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의 이미지 메이킹

2017-02-03     강익제 원장

의료인에게 이미지 메이킹이 왜 중요할까요? 한 설문조사의 결과에 의하면 의사의 의료 기술수준을 그 의사의 첫인상을 통해 판단한다고 합니다. 사실 이미지 메이킹이 별거는 아닙니다. 내 이미지라고 하는 것은 내적 이미지(선천적 이미지)+외적 이미지(후천적 이미지) + 상대방의 인식이 합쳐져서 이뤄지며결국은 상대방이 평가를 하게 됩니다.

매라비안의 법칙에서 시각적 정보에 따라 그 사람의 이미지가 판단되는 경우가 55%, 음성이나 말투같은 청각적 정보에 따라 38%, 대화내용에 따라 7%정도 이미지가 결정된다고 합니다.

대학시절 드라마에 나오던 멋진 의사처럼 찢어진 청바지에 오픈 가운을 걸치고 환자앞을 멋들어지게 걸어보겠다고 다짐하던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개원을 할 때쯤이 되면 어렵게 질문을 던집니다.

“저… 사실은 제가 좀 동안이라 환자들이 너무 어리게 보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실제로 흰머리를 기르거나 수염을 기르고 최대한 나이 들어 보이게 꾸미려고 노력하는 선생님들을 많이 봅니다. 아마 그건 본능적으로 신뢰감 있는 의사로서 이미지 메이킹을 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가 합니다.

환자들이 “여기 원장님 좀 젊어 보이는데…” 라는 말은 “너무 어려 보여서 실력이 있는지 신뢰가 안가요.” 라는 표현을 애둘러 표현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의사의 경우 “권위의 법칙”이 자주 통합니다.

권위의 법칙이란 일반인들이 권위를 가진 사람에게 전적인 신뢰와 복종을 보이는 것으로 군인, 경찰, 권력자는 물론 의사도 이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5개 대학병원 전문의 169명과 환자 394명 대상, 환자 호칭과 의사 복장 선호도에 관한 연구를 보면

<환자의 생각>

- 의사의 복장이 신뢰에 영향을 준다 - 49.7%

- 의사의 태도가 신뢰에 영향을 준다 - 23.1%

<의사의 생각>

- 자신의 복장이 환자신뢰도에 영향을 준다- 55.6%

- 태도가 영향을 준다는 응답 - 45.6%.

다시 말하면 태도보다 오히려 복장이 환자의 신뢰도에 더 영향을 준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간혹 내가 환자에게 신뢰감 있는 의사로 보이는지 걱정인 분이나 젊고 동안인 경우 흰색 까운에 넥타이와 구두를(양말이 다 보이는 슬리퍼는 비추) 추천해 드리고 연세가 있으신 분은 수트형이나 다른 색상의 가운을 입으시거나, 수술이 많은 외과계열에서는 수술복위에 흰색 오픈 가운을 추천해 드립니다.

또한, 여의사랑 간호사랑 똑같은 오픈 가운을 입혀놓고 일반인이 의사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청진기라는 악세사리(?)라고 합니다. 따라서 여의사들의 경우 직원이랑 헷갈려하거나 무시(?)당하는 경우 루뻬나 고글, 청진기만 목에 걸어도 아주 좋은 악세사리(?)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찢어진 청바지입고 까운을 입는다고 해서 우리가 의사로 안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신뢰도가 떨어질 뿐이죠.

심지어는 소아병동에서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어떤 의사가 가장 신뢰감있게 혹은 진료를 잘할 거라고 생각하는 질문에서도 압도적으로 흰 가운을 입은 의사를 선택했다는 논문만 봐도 흰 가운이 주는 효과는 그만큼 크다고 볼 수 있죠.

물론 흰색 가운과 넥타이는 세균의 온상이 되기도 하니 몇 벌을 사서 매일 갈아입으시는 게 좋고 꾸질꾸질 구겨진 가운이나 더러운 가운은 오히려 역효과가 남을 명심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직원의 유니폼 역시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깨끗함은 물론이고 여직원들이 대부분인 관계로 이쁘게 보인다면 더 좋을 것이고 가급적 병원 전체의 이미지를 위해 옷을 통일하는 것이 유니폼이라는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할 것입니다.

최근 의료진의 명찰과 함께 흰 가운에 대한 재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추세라면 가운보다 흰색 자켓이 오히려 위생적이고 깔끔하다던지 수술복 유형의 복장이 더 나을 수는 있습니다만 신뢰라는 측면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 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