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일지! 그 짧고도 긴 10년의 이야기를 시작하며
강익제 원장의 다시 쓰는 개원일지
글을 쓰기에 앞서 개원일지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를 하려 한다. 개원 6개월 전부터 개원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개원한 후 10년이 넘게 지금까지도 쓰고 있는 것이 개원일지이다. 개원 전에는 아이러니하게도 개원을 성공하려고 쓴 게 아니 라 망하면 왜 망하는지 그 이유라도 알고 보자고 쓰기 시작한 게 개원 일지였다.
개원 초에는 좌충우돌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시스템 구축과 매뉴얼을 제작에 개원일지를 활용하였고, 10년이 지난 지금에는 병원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한 업그레이드와 통계를 근거로 한 각종 교육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보통은 경영에 대한 글을 쓰거나 강의를 많이 하시는 분들 중에는 서울 강남 한복판이나 큰 역세권에 개업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네트워크 소속이거나 의사가 몇 명이나 되는 대형 치과를 운영하시는 분도 많다. 심지어는 치과에 얼마 근무도 해보지 않거나 치과에 대해 잘 모르면서 경영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필자 역시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이 갖추고 있는 조건들을 가진 평범한 치과의사이다. 지방대학을 나와서 지하철 역 없이 마을버스가 다니고 경제적 사정이 약간 떨어지는 서울 외곽지역에 30평 규모로 치과를 운영하면서 주변에 덤핑치과 와 대형치과도 있고 반경 500미터 안에 열댓 개의 치과가 경쟁을 하다가 5년 전 48평으로 확장한 요즘에(?) 흔하게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치과의사중의 한명이다.
그동안 수십 차례에 걸친 경영에 관한 강의를 해왔지만 대부분 강의의 주제들은 개원을 준비 중인 예비 개원의나 개원을 한지 5년 이내에 좌충우돌하면서 자리를 잡지 못한 개원의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들의 강의였다. 그래서 인지 막연히 개원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개원을 하게 되고, 개원 후에도 경영에 대한 체계를 잡지 못한 선생님들을 보아왔다.
개원을 앞둔 선생님들과 상담을 하게 되면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지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선생님들도 있고,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선생님들도 있는 게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예전보다 개 원가 현실이 녹녹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에 대부분은 개원준비를 과거보다 더 열심히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개원을 앞둔 개원초보들에게 필자가 가장 흔하게 받는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주변에 나이 드신 원장님들만 있어서 제가 공격적으로 좀 더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요” "직원들이 좀 더 친절하고, 상담할 때 설명도 잘하고 그럼 되지 않을까요?"
그럼 필자는 다시 되묻게 된다. "공격적으로 열심히 하는 건 어떤 건가요?” "직원이 친절한건 어떤 건가요?” "상담 잘하고 설명 잘하는 건 어떻게 하는 건가요?”
대부분은 광고 좀 잘하고, 친절한 건 인사 잘하고 잘 웃고, 상담 잘하는 건 자세히 설명하면 되지 않을까 라고 막연한 답변을 내놓게 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누구나 아는 그걸 다른 사람도 몰라서 못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필자는 다시 물어본다. "인사를 잘하는 건 어떤 건가요? 어떻게 웃는 게 친절하게 보이는 건가요?” "홍보는 어떤 종류가 있고 어떤 효과를 기대 하나요?”
“상담을 잘한다는 건 동의율이 몇 프로는 되어야 하는 건가요?” "설명을 잘한다는 건 말로만 설명을 잘하면 되는 건가요?” 대부분 여기에 답변을 할 정도라면 컨설팅은 필요 없을 것이다.
직원의 친절에 대해서 3-4시간은 떠들 수 있어야하고, 상담에 대해서도 하루 종일 떠들어도 모자랄 만큼 할 이야기가 많다. 그럼 그러한 개원의사로서의 경험담을 이 지면을 통해 하나씩 나누어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을 풀어나가려고 한다. 그럼 다음 호에서는 필자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우리치과의 매뉴얼과 각종 통계지표, 교육 자료를 통해서 구체적인 각론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왜냐면 치과경영도 시스템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익제 원장은 한양대학교 보철과 수련했고, 한양대학교 대학원 수료 및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대한치과의사협회 경영정책위원으로 일하면서 엔와이치과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