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타구 세균은 치과 내 감염의 주원인, 수관 소독과 감염 프로토콜로 직원교육 철저히 시켜야
양천구 다나의원 무더기 C형 감염사태로 또 한번 폭풍전야다. 특히 치과는 전신질환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구강을 다루는 만큼 철처히 감염관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6일 기준으로 다나의원 환자 2268명중 662명이 양천구보건소를 방문해 항체검사를 받았다. 하루 사이에 62명이 늘어난 것.
다나의원 K모 원장은 2012년 뇌출혈이 발생한 후 주사기를 재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 졌다. K원장은 현재 2급 장애로 뇌병변장애 등급 3급과 언어장애 4급인 상태다.
감염자 모두 이 병원에서 수액주사를 투여 받았다. 방역당국은 수액 주사를 처치하는 과정에서 주사기를 재사용하면서 집단 감염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뇌병변을 앓고 있고, 정상적인 거동과 판단을 하기 힘든 한 의료인의 일탈로만 치부하기 힘든‘ ‘감염 관리’가 또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타액으로 전염되기 쉬운 C형 간염의 특성상침, 혈액 등 타액을 흩뿌리는 방식으로 진료가 진행되는 치과 역시 이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피코 박흥식 대표는 “치과 내 하수구에 연결되어 있는 배관을 뽑아 보면, 삭제한 치아와 환자들의 피고름이 그대로 묻어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여기에서 여러 환자들에게서 나온 각종 병원균류가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부분의 치과 배관의 위치가 높기 때문에 배관 내부의 오염은 더욱더 심각하며, 타구를 통해 부유한 세균은 치과 내 감염의 원인과 악취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체어 배관부에도 물이 그대로 고여 있고, 소독액을 사용하더라도 그대로 고인 물은 병원균 배양을 위한 인큐베이터와 같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세균이 천정의 에어컨이나 온풍기 바람을 타고 치과 전체로 넓게 퍼지며, 특히 에어컨을 통한 바람은 사람의 얼굴에 바로 분사되어, 폐렴이나 결핵, 그리고 신종 플루 등, 호흡기 질환의 감염경로가 된다는 사실이다. 또한 신종플루보다 100배 높은 0.7%의 사망률을 가지는 결핵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단순히 손씻기를 통한 예방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정확한 전파 경로를 차단하여야만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한 전문가는 “수관을 지속적으로 소독하는 것은 물론 치과의 사정을 고려한 감염 프로토콜을 마련해 직원교육을 철저히 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PD수첩 치과오염 방송 이후로 끊임없이 감염방지에 관한 제도와 병원급 이상의 진료소에는 감염방지 위원회를 반드시 설치하도록 법이 제정됐지만 여전히 감염대책은 미흡하다. 제2의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염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더 이상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는 용납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