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작열하는 계절 여름이다. 전화 통화를 하거나 지인을 만나면 가장 먼저 하는 말이 휴가를 다녀왔는지를 묻는다. 그만큼 일년에 단 한번 떠날 수 있는 휴가철이 바로 여름이기 때문이다. 고 3학생이 있는 집안은 휴가는 아예 꿈도 꿀 수 없다.

미국정신의학회에서 ‘Hwa-byung’으로 표기할 정도로 한국인이 가진 독특한 질병인 ‘화병’은 그동안 恨으로 대표되며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학업과 입시 스트레스로 인해 10대 학생에게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화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 40대 이상 환자는 1만 779명에서 1만 65명으로 감소한 반면 30대 이하의 젊은 세대가 같은 기간 2,585명에서 4,078명으로 크게 증가했고 10대 환자는 312명에서 653명으로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금 청년 세대는 ‘N포 세대’로 불릴 정도로 심각한 청년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한다. 특히 10대는 입시준비 때문에 온종일 공부를 하다보면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과 시간이 없어 더욱 화병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화병은 개념자체가 한의학적인 ‘화’의 개념에서 출발한 한국 고유의 증후군으로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 답답함이라고 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가슴이나 얼굴부위의 열감을 일으키는데 열기 외에 무언가가 몸의 밑에서부터 위로 치밀어 오르는 느낌을 함께 받는다고 한다.
화병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마음의 병’이라는 생각 때문에 치료를 망설이게 되고 오랜 기간 스트레스가 쌓여 발생한다는 것이다.

최근 가천 길병원 전공의의 안타까운 죽음은 또 한번 의료계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2012년 전공의 과로사 이후 전공의법이 제정·시행됐다.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전공의는 법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공의법이 정한 4주 평균 80시간, 최대연속수련 36시간은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다. 휴게시간 보장도 없이 60시간 넘게 계속해서 일하는 것이 전공의들의 실태다.
전공의 과로 실태 파악을 위한‘ 전공의 업무 강도 및 휴게시간 보장에 관한 설문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로와 화병의 의미는 다르지만 현대인들에게 결코 피해 갈 수 없다. 특히 전문인력으로서 과로와 화병은 누구나 한번쯤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것은 바로 마음을 다스리고 화를 다스리는 법이다. 일을 하다보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 스트레스와 과로 그리고 화를 다스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이러한 방법적인 문제를 치협이나 동호회를 통해 찾아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치과를 잘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금은 덜 스트레스를 받고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론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나를 괴롭히는 스트레스의 주범들을 하나씩 제거하면서 적당한 취미생활을 즐기고 무엇보다 마음의 화를 다스리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가는 것도 중요한 시점이다. 이것이 워라벨 시대의 핵심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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