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연구팀, 면역 환경 교란시켜 예후 악화시키는 기전 규명
[덴탈뉴스=김선영 기자] 구강 세균 ‘푸조박테리아’가 대장암의 예후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한상(연세대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와 한윤대(대장항문외과) 교수, 이인석 교수, 최일석(생명시스템대학) 학생, 김경아(국립보건연구원) 박사, 김상철(국립보건연구원) 박사 공동연구팀은 대장암에서 발견되는 구강 세균 푸조박테리아가 암 조직에서 면역 환경을 교란해 예후를 악화시키는 기전을 규명했다.
푸조박테리아는 구강 내에서 흔히 존재하는 상재균으로 치주염의 주요 원인균이다. 하지만 정상적으로는 대장에 살지 않는 이 균은 특이하게 대장암의 약 절반에서 대장조직 암세포에서 검출된다. 최근에는 대장암 외에도 유방암, 췌장암, 위암과 같은 다른 암 조직에서도 푸조박테리아를 검출했다는 보고도 발표됐다.
연구팀은 선행연구를 통해 대장암에서 푸조박테리아에 감염된 환자의 치료 예후가 감염되지 않은 환자와 비교해 좋지 않음을 확인한 바 있다. 해당 연구에서 푸조박테리아에 감염된 환자는 T세포의 면역이 감소하고 조절성 T세포의 면역이 증가해 항종양 면역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푸조박테리아가 대장암의 불량한 예후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은 확인했다.
연구팀은 푸조박테리아 양성 환자 19명과 음성 환자 23명, 총 42명의 대장암 환자 조직에서 푸조 박테리아가 종양 미세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푸조박테리아 양성 환자에서 면역세포의 분화 상태가 음성 환자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양성 환자에서 푸조박테리아는 종양과 관련한 대식세포와 상호작용을 방해해 면역글로불린A(IgA) 형질세포의 발달과 분비형 IgA(sIgA) 생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푸조박테리아 양성 대장암에서 IgA의 성숙도가 낮을수록 예후가 특히 좋지 않았다.
김한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구강 세균 푸조박테리아가 대장암의 치료 예후를 악화시키는 기전을 규명했다”면서 “해당 기전을 활용해 푸조박테리아 양성 대장암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장 조직 내 B세포 성숙에 푸조박테리아가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장내 미생물(Gut Microbes) 최신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