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에 줄지어 서 있는 풍차가 거인들의 무리라고 보고 용감하게 돌진하는 정의의 흑기사 돈키호테, 그러나 곧 여지없이 풍차에 말려들어가 내동댕이쳐지면서도 세상의 권위와 불의의 세력에 당당하게 맞서는 그는 세계 문학 속에서 가장 인각적인 모습을 지는 인물로 평가된다.
돈키호테를 쓴 세르반테스가 살던 16세기 당시 스페인은 신대륙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황금과 부로 가장 화려한 시절을 누리고 있었다. 가난한 외과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세르반테스는 하급 귀족에서 신분상승 탈출로 무적함대 스페인 해군의 길을 택했다.
터키함대를 궤멸시킨 1577년 레판토 해전에서 세르반테스는 큰 무공을 세워 해군 총사령관이자 왕제는 돈 후앙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아 1년 휴가를 받았다.
그러나 스페인으로 돌아오는 도 중 지중해를 누비는 해적들에게 습격을 받아 알제리에서 5년 동안 노예생활을 했다. 5년 뒤인 1580년 9월, 수도사 환힐이 몸값을 지불하여 자유인이 되어 스페인으로 귀환하여 ‘알제리의 생활’과 ‘라 누만시아’ 등 30여 편의 소설과 희곡을 쓰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무명의 세금 수금원으로 전락하고 만다.
급기야 1597년에는 징수한 세금을 유치해 두었던 은행이 파산함에 따라 세비야에서 감옥에 투옥된다. 악담하는 친구들이 ‘레판토의 외팔이’이라 불릴 정도로 전쟁에서 가슴과 왼팔에 큰 상처를 입은 것도 모자라, 1602년 55세의 나이로 다시 투옥되어 상처뿐인 영광의 굴곡된 삶을 살게 된다.
그러나 그런 그의 고된 삶의 여정과 역경이 오히려 ‘돈키호테’ 라는 인물로 승화되어 1602년 불후의 명작 ‘돈키호테’를 탄생시켰다. 돈키호테가 세간의 호평을 얻어 극장에 올려지기까지 세르반테스는 인생의 비싼 입장료를 지불한 셈이다.
2011년 10월 17일자 ‘NEW YOKER’지가 스티브 잡스와 관련, 표지에 실은 풍자만화가 눈을 사로잡는다. 천국의 문에 들어서기 전 스티브 잡스가 천국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성인 베드로부터 아이패드로 심판을 받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경제학자라는 지위를 내려놓고 땅을 일터로 소박한 삶을 살았던 자연주의자 스콧 니어링은 “우리가 가진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백 번째 생일날 이웃들로부터 받은 선물은 ‘세상이 당신 덕분에 조금 나아졌다’는 글귀였다.
성경에는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는 천국에 갈 수 없다고 기록되어있다. 과연 나는 네 이웃들을 위하여 얼마만큼의 입장료를 준비하고 있는지 되짚어 볼 일이다.
김영학 대표는 경희대 의료경영대학원 강사와 서울시 병원회 자문위원, 프라임컨설팅 자문위원, 디지털 라이프콘텐트 연구원 이사를 거쳐 닥터뉴스 대표이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