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10여년 전 우리가 진출하려 했다면 지금은 중국이 한국을 파트너로 원해

 

예치과프랜차이징 MSO인 ‘메디파트너’는 지난달 29일 중국 부동산·유통 기업인 Sanpower group과 중국 의료사업 추진 MOU를 체결했다. 양 사는 합자법인을 설립하고, 올 하반기 2개의 치과전문병원을, 2016년에는 5개의 치과전문병원을 추가로 개설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향후 3년 이내에 중국 전역에 20개 프랜차이즈를 설립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내용의 정식 계약서에 7월 중 싸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영훈 원장이 설립한 ‘IP메디컬센터’도 최근 중국진출을 위해 지난 5월 한국법인을 설립했으며, 중국 측 파트너와 중국현지법인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P메디컬센터’는 중국 북경의 상대적으로 경쟁이 적은 위치를 선정해 1500평 규모, 유니트체어 30개 규모의 치과병원을 설립키로 했다. 아직 중국 측 파트너와 운영 계약조건 등 협의 문제로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늦어도 올해 내 모든 시스템을 구축한 후 진료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특히, 김영훈 원장은 “치과뿐 아니라 피부과 성형외과 등이 함께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고 진료 뿐 아니라 현지의사들에 대한 교육사업도 함께 진행될 것”이라며 “거점병원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게 되면,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징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환석 원장이 치과의사 중국 진출을 위해 설립한 합자법인 ‘메디K홀딩스’도 중국 칭화과학기술원과 지난 3월 16일 MOU를 체결하고, 이번달 중 정식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메디K홀딩스’는 상하이 옆에 위치한 인구 1천만명 규모의 중대형도시 ‘소주’에 올해 내 합자병원을 설립키로 했다. 합자병원의 연착륙을 기반으로 MSO를 설립해 5년 이내에 80여 개의 의료체인을 설립해 나가기로 합의한 상태다.

참고로 칭화과기원은 칭화대학교가 최다 주주인 투자전문회사로 1994년 설립됐으며, 자산이 8백억 위안(한화 약 14조원)에 이르고, 금융과 호텔, 부동산, 교육, IT 등 100여 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는 재벌그룹이다. 그룹 내 의료분야 자회사가 없었으나, 최근 중국 정부의 방침에 발맞춰 의료산업부 진출을 추진하며, 이와 같은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최근 중국 진출에 뛰어든 곳은 비단 메디파트너나 IP메디컬센터’, 메디K홀딩스 뿐이 아니다. 본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다인치과병원은 계약 절차를 마무리 짓고 이미 중국 현지에 치과병원을 짓고 있는 상황이며, 사과나무치과, 룡플란트 내 일부 그룹 등 여러 곳에서 중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왜 다시 중국인가?
 

이미 10여 년 전 예치과 등에서 활발히 추진되다 ‘실패한 사업’으로 간주돼 왔던 ‘중국 러시’가 왜 갑자기 최근 들어 다시 활발해 진 것일까? 그 요인은 중국 사회의 내부환경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는 2008년 미국발 세계경제위기 이후 이뤄진 중국의 경제정책 변화다. 중국은 2009년 중앙경제실무회의에서 '경제성장'의 기조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정하면서 그 동력을 기존 수출에서 내수로 전환했다. 내수 확대를 경제 성장 유지의 근본적 방법으로 채택한 것.

또한 중국은 모든 산업이 당 지침의 강한 영향을 받는데, 2013년 당 전인대에서 채택된 5대 중점사업에 사회보장, 교육과 함께 의료가 포함됐다. 이러한 지침과 부동산 시장이 꺾이는 경제 상황에서 부동산으로 자본을 축적해 왔던 재벌들이 의료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과거 예치과 등이 중국 진출에 도전했다 실패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이 분야에 정통한 인사의 전언이다. 즉, 10여 년 전에는 우리가 중국에 진출하려고 했다면, 지금은 중국이 한국을 파트너로 삼으려고 하고 있다는 것.

두 번째는 중국 국민들의 의료인에 대한 시각이다. 기본적으로 중국 국민들의 사고는 우리나라 조선시대 의료인이 양반이 아닌 중인이었던 것처럼 선호하는 직업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의료의 수준이 아직 급격히 늘어난 중상위 계층을 만족시킬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훈 원장은 “중국 치과의사의 교육과정은 한국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다보니 중국 국민들의 중국 치과의사에 대한 신뢰가 그렇게 높지 않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세 번째는 한류의 영향이다. 작년 ‘별에서 온 그대 등으로 재 점화된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관광이 붐을 이루고 있다. 복지부가 발표한 통계에도 나와 있듯, 중국 관광객들의 증가와 더불어 중국인들의 의료관광도 급증하고 있다.

이를 중국 정부는 국부 유출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국 곳곳에 한인타운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굳이 한국에 가지 않아도 한국의 문화 컨텐츠, 의료, 미용 등 한국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층 짜리 대형 건물을 지어, 한국 백화점, 미용샵, 화장품, 극장 등 한국의 문화컨텐츠를 만들고 2~3개 층을 한국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등으로 채우는 식이다. 메디K홀딩스 관계자는 “우리가 합자병원을 지으려는 소주 지구도 병원 주변에 대대적인 한인타운 건설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왜 지금이 중국진출의 최적기인가를 여러 중국사회 변화에서 짚어봤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양질의 치과의료’를 원하는 수요와 니즈가 급격히 커짐에도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치과와 관련된 중국의 주요 통계들을 살펴보자.

IP메디컬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인구는 15억 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치과의사는 12만 명 정도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인구 1백만명당 치과의사 수는 100여 명 수준으로 미국의 1/8 수준이다. 치과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인데, ‘5천만 명에 3만 명’인 한국과 단순 대비하면, 치과의사 수가 90만 명이 돼야 한다. 무려 78만 명이 부족한 것.

치과의료기관도 턱없이 부족한 형편인데, 중국은 공영병원과 민영병원으로 나뉜다. 공영병원은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진료비가 매우 싸다. 대신 진료 대기시간이 평균 4~5시간이고 진료의 질도 많이 떨어지며, 시설이 노후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돛대기 시장’ 같은 분위기.

반면 민영병원은 가격이 비싸고 예약제로 운영되며 주로 VIP 진료를 한다. 외국과 합작한 병원이 주를 이루는데, 진료비가 통상 10배에 이르는 고가여서 보험 적용이 불가하다. 대표적인 민영치과 프랜차이즈로는 야페이치과체인이 최고급형으로 전국 10여 개의 체인점을 갖고 있다. 전국 100여 개의 체인점을 갖고 있는 바이엘치과는 독일 바이엘사가 2014년 레노버에 매각한 곳으로, 레노버 인수 후 지점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환석 원장은 “현재 중국은 민영병원의 고가의 진료를 감당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춘 인구 수가 늘어난 데다, 최근 건강검진에 구강검진이 포함되면서, 구강건강에 대한 관심도 꽤 높아진 상황이다”면서 “현재의 중국 치과시장은 우리나라 80년대 말이나 90년대 초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중국의 거대자본들이 중·상류층을 대상으로 하는 민영병원을 설립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의료기술이 높은 해외인력의 안정적 공급을 원하는 상황”이라며 “한국 뿐 아니라 싱가포르 대만, 독일 등 여러 해외 국가와의 합자병원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즉, 여러 국가와의 합자병원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데, 한류의 영향, 근접성 등 여러 측면에서 한국이 유리하다는 게 중국진출을 추진하는 그룹들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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