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덴탈뉴스=덴탈뉴스 ] 꿈이 뭐냐는 낯간지러운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다.
난 축구 선수. 난 만화가. 난 아나운서. 나는… 건물주. 10대부터 20대까지는 그래도 꿈이란 것이 존재했다. 심지어 그 안에는 어딘가 말랑말랑한 감정이 숨어 있어 듣는 이까지 기분 좋게 만드는 특성이 있었다.
탤런트 홍진경 씨는 행복이 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자려고 누웠을 때 마음에 걸리는 게 없는 것.” 나는 그게 내가 갖고 싶던 평범함의 정체라고 생각했다. 고민과 걱정이 배제된 사소한 평일. 비교도 열등감도 질투도 분노도 혐오도 걱정도 고민도 불안도 없는 안전한 하루를 살아냈을 때, 나는 비로소 평범히 잘 살아냈다 안도할 수 있었다.
그래서 어른이 된 나의 목표는, 아니 꿈은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불행해지지 않는 것이다. 아프지 않고 매일을 별 탈 없이 마무리할 수 있길 바란다. “오늘 저녁은 뭘 먹지?”라는 사소한 고민에 시간을 충분히 써도 괜찮은 지금이, 조금 더 지속되길 바란다. 행복이 더 많아진 삶이 아니라 불행이 더 줄어든 삶이다.
그렇기에 미안하지만 앞으로 시작될 이야기 역시 행복을 찾아가는 낭만적인 여정이 되진 않을 것이다. 오히려 매일 찾아오는 불행을 아득바득 수비해내는 꽤나 현실적이고도 세속적인, 낭만 없는 분투기가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어도 인생이 좋아지진 않을 것이다. 그저 내 인생도 나쁘진 않다는 뜻밖의 진실만을 가져갈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나쁘진 않네”라는 마음도 매일같이 가질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정말로 좋은 인생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