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자극하는 사람
두 번째는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대단히 이성적인 순간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럴 때는 종종 ‘조물주의 사고방식’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동반된다. 눈앞에 완수해야 할 프로젝트와 마감 시한이 있다.
감히 느껴도 좋은 감정이라고는 흥분과 에너지뿐이다. 혹시라도 다른 감정을 느꼈다가는 집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과를 내야만 하기 때문에 우리는 대단히 효율적으로 변한다.
작업에만 초점을 맞춘다. 생각은 차분해지고 자존심도 앞세우지 않는다. 누가 감정을 자극해서 우리를 방해하거나 뭔가 영향을 끼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몇 시간 혹은 몇 주가 순식간에 휙 지나가버리는 바로 그런 순간에 이성적 자아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성적 자아는 밖으로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약간의 자각과 연습만 있으면 된다. 당신의 내면에 있는 페리클레스, 내면의 아테나를 불러내는데 도움이 될 만한 전략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자신을 철저히 이해하라
감정적 자아는 ‘무지(無知)’를 먹고 산다. 감정적 자아가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나를 지배하는지 알아내는 순간, 감정적 자아는 힘을 잃고 길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따라서 이성적 자아로 가는 첫 걸음은 언제나 내면을 향해야 한다. 감정적 자아가 작동하는 그 순간을 포착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스트레스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되짚어보아야 한다.
그럴 때 드러나는 내 약점들은 무엇인가? 쾌락을 향한 욕구? 남을 괴롭히거나 휘두르려는 욕구? 깊은 불신? 내가 내렸던 의사결정들을 살펴보라. 그중에 특히 비효율적이었던 것들에 주목하라. 반복적인 패턴이 있는가? 그런 행동을 도발한 숨어 있는 불안이 있는가?
이번에는 내 장점을 살펴보라. 내가 남들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이렇게 해보면 장기적인 내 관심사에 맞고 내가 가진 여러 능력에 어울리는 목표를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남다른 면을 알고 그것을 소중히 여긴다면 집단편향이나 집단 효과가 작용할 때도 저항할 수 있을 것이다.
감정을 뿌리 끝까지 확인하라
당신은 지금 화가 났다. 화가 가라앉기를 기다린 다음 곰곰이 생각해보라. 혹시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로 화가 났는가? 만약에 그렇다면 그 뒤에 다른 무언가 혹은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확실한 신호다. 분노의 출처는 아마도 더 불편한 어떤 감정일 것이다. 예컨대 시기심이라든가, 피해망상 같은 것 말이다.
바로 그 감정을 정면으로 응시해야 한다. 심리적 방아쇠를 찾아서 더 깊이 파보라. 그것은 어디서 시작됐는가? 일기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스스로를 잔인할 만큼 객관적으로 평가해놓은 일기라면 말이다.
이때 가장 위험한 것은 당신의 자존심이다. 자존심은 무의식적으로 당신에 대한 환상을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 그게 순간적으로는 위안이 될지 몰라도, 길게 보면 당신을 방어적으로 만들어서 새로운 교훈을 얻거나 더 발전할 수 없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