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들어가는 순간을 상상해보자. 네모반듯한 직사각형 건물이 아닌 독특한 건물 외형부터 일상과는 다른 체험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탁 트인 높은 층고와 좋은 향, 잔잔한 음악 소리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친절한 응대를 받으며 객실로 들어가 푹신한 침대에 몸을 누이면 ‘이게 힐링이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호텔을 찾아보며 망설였던 숙박 비용에 관한 걱정은 눈 녹듯 사라진다. 여기서 만약 당신이 진정한 마케터라면 단순히 기분 좋다고만 생각할 게 아니라 이렇게 물어야 한다. ‘왜 우리는 호텔에서 행복하다고 느낄까?’
호텔 세우기를 목표로 3년 동안 150군데 넘는 호텔을 다닌 저자는 이 지점을 탐구했다. 호텔은 투숙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첫인상부터 끝인상까지 완벽하게 설계하고, 단 한 순간도 고객을 홀대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호텔에서는 평소보다 씀씀이가 커지고, 소비하면서 품위와 권위를 챙긴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고객을 홀리는 호텔의 장치를 분석하면 당장 삶과 비즈니스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가 쏟아진다. 호텔이 온갖 마케팅 장치를 사방팔방에 숨겨 놓은 마케팅 전략의 결정체라고 말하는 이유다. 특히 사람이 모여들게 하고, 지갑을 열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호텔에서 큰 영감을 받을 것이다.
호텔은 1박이라는 한정된 시간 동안 고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하기에, 더욱 압축되고 밀도 있는 장치들을 사용한다. 게다가 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 ‘휴식’이라는 호텔의 제1원칙을 깨트릴 수도 있기에, 세심하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이런 디테일을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가기 쉽다. 저자는 언젠가 호텔을 세우기 위해 호텔 안의 요소를 잘게 쪼개어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