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이제 인문학 강의 ‘절실’

경쟁 아닌 ‘상생’ 시각 열어줘야

2015-06-24     김선영 기자

 

 “세미나를 열심히 다니는 원장이 잘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치과개원수가 너무 많고 한 건물에 치과가 없는 건물이 없을 정도로 이미 포화 상태입니다.”

분당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 원장의 말이다. 그는 덧붙여 “경쟁이 치열해 지기 때문에 임플란트 99만원 등의 가격경쟁으로 치과계 전체가 너무 과열하는 경쟁구도가 돼 버렸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같은 건물에 있는 치과의 경우 친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제는 선배후배간의 우의를 다지고 인사하는 풍토보다는 서로 경쟁하는 구도가 되어 버렸다.

최희수(21세기치과)원장은 치전원 졸업생들이 배출되면서 새로 개원하는 치과들이 기존의 개원한 치과들에게 인사하러 다니는 풍토는 거의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이미 기존의 선후배간의 위계질서도 없어졌다는 얘기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 진 분위기다. 이러한 경쟁의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불거지고 있다.

김성택(연세치대)교수는 “이미 퇴직하셨거나 은퇴를 앞두신 선배님들이나 현직 교수들이 치과계의 미래를 내다보는 강의를 기획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영훈(임페리얼팰리스호텔치과)원장도 “코딩교육이나 다른 세미나들을 통해 치과인들의 시각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그러한 것을 통해 “치과를 운영하는 새로운 시각들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중한(이래안 삼풍치과)원장도 “치과인들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갖기 위해서는 치과를 벗어나 새로운 분야를 바라보는 시각과 노력이 필요하며 우리치과의사가 일반인들을 위한 강의도 많이 진행하는 것이 치과의 분위기를 바꾸는데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치과의사이면서 치과계가 아닌 일반인들을 상대로 강의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최상묵 (서울치대)명예교수는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펼친 적 있다.‘

의학과 인문학의 크로스오버’란 제목으로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적 실용성이 현대문명을 창조한 두개의 축”이며 “외형적 모습보다 내면적인 것을 소중히 하는 인문학적 태도야말로 삶의 의미와 아름다움 및 가치를 가꾸는 무형의 재산”이라는 강연을 펼쳤다.

그러면서 최교수는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은 권위주의적인 의사가 아니라 권위 있는 의사”임을 강조했다.

여수에 개원하고 있는 설인택(설인택치과)원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구강외과를 전공한 치의학 박사라는 직함외에도 순천대학교 박물관 특별연구원, (재)대한문화유산센터 대표이사, 호남고고학회· 한국상고사학회 종신회원 등의 직책이 있다.

그는 여수시민들을 위해 인문학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 우리 치과계도 인문학강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손흥규 박사는 “인문학은 상생의 원리다. 경쟁구조가 아닌 상생구조가 인문학” 이라며 우리치과계도 이제는 멀리 내다보는 원시안적인 시각으로 인문학의  시각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진위원도 “멀리 내다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는 전체 치과계의 흐름을 읽을수 있는 인문학강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제치의학회한국회(ICD)회장:이태수)는 치과의 임상이나 경영과 관련 없는 강의들을 매월 회원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남대학교 치과대학동창회(회장:한정우)도 ‘서울학술포럼’이라는 모임을 갖고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물론 인문학 강의는 아니지만 동문들에게 치과의사로서 꼭 알아야할 테마들을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 눈에 뛴다. 이제 우리 치과계가 또 한번 진화할 때다. 멀리 내다보는 안목으로 새로운 테마의 발굴과 전체를 아우러는 시각을 길러 줄 수 있는 명연자의 탄생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