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검진은 구색에 불과…상담 가능 치과로 연결 결국은 환자 유인

자가 구강검진 앱이 나왔다. 결국은  앱 회사와 협약 맺은 치과를 소개하는 것이다. 구강검진앱은 구색맞추기에 불과하다.
자가 구강검진 앱이 나왔다. 결국은 앱 회사와 협약 맺은 치과를 소개하는 것이다. 구강검진앱은 구색맞추기에 불과하다.

AI 시대가 반드시 우리에게 좋은 점만 있을까? 
최근 가격 비교 앱이 등장해 그 플랫폼에 들어가면 비급여 진료에 대한 가격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현재 치협이나 서울지부와 경기지부는 이러한 폐해를 막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비급여 진료비 가격공개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헌법소원까지 제기한 상태다. 

이제는 가격 비교 앱뿐만이 아니라 충치나 치주질환을 구강사진만 찍으면 알려주는 앱까지 등장했다.  이 앱이 과연 제대로 검증받은 앱일까? 더 충격적인 건 이 앱이 국책과제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국내에서는 원격진료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앱을 통한 진단이 가능할 수 있을까? 

일본 소프트뱅크는 한국의 한 벤처기업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자국 내 구강상태 모바일 자가진단 및 치과 예약·상담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폰으로 치아와 잇몸을 촬영하면 딥 러닝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구강질환 여부를 알려주고 인근 치과 병원에 진료 문의도 하고 예약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디지털 덴탈케어 소프트업체는 세계 최초로 딥러닝 기반 AI 분석을 통해 모바일로 구강 질환을 알려주는 자가 구강 검진앱을 2018년 개발했다. 이 회사의 모바일앱을 통해 셀카를 찍듯이 자신의 구강을 촬영하면 충치와 치은염(잇몸병), 치주염 등 구강 질환 여부를 85% 수준의 정확도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구강상태가 심각할 경우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전국 1만 8000여 곳 치과병원 데이터를 활용해 인근 치과 병·의원 방문도 안내해 준다. 

식습관에 따른 충치 지수, 잇몸질환 가능성과 구강관리법도 알려 준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이 업체의 가장 큰 경쟁력은 치아·잇몸 데이터라고 한다. 스마트폰 기종과 촬영 환경, 구강의 형태, 색상, 보철물 착용 여부 등 수많은 변수 속에 AI 알고리즘이 정확한 구강질환 진단을 내리기 위해선 많은 데이터 학습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이를 위해 치과병원 등으로부터 전문의가 진단한 약 16만 건의 데이터를 확보했고 여기에 관내 보건소, 병원, 대학 등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가 더해지면서 연말까지 30만 건의 데이터가 축적될 것이라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오는 12월부터는 치석의 위험성, 스케일링 시점을 알려주는 서비스도 추가되고 내년부터는 충치와 치주질환 진단 정확도도 90%에 달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다른 나라에서 이미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는 것이 업체측의 설명이다. 지난 3월부터 삼성생명은 치아보험 관련 앱에 구강 진단 AI 기술을 접목했다. 강원도 철원군은 주민들이 보건소를 방문하지 않고도 집에서 간단한 치과 문진이 가능한 디지털 치과 문진 서비스를 이 회사 기술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미국 치과서비스 기업 트루어버트먼트는 구강 컴퓨터 단층촬영(CT) AI 분석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태국은 이달부터 전 국민 대상 의료서비스 앱에 구강 진단 AI 기술을 탑재했다고 한다. 가장 큰 고객은 일본 내 원격의료를 주도하고 있는 소프트뱅크다. 한국과 달리 원격 진료가 가능한 일본에선 이 앱의 기능이 더욱 강력해진다. 자가 구강검진은 물론 인근 치과 병원과 실시간 진료 문의가 가능하고 병원 예약도 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어린이 청소년에게 올바른 구강관리법을 교육하고 어르신들에겐 튼튼한 치아로 건강을 지켜드리는 데 유용하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이 인공지능 앱은 국책 연구과제로 선정돼 개발됐다. 결론적으로 이 앱은 아직은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A 원장은 “치과의사들이 하루 종일 목 디스크가 걸릴 정도로 들여다봐도 어려운 것이 진단인데 AI가 구강 진단을 한다는 것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 앱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실제로 이 구강검진 앱을 깔고 사진을 찍고 보내면 1초 만에 구강검진 결과가 나온다. 치은염 확률 21%, 치주염 확률 6% 등 결과가 나온다. 입을 다물고 찍어봤다. 충치 확률 24%  최첨단 인공지능이 치아인지 아닌지도 구분 못한다는 얘기다.

이번에는 아예 치아가 아닌 것을 찍어봤다. 그 결과 치은염 확률 99%. 그래서 이번에는 강아지를 찍어 앱에 보냈더니 충치확률 22%로 나왔다. 혹시 이 프로그램이 치아 분석만 되는 프로그램이어서 치아가 아닌 사진을 넣으면 에러가 날 수도 있음을 감안해 봤다.

누가 봐도 심한 치주염에 걸린 치아사진을 찍어봤다. 그랬더니 치주염 확률이 고작 18%에 불과했다. 잇몸 테두리만 빨간 아주 교과서적인 치은염 사진을 찍어봤다. 결과는 치은염 확률 1%로 나왔다. 누가 봐도 충치가 어마어마한 사진을 찍어서 올려봤다. 충치 확률 1% 였다. 이 엉터리 구강검진 앱은 왜 만들었을까?

구강검진 결과를 보면 치과 예약하기 버튼이 나온다. 이 버튼을 누르면 지도에 여러 치과들이 표시되면서 왼쪽 상단에 상담가능 병원 목록이 나온다. 상담 가능 병원에 전화해 보면 앱과 상담 병원과 협약이 된 병원이다.

즉 치과 예약하기를 누르면 화면에 치과 이름이 노출되도록 앱을 만든 회사와 일종의 제휴가 되어 있다. 
1초 만에 나오는 엉터리 구강검진 그리고 곧바로 연결되는 치과 소개, 즉 구강검진은 구색 맞추기 위한 무늬에 불과하다.

사실은 치과 광고 앱이라는 얘기다. 구강검진은 엉터리이고 치과홍보만 해 주는 앱. 이 앱은 국책 과제로 진행됐다. 이러한 앱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의료인이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광고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에 해당된다.

이 앱을 통해 의료기관을 안내하기 때문에 의료기관 알선행위에도 해당된다. 일단 병원에서 의사를 만나지 않은 상태에서 진단이 이뤄지면 원격진료에 해당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원격진료는 아직 불법에 해당된다. 뿐만 아니라 진단은 의사만 할 수 있다. 의사가 아닌 어떤 프로그램이 치주염이나 치은염이다 이렇게 확정적인 병명으로 진단을 내린다면 무면허 행위에도 해당된다. 또한 검진을 빌미로 특정 치과에 예약하도록 직접 중개를 한다면 불법적인 환자 알선행위에 해당된다. 이런 엉터리 앱이 국책 예산으로 낭비되고 있다.

인공지능 구강검진 앱 아직은 시기상조다. 정부와 치협은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아무리 인공지능시대라 해도 치과의사 고유의 진료 영역은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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