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대표의 짧은 글 긴 여운
학부에서는 자연과학을 전공했던 남동생이 석사과정을 문화 컨텐츠과로 가게 됐고 박사를 거쳐 지금은 문체부에 연구원으로 있다. 동생은 딸 다섯 중의 막내이자 장남으로 우리집안 최고의 아들이다. 어머니는 지금도 아들만 오면 버선발로 나와서 아들을 마중하신다.
그런 아들이었기에 세계 어디를 안 가본곳이 없을 정도다. 나는 서양미술사나 동양 미술사등 책이나 화집에서만 봤던작품들을 내 동생은 직접 현지 박물관에서 보며 기념샷을 찍을 정도. 가부장적인 사고 하에 나는 철처히 그냥 그 많은 딸 중의 하나였다. 그것도 넷째딸.
동생이 어느 해인가 여행을 다녀오면서 바람의 딸 한비야 씨를 여행 중에 만났다고 했다. 그녀가 그렇게 유명한 사람인지 한국에 들어와서야 알게 됐다고. 여자이지만 여자같지 않은 멋진 여자라 말했다. 그때부터인가? 나도 한비야에 관심을 갖고 그녀에 대한 책이나 말들을 관심 있게 귀기울이게 됐다.
그냥 같은 여자만으로. 여자로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멋진 여자 한비야! 그녀는 말했다.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는 가라는 질문에 ‘무엇이 내 가슴을 띄게 하는가? ’ 어떤 일을 할 때 가슴이 뛰는가? 그 일을 하라고 했다.
자연공학을 전공했다가 문화콘텐츠를 전공하여 지금은 나의 멘토처럼 조언을 해주는 동생도 처음의 의도된 길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 필자도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했다. 학예연구원이라는 이름으로 일하고 있을 내 모습이 아닌 지금은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전공들이 지금 이 일을 하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된다. 만약 그 일들이 나의 가슴을 혹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 아니라면 과연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까?
한비야, 그녀도 우연한 기회에 세계의 어린이들을 돌보는 국제 구호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우연한 기회에 일생을 결정짓는 새로운 터닝 포인트를 만나게 된다.
우리는 지금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있는가? 새로운 터닝 포인트를 만들고 있는가?
언론의 역할 기자의 역할에 대해 요즘 어디가나 많은 분들이 묻는다. 처음 본지가 창간될 때도 사실 1g 의 용기를 내고 시작했음에도, 쉽지 않은 길이라는걸 실감하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도 나는 이일을 하면서 가슴이 뛰고 있다.
밤잠을 설쳐도 가슴 뛰는 일이기 때문이다. 언론이나 수장이나 조직에 대한 비판적인 사고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하지만 습관적인 비판의식은 문제가 있다. 습관적으로 문제를 비판하다 보면 설사 그것이 발전을 위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비판한 바로 그 처지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기막힌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자연의 이치다.
우리의 환경이 가슴 뛰는 일로 가득하고, 고유영역에 대한 인정과 긍정적인 시각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환경이 필요한 것은 바로 지금이다. 언론이라고 해서 꼭 비판을 해야 하며 꼭 비판을 받아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비판의 시각과 의심의 눈초리보다는 기분 좋은 우리 치과뉴스를 전달하는 가슴 뛰는 우리 치과계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