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발치는 ‘어려워요’

2018-03-15     김선영 기자

반드시 멸균 필요... 소독포와 멸균 글러브 꼭 필요
방송에서 진료행위는 치과의사 전체를 대표하는 것

 

지난해 12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은 의료진의 부주의로 주사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균 오염이 발생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신생아중환자실의 감염·위생 관리를 지도·감독할 책임이 있는 전담교수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추가로 입건할 예정이다. 이로써 의대교수 3명, 전공의 1명, 간호사 3명 등 총 7명이 경찰에 입건되게 됐다. 이처럼 감염은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 달 12일 MBC ‘나혼자 산다’ 방송분 중 사랑니 발치에 대한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이사장 김철환)가 지적한 부분에 대해 구정치과 이*민 원장은 본 지에 허위기사에 대한 정정보도를 요청한다고 알려왔다.

이 원장은 “담당의사가 집도하는 과정에서 소독포로 환자의 얼굴을 덮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방송에 나갈 것으로 촬영하는 것이어서 얼굴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일부러 덮지 않은 것이며 시술시 어떠한 경우도 소독포로 얼굴을 덮고 시술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술시 사용한 글러브는 완전히 멸균 소독한 글러브를 사용했고 소독되지 않은 글러브를 소독용제로 몇 번 닦은 후에 시술에 들어간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방송된 VOD를 되돌려 본 A 원장은 이에 대해 반대의견을 전해왔다.

“마취를 하면서도 입으로 입술을 잡으면서 장갑 낀 걸로 얼굴을 만지고 석션팁도 만지고 있고 알콜솜으로 장갑을 닦고 있는 것으로 보아 멸균된 장갑이 아니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멸균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각종 질환에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 MBC 나혼자산다 방송 캡쳐분, 방송에서 명찰착용의무화도 지켜지지 않았고 트레이도 멸균된 트레이가 아니다.

# 멸균된 글러브는 알코올 솜으로 닦을 이유 없어

실제로 방송분을 보면 학회가 지적한 수술포도 덮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 원장은 손잡이 부분을 석션으로 껐다 켰다 한다. 그리고 마취를 할 때도 글러브가 얼굴에 닿고 있으며, 스케일링하고 얼굴에 소독을 하지 않은 채 수술하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A 원장은 “대학병원에서 베타딘을 사용해 얼굴을 닦는데 그런 걸 전혀 하지 않았다”며 “사랑니를 뽑기 전에 입안소독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기구들도 소독된 포에 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소독을 하지 않은 트레이 위에 올려서 하고 있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 원장의 진료한 방송분 자체가 명백히 문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 방송에서 진료행위는 매우 중요

하지만 B 원장은 사랑니 발치의 낮은 수가도 언급했다. “특히 개인치과에서 사랑니 빼주는 것도 고마운데 어떻게 멸균까지 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전국민이 모두 보는 방송이며 대학교수나 메디칼 의사들이나 누구나 보는 방송인데 저렇게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멸균 장갑을 끼고 발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임에도 이번 헨리 사랑니발치 장면에서는 전혀 그런 면이 보이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그는 “방송에서 일상적으로 하는 데로 했던 것 같다. 그랬기 때문에 이 장면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E 원장은 소독포를 얼굴에 덮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또한, 멸균된 글러브를 사용했다는 점에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 원장은 멸균된 글러브를 끼는 장면도 전혀 나오지 않고 처음 등장부터 글러브 낀 장면에서 알콜솜으로 글러브를 딱는 장면이 나온다. 따라서 이것이 멸균된 글러브인지 아닌지를 방송만 보고는 판단할 수 없다.
게다가 이 원장에 글러브 밑 손목에 까만색 아대를 하고 있어 수술장갑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따라서 멸균된 글러브를 사용했음을 오히려 E 원장이 입증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 수술용 글러브가 아닌 이그잼 글러브가 보여

다시 확인해 봐도 헨리가 스케일링을 받고 있는 장면에서 비춰지는 글러브가 수술용 글러브가 아닌 이그잼 글러브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그 손으로 직접 석션팁을 잡고 있다. 소독된 비닐로 쌓여지지도 않은 석션팁을 헨리 입안에 걸고 있는 장면도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수술포를 덮지 않은 점, 멸균된 글러브를 사용했다는 것이 방송상으로 확인되지 않은 점, 또한 설사 멸균된 글러브를 꼈다 해도 그 손으로 석션팁을 잡아 멸균되는 부위가 아닌 스위치를 켰다는 장점은 분명히 잘못됐으며, 감염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C 원장은 “예전에 소독의 개념이 없을 때는 신생아 사망률이 높았으나 멸균의 개념이 생기면서 신생아 사망률이 확 떨어진 것처럼 방송분에서 수술에 대한 멸균이나 감염의 우려를 제기한 것은 맞다”며 학회의 지적처럼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며, 잇몸을 절개하고 치아를 갈아내는 수술인 서지컬 발치에는 반드시 멸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연예인 마케팅도 문제

“치과의사로서 진료장면을 내보내는 것은 전 국민이 보는 방송으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연예인을 통해 마케팅만을 할 생각을 할 게 아니라 자기가 하는 진료행위를 온 국민과 다른 메디컬 의사들이 봤을 때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예인 마케팅을 하는 병원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했다. 예전에 화**치과에서 배우 신은경이 양악수술해서 양악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까지 성형수술로 인식하게 해서 결국 사망사고까지 발생했다. 따라서 연예인 마케팅은 마케팅이 불러올 사회적 파장과 의사로서의 윤리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전 국민이 보는 방송에서 소독포를 사용하지 않고 멸균글러브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공공의 방송에서 국민에게 보여지는 치과의사로서 모습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메디칼 의사들이 치과의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방송을 다시 봐도 잘못된 점은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설사 촬영 상 부득이한 경우가 있었다면 이를 방송자막이라도 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특히 이번 방송분은 감염의 우려가 있어 보였고 입안 소독도 하지 않았으며 방송을 보는 의사는 누구든 공감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헨리도 대사에서 의사에 손에 내 미래가 달려있다며 이 원장의 건강까지 체크하는 장면도 나온다.

이 원장은 명찰착용의무화법도 위반했다. 화면상에서 명찰 착용도 하지 않은 장면이 그대로 나온다. 의료인이 이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을 경우 지도감독을 해야 하는 의료기관의 장에게 시정명령이 이뤄지고, 그 후 개선되지 않으면 위반 횟수에 따라 30만원, 45만원, 70만원의 과태료가 부가된다. 이것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 장면이 그대로 노출됐다.

 

# 본질 피해간 온라인 마녀 사냥 중

헨리의 엑스레이 사진만 봐도 신경과 매우 근접한 사랑니로 수술발치가 명백하며, 수술하면서 멸균안한 것은 명백히 잘못한 것으로 헨리에게 반드시 감염의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사랑니 발치 수가가 낮아 완벽한 멸균이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수술 발치는 의료수가로 청구할 때는 멸균된 장갑을 쓰는 수가로 들어가 있다.

따라서 수가가 미국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독을 하지 않은 것은 정당화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과 감염관리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구강악안면외과학회는 방송을 본 치과의사들의 항의로 학회의 공식입장을 언론사에 배포했으며, 이 원장은 학회와 얘기가 끝났다고 했지만 확인 결과 입장은 변함이 없으며 차후 이사회에서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원장은 허위사실에 의한 정정보도를 주장했으나 이는 허위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정정보도도 아니다. 정정보도와 반론보도의 의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일방적인 정정보도를 주장해 왔으나 학회의 이사회 결정 이후 이를 밝히고자 했다.

하지만 그는 덴*포토를 통해 팩트체크라는 본질은 벗어난 체 기자가 전체 치과의사를 무시했다는 아젠다로 몰고 가고 있으며, 마녀사냥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상의 인식공격적 댓글은 명백히 범죄로 처벌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