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치과의사 인력 확보가 ‘관건’
[스페셜 리포트] 한국 치의 진출과 어떻게 연결되나?
그렇다면 몇몇 그룹들의 중국진출 시도가 어떻게 대대적인 한국 치과의사 인력 진출과 연결되는 지를 살펴보자.
우선 추진주체가 거물급들이라는 점이다. 앞에서 거론된 중국측 파트너들, 즉 Sanpower group이나 칭화과기원 등은 중소기업 규모가 아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삼성, LG와 같은 거대 재벌급이다.
또한 추진내용에서 공통적으로 나와 있듯, 우선 2~4개 정도의 기관을 설립해 운영하다가 자리를 잡으면 곧장 수 십 개의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것을 기본 로드맵으로 설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삼성이 영리병원을 허용하고, 민영보험을 활성화해 전국 단위로 프랜차이즈를 만들려는 야심을 갖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예를 들어 한국과 중국의 합자법인 10개가 각자 경쟁을 시작했다고 치자. 독일, 대만, 싱가포르 합자법인들까지 30개가 경쟁을 한다고 치자. 이 중 상위 10% 내에 들어가면, 수 십 개의 프랜차이즈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다.
경쟁에 뛰어든 한중 합자법인들은 중국인들 사이에 중국 의료인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은 데다 한류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우수한 한국의 의료진이 우수한 한국의 제품으로 진료를 합니다”를 홍보의 기본컨셉으로 잡게 된다. 때문에 지점이 생길 때마다 한국 치과의사들이 필요로 하게 된다.
즉, 예치과든 메디K홀딩스든 다인치과든 중국 진출에 뛰어든 어느 그룹은 상위 10%를 점하는데 성공할 것이고, 곧장 수 십 개 체인점 건설에 나서게 되며, 지점이 만들어질 때마다 한국 치과의사 인력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점은 아마 초기 2~4개 모병원이 자리를 잡은 이후인 2016년~2018년이 될 것이고, 그때 중국에 파견할 한국 치과의사 모집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중국은 이러한 구상이 가능한 게 의료인이 아닌 자도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 때문에 모병원이 성공만 하면, 투자 유치나 지점 개설은 전혀 문제될 게 없는 것이다.
또한 해외 의료인이 국내 진료를 신청하면,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1년짜리 ‘행위허가증’을 발급해 준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치과의사는 1년짜리 행위허가증을 매년 갱신하는 방식으로 진료를 하게 된다.
헛된 망상일 뿐? 지분유지가 관건
위 내용까지만 읽으면 장밋빛 환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약점이나 리스크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치과계에선 ‘중국 진출’이란 단어만 나오면 단연 ‘예치과의 실패’를 떠올린다.
예치과는 왜 실패했을까? 김영훈 원장은 “실제 치과의사를 보내지 않았고, 자본 규모가 어정쩡했다. 또한 단기간 수익을 내려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진단한다.
정환석 원장은 “예치과가 망해서 나왔다고 하는데, 현재 예치과가 했던 그 병원은 지금도 잘 운영되고 있다"면서 "정확히 말하면, 예치과가 망한 게 아니라, ‘지분 유지’에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초기 마케팅 비용을 과도하게 썼기 때문에 지분 유지에 실패한 것이다. 초기비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면 승산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진출 추진그룹들이 제시한 중국진출의 리스크는 ▲어정쩡한 자본력 ▲소통(통역) ▲I양국의 문화적 차이 등이다. 즉, 기간투자자 등 확실한 투자를 바탕으로 전문적인 통역단을 구축하고, 단순히 진료만 하겠다는 것이 아닌 교육 전문 인력을 확보해 중국 현지 치과의사들의 현실적인 동기부여를 하려는 컨셉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훈 원장은 “개인적으로 가는 것은 고용이 불안하다. 일하고 돈을 못받는 경우도 생긴다. 철저히 팀으로 가야하고, 경영권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현지법인화, 현지 조직화가 꼭 필요하고, 무엇보다 중국 내 믿을 수 있는 파트너와의 합착이 중요하다. 몇 년 고생해서 돈 벌고 나오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믿을 수 있는 중국측 파트너를 선정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정환석 원장은 “합자법인을 함께 만들 중국 파트너를 선정할 때 ‘허가’를 딸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여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한국과 달리 의료기관 설립이 신고제가 아니라 허가제다. 그러나, 허가를 쉽게 내주지 않는다. 때문에 허가를 받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파트너인가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운영과 관련 MOU와 계약을 체결할 때 모든 부분에서 세밀하게 자야 한다. 우리는 합자법인의 자본금 30%를 투자하고, 지분도 3:7로 나누기로 했다“면서 ”지분을 적게 갖기로 한 대신 경영지분과 치과기자재 선택권을 우리가 갖는 조건으로 합의를 봤다“고 전했다.
타이밍이 중요! ‘바로 지금’
어떤 사업이든, 초기 자본, 파트너 선택, 홍보전략, 운영전략 등 여러 측면의 리스크 극복방안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중국 진출 사업은 또 하나의 커다란 장벽이 존재한다. 바로 중국 정부다.
지금은 필요에 의해 문호를 개방해 뒀지만, 언제까지 내 떡을 야금야금 먹는 걸 지켜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해외 의료인의 국내 진료 허용. 지금까지는 1년 행위허가증을 발급해 주고 있지만, 서서히 이를 제한해 나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의 얘기는 아닐 듯하다. 당장 중국 치과대학 교육수준을 끌어올리고, 퀄리티 있는 치과의사들을 50만명 이상 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환석 원장은 “중국 정부가 문을 닫기 위해선 국내에 들어온 해외인력을 대체할 충분한 국내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면서 “올해 당장 치과대학 정원을 수배 늘린다 해도 10년 이상은 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다른 측면에서 장벽을 높일 수도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합자법인의 최소 자본금을 2천만 위안(한화 36억)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이를 대폭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중국 진출을 시도하려면 지금이 적기이다.
모든 사업은 타이밍이 중요한데, 바로 지금이 그 타이밍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진출이 언제까지나 블루오션이 되진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블루오션인 게 맞다. 진료실에서의 중국어 공부 등 준비를 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