분을 빼내고 색을 입히면 생화와 다르지 않은 모습을 수년 동안 간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무실 책상에 ‘프리저브드 플라워’가 있는데 3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화병 속에서 막 꽂은 듯 곱게 남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꽃병을 옮기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향기는 전혀 나지 않았다.모양과 색은 여전히 생화와 같았지만 살아 있는 꽃의 향기만은 끝내 담지 못했다. 하지만, 생화는 몇 송이만 꽂아 두어도 집 안 가득 향기가 퍼진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그 향기가 꽃을 꽃답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 번지르르한 겉모습보다 마음에서 스며 나오는 따뜻한 향기가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 사람이 남긴 아름다운 기억이 언제까지나 가슴속 향기로 남아 함께할 것이다. 꽃잎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았다. 그 향기가 세상에 남아, 우리의 기억 깊은 곳을 찌르고 있을 것이다. 

본지는 지난호에 창간 10주년 특별호를 만들었다. 창간 10주년을 맞아 뜻밖에도 많은 분들이 축하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기대 이상으로 축하해 주신  분들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있었다. 이런 계기를 통해 다시한번  사람에 대한 진실성을 느끼게 된다. 또 한번  세상을 배우고 깨닫게 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사람보다 묵묵히 인정해 주고 격려해 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이라는 단어를 잊지 않게 되나 보다. 

어떠한 악조건의 상황이라도 자신의 때를 인내함으로 기다리다가가장 멀리, 가장 높이 나는 앨버트로스의 위대함처럼 눈부시게 비상하는 그 날을 위해 참고 기다리련다. 

그렇다면 언젠가 다시 힘차게 비상하는 그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 믿는다. 꿈을 단단히 붙들고 있다면야. 언젠가는 이루어지리라는 의지를 다시금 되새겨본다. 

꿈을 놓치면 인생은 날개가 부러져 날지 못하는 새와 같다. 꿈을 향해 달리는 청년과 같이 올해 남은 기간도 더욱더 열정적으로 살아보리라 다짐해 본다. 그리고 언제나 가슴 속에는 향기를 지닌 그런 사람이  더욱 그리워지는 시절이다. 

 

김선영 기자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한국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인문대학원 미학과 석사과정 수료
치과의료정책연구원 치과정책전문가 과정 1기 수료
아이키우기좋은 나라만들기 운동본부 홍보실장겸 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