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기관 구강관리 항목 신설로 ‘청신호 켜져’...구강건강의 중요성 알려야
[덴탈뉴스=김선영 기자]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6%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노인건강관리에 대한 관심과 정부의 지원이 날로 증가되고 있다. 그 결과 노인전문 클리닉이나 요양병원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노인구강건강관리에 대한 대책마련에 대한 준비가 절실하다.
노인들에게 구강위생 문제는 장기간의 관리를 필요로 하며 전신적 질환이 진행됨에 따라 점점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노인건강관리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고 있지만, 좀 더 중요시 여겨지는 질환들에 비해 구강위생관리는 소홀히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잇몸병을 방치하면 심장, 폐, 신장 및 관절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심각한 전신질환을 가진 노인은 협조도가 낮거나 의지가 약하기 때문에 구강에 대한 걱정은 관심사에서 점점 멀어지게 된다. 게다가 노인들은 민첩성이 부족하고 보조자의 도움 없이는 구강위생관리를 적절히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다. 자가 관리가 어려운 노인의 경우 구강위생관리를 수행하기 어려워 흡인성 폐렴발생 위험을 높이게 된다.
따라서 구강위생에 대한 자가관리능력이 저하된 노인에게 효과적이고 규칙적인 구강관리를 제공하는 것이 절실하며 그런 의미에서 구강위생관리가 필연적이다.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한 정부가 최근 장기요양기관에 구강관리 항목을 신설하는 의료법을 개정했다. 보건복지부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규칙 제38조에 근거한 ‘장기요양기관 평가방법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지난 11일 발표했다. 이번 개정은 구강관리 항목을 신설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구강관리’ 항목을 별도로 신설해 ‘수급자의 구강청결과 구강건강을 위한 노력’ 여부를 평가 점수에 반영토록 했다.
이번 개정을 통해 구강관리가 수급자의 전반적 삶의 질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게 된 셈이다. 더 나아가 장기요양서비스의 질을 향상하고, 수급자의 개별적 욕구를 반영한 맞춤형 서비스의 초석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치과의사 역할 중요성 강조하는 첫 신호탄
신상완(신상완 치과, 고려대 명예교수) 원장은 “장기요양기관 평가에 ‘구강관리’ 항목이 신설되는 것은 치과의사의 역할을 중요성을 강조하는 큰 신호탄”이라고 말한다. 이번 구강관리 항목 신설로 장기요양기관 평가체계에서 구강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정책적으로 공식 인정한 첫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고령화 사회에 있어서 치과의사의 역할의 중요성도 다시 한번 더 강조될 수 있는 시점이다.
뿐만 아니라 향후 노인 삶의 질 향상과 치과 접근성 확대에 중요한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이후에는 치과계에 수입 증대로 이어지는 커다란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신 원장은 말한다. 또한 돌봄통합지원법이 오는 2026년 3월 시행되므로 방문구강관리 및 진료에 대한 제도 개선과 예산이 뒷받침 되도록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구강관리 항목 신설을 위해서 치과계는 제도적인 뒷받침이나 항목 개발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구강관리의 중요성을 일반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것도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인에게서 흡인성 폐렴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특히 요양원 등 시설보호 중인 노인에게 구강위생관리교육과 행위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노인들의 적절한 구강위생관리법으로 고령에서의 흡인성 폐렴 발병률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노인들이 비교적 쉽게 수행할 수 있으며 결국 노인의 수명 연장까지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은 잇몸질환부터 치료해야 한다.
# 구강상태는 전신건강척도의 바로미터
신상완 원장은 “심장적출을 앞두고 행하는 검사 중 중요한 하나는 치과(구강)질환 검사”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사람의 구강상태를 보면 그 사람에게 동맥경화나 심장병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며 동맥경화나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세균과 치아에 붙어사는 세균이 같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최근 혈액및 순환기계통 및 심장질환 환자중 치주염을 가진 사람이 훨씬 높다는 연구가 계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또한 치아 숫자가 적은 사람일수록 뇌일혈을 일으키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어금니가 없는 사람일수록 치매에 걸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치매환자의 치료가 훨씬 힘들다는 보고가 있다. 잇몸병은 세균감염에 의한 질환이며 치주염도 세균에서 비롯된다. 이 세균들이 혈액을 타고 심장이나 뇌로 흘러 들어가면 세균성 심장염이나 뇌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신장으로 가면 신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치과에 정기적으로 내원하여 치석을 없애고 플라그를 매번 음식물 섭취 후에 닦아내면 적어도 세균감염에 의한 심장병 및 동맥경화에 걸릴 확률을 줄여줄 수 있다.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1년에 한번 스케일링 치료를 받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치근활택술’이나 ‘치주소파술’치료를 추가적으로 받아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연하곤란이 노인수명과 밀접
구강상태를 관리하기 어려운 노쇠한 환자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요소 중 하나로 흡인성 폐렴이다. 이러한 흡인성 폐렴이 연하곤란과 상관관계가 있으며 연하곤란이 노인의 생명 연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쇠하고 나이가 많은 환자에서 연하곤란이 있는 경우 흡인성 폐렴에 걸릴 확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하곤란 환자 중 24%가 60세 이상이었으며 생각보다 많은 수의 노인이 흡인성 폐렴의 위험성에 노출될 수 있다. 불량한 구강 위생과 뇌혈관 질환을 동반한 환자에서 흡인성 폐렴의 증가에 기여한다.
결론적으로 연하곤란은 노쇠한 노인에서 흡인성 폐렴을 일으키는 주요요소 중 하나며, 특히 뇌혈관 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흡인성 폐렴의 발생빈도는 더욱 증가한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을 가진 환자에게는 흡인성 폐렴을 예방하기 위한 구강건강 증진을 위해 환자 본인과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치과의사의 더욱 큰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노년구강관리 체계적으로
이번 개정을 통해 노년구강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구강관리항목 신설은 박태근 회장의 지속적인 노력이 결실을 맺은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치협은 지난 2월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간담회에서 구강관리 항목 신설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지속 힘써온 바 있다. 향후에도 치협은 구강건강 관리가 더 많은 영역에서 제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박태근 회장은 “치협은 이번 결과를 계기로 치과의료 접근성을 더욱 개선하고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장기요양기관에서 노인의 구강건강은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뿐 아니라, 영양 섭취와 흡인성 폐렴 예방 등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이번 구강관리 항목 신설로 인해 장기요양시설 내에서 치과의사나 치과위생사의 상주 또는 촉탁 치과의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치과계의 개원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은퇴 치과의사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