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벌은 일주일에 1,600Km를 날아다니는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벌이다.

하지만 몸 구조로 볼 때 호박벌은 몸이 뚱뚱하고 큰 데 비해 날개는 지나치게 작고 가벼워서 공기역학적으로 볼 때 날기는 커녕, 공중에 떠 있는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호박벌이 먼 거리를 날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이 날 수 없게 창조되었다는 사실을 모를 뿐 아니라 날기로 했을 뿐이라는 자신감 때문이다.

1802년, 지금으로부터 210년 전 전라남도 강진에 살던 열다섯살 소년은 이곳으로 유배 온 다산 정약용을 만나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맺었다. 소년이 “저 같은 아이도 공부할 수 있나요?”라고 묻자, 정약용은 “너도 할 수 있다. 너라야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후에 추사 김정희와 글벗이 될 정도로 높은 학문을 쌓았다.

이 소년이 바로 일속산방(一粟山房 : 좁쌀 한 톨 만한 작은 집)에서 평생 농사를 지으며, 스승의 가르침인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 : 한결 같이 부지런하면 세상에 어려운 일이 없다)’를 실천한 황상(황상, 1788-1863) 선생이다. 다산이 용기를 북돋아 준 말 한마디가 소년의 삶을 바꾸어 그를 호박벌처럼 가장 부지런하고 멀리 날아다니는, 문리(文理 : 글의 뜻을 깨달아 아는 힘)을 깨우친 벌로 만들었다.

미국의 저명한 잡지 포브스는 매년 세계 부자들을 선정하여 순위를 매겨 발표한다. 1995년 포브스는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나 맨손으로 세계적인 기업가가 된 정주영 회장을 세계에서 9번째 부자로 선정했다.

고(故) 정주영 회장이 살던 청운동 자택 마루에는 바로 다산 정약용의 가르침인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라는 액자가 걸려 있었다고 한다.

1915년 강원도 통천의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난 정주영 회장이 성공하게 된 큰 비결 가운데 하나는 바로 새벽닭을 깨우는 그의 부지런함이었다.

쌀가게 시절부터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 문을 열고 점포를 정리했던 청년 정주영은 사업을 하던 시절에도 새벽 3시면 어김없이 일어나곤 했다. 그리곤 해가 빨리 뜨지 않는다고 역정을 내곤 했다는데 새벽 6시 기상, 7시면 회사로 출근하며 9시 30분에는 잠자리에 들었다.

남보다 일찍 아침을 맞는 것은 남보다 몇 배의 삶을 사는 것이라며, 그 날 할 일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1년 365일을 마치 소풍 온 것처럼 살다간 정주영 회장.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 오늘날의 현대그룹을 일으켰다.

옛 어른들은 부모가 재산을 물려주기보다 부지런함을 불려주라 했다. 그것이야말로 무너지지 않는 길이기 때문이다. 마냥 게을러도 부지런히 일해도 시간은 간다. 그렇지만 결과는 달라진다.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사람은 ‘1분밖에 안 남았다’가 아닌 ‘아직 1분이 남았다’라고 하는 사람이다. 부지런함은 ‘마지막 1분’을 ‘처음 시작의 1분’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

 

 

김영학 대표는 경희대 의료경영대학원 강사와 서울시 병원회 자문위원, 프라임컨설팅 자문위원, 디지털 라이프콘텐트 연구원 이사를 거쳐 닥터뉴스 대표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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