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필드 환경설정을 위해서는 치과위생사의 법적 업무영역이 제고 돼야

지난 4월 김현섭(더블엠 구강악안면외과) 원장이 「구강외과 수술의 원리」를 출간했다. 김현섭 원장은 책에서 밝혔던 핵심적인 부분들과 책에서 다하지 못한 내용들을 추가해서 풀어볼 생각이다. 그는 앞으로 본지 12회의 기고를 통해 구강악안면외과 수술에서의 필드와 환경설정 그리고 수술에 있어서 협조자의 협력에 대해 그 만의 고민과 함께 해답을 제시할 예정이다. 통치 전문의 시험이 있었던 지난 11월 8일 그를 만났다. (편집자주)

김현섭 원장<사진>은 구강악안면외과를 수련하면서 여러 교수들의 다양한 방법과 수 많은 종류의 수술을 봐왔다. 당시 교수들이 너무 위대해 보이고 훌륭해 보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 배우다가 길을 잃게 되는 순간이 있다고 회고했다. 예를 들면 교수에게 A라고 배웠던 철학과 테크닉을 다른 수술에 적용해 보면 맞지 않는 경우가 있어 어느 순간 길을 잃게 된다. 이처럼 길을 잃을 때 핵심을 잡아야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 수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설정이 반드시 필요
이 핵심이 무엇일까? 내가 치과의사로서, 구강악안면외과의사로서 하고있는 임상진 료의 핵심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그런 고민의 결실이 바로 책으로 완성됐다. 따라서 책에서 밝힌 내용들은 수술의 구조, 수술의 원리와 원칙 - 여러 다양한 수술에서도 적용가능하고 흩어져 있는 원리와 원칙 - 이들을 종합해서 구체화 시키는 작업 들에서 비롯된다.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이런 원리와 원칙, 핵심 노하우를 바탕으로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수술 잘하는 분들의 태도의 핵심을 정리한 것이 효과적인 수술을 위한 나름대로의 3가지 제언으로 설명 하고 있다.

그 첫 번째가 수술필드를 중심으로 수술을 이해하고 전개하고 해석해 내는 부분이며 이것이 그가 강조하고 싶은 핵심중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수술은 결국 사람에 의해 행해지므로 수술을 구성하는 사람들 즉 시술 자뿐만이 아니라 소위 협조자라고 불리는 치과위생사, 간호사, 치과조무사 등 팀으로 움직이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부분까지 기본을 다루고 있다. 그 다음으로 수술기구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수술을 잘하는 분들은 수술필드가 무너지지 않고 필드를 유지해 가면서 수술을 합니다. 그 수술필드를 유지하고 주시하면서 필드만 보면서 수술을 하는 것이 효과적인 수술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술의 태도이자 자세입니다.”

수술필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설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면 눈은 필드를 보고 있고 필요한 기구가 있는데 필요한 기구를 고개를 돌려 다른 곳에서 찾다 보면 필드가 주시되지 않는다.
술자는 필드를 주시하면서 필요한 기구를 치과위생사나 협조자에게 받아야 한다. 기구를 바로 전달받아 수술에 적용해야 한다. 이것이 수술필드를 유지하면서 주시하고 집중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배경이 된다.

“필드는 굉장히 재밌는 개념입니다. 수술이라는 것이 그렇게 필드를 만들어 가는 것 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여러 수술 개념을 필드를 중심으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

# 필드개념으로 수술 이해해야
절개하고 박리해서 수술 부위를 노출시키는 것이 필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며 이것 이 곧 수술의 진행이 된다. 필드가 확보되면 필요한 수술 목표를 위해 수술 기구들을 조작하는 것들은 필드가 유지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필드를 정리해서 닫는다는 것은 곧 수술의 마무리다. 필드개념으로 수술을 이해하면 여러 가지 복합하고 종류가 많았던 수술들의 구조가 보이게 된다. 그 수술의 구조는 다시 필드 개념으로 모아진다. 하지만 필드를 어떻게 유지하고 주시할 것이냐는 내가 마음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수술을 같이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협조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내가 필요한 기구를 명확하게 이야기하면 그 기구를 바로 쓸 수 있도록 전달해 주는 협조자와 그 필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다른 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간단한 수술이라면 술자 혼자서 할 수 있지만 수술의 범위가 크고 복잡한 경우는 필드에 직접 들어오는 협조자 수도 많아져야 한다.
수술 필드에서 협조자들이 술자의 요청에 의해 움직이면 사실 이미 늦은 것이다. 그 수술을 같이 이해하고 수술에 대한 이해의 폭이 서로 공유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술자의 또 다른 손과 머리가 되어주는 유기적으로 움직여주는 수술팀이 다듬어진다. 수술 필드를 유지하고 주시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수술팀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런 것들이 환경설정이다.

# 수술 어시스트로서의 치과위생사 역할 정립 필요
수술기구들을 올바르게 전달받고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 필드가 유지되려면 기구 사용에 있어 기구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또 구강내로 어떻게 어프로치 시킬 것인지 파지법을 변경해 기구전달에 익숙해지는 것이 원활한 수술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이런 부분까지 얘기가 돼야 비로소 필드를 중심으로 해서 수술을 이해하고 협조자의 협조를 얻고 기구사용을 올바른 파지법으로 하도록 정리가 가능하게 된다. 그 내용들을 중심으로 연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제가 관심있는 분야는 치과위생사들의 역량강화입니다. 왜냐면 잘 도와줘야 수술 이 잘 되기 때문이죠”

이것은 당연한 것이며 그래서 협조자들을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 실제로 그는 치과위생 사를 교육하고 있다. 교육이 이미 충분히 치과위생사 학부과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면 의료기사라는 법의 한계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이 논란은 예전부터 있어 왔다.

간호사나 간호조무사는 간호과에 속하므로 수술과 관련된 간호처치 차원에서 의사들의 수술 어시스트에 논란이 없다.

그런데 치 과위생사는 법적으로 정해진 업무 범위가 예방과 치석제거 등으로만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치과의사의 수술 어시스트 역할에 논란이 있어 문제다.

“어불성설이죠. 치과진료와 치과수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면 이런 논란이 있을 수 없습니다. 치과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시술은 모두 수술입니다. 거의 대부분 수술적인 처치입니다. ”

그의 저서는 사실 이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치과에서는 환자가 와서 진찰하고 물리치료 등으로만 진료가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치과에 내원하면 스케일링도 치아에 붙어있는 치석을 제거하는 외과적인 술식이다. 신경치료, 충치치료도 충치가 발생한 경조직을 긁어내고 갈아내고 모양을 맞춰서 본뜨고 채워 넣는 굉장히 외과적인 술식이다.

치과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치료가 수술적인 처치라고 한다면 치과의사는 당연히 외과적인 시술을 하는 외과의사다. 그렇다면 치과의원에서 일하는 치과위생사에 의해서 당연히 외과적인 연장선상에서 수술 보조자로서의 협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치과위생사가 수술 보조자로서의 업무가 법적으로 명시 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 이 필요하다.

# 치과위생사, 치과의사와 같이 수술할 수 있어야
가장 기본적으로 의사는 간호사와 수술을 같이 한다. 그렇다면 치과의사는 치과위생사와 같이 수술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은 당연한데 법적으로 명쾌하게 보장이 되어 있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치과에서 이루어지는 난이도가 굉장히 높은 수술들이 많다. 예를 들어 사랑니 발치도 별거 아닌 수술이 아니라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다. 경조직과 연조직을 건드는 굉장히 위험한 수술이다.

임플란트 수술도 어려운 수술이다. 이러한 수술을 부분마취 수술로 진행하지만 상당히 고난이도의 수술이다. 이런 크고 위험하고 어려운 수술을 하면서 혈액검사를 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치과에서는 엑스레이와 심전도 검사도 하지 않는다. 메디칼의 경우 병원에 가면 큰 수술이든 작은 수술이든 출혈이 발생하는 수술을 하게 되면 가장 기본적인 검사가 혈액 검사다. 병력 청취 시 불확실할 수 있는 환자의 말을 믿지 않고 객관적인 술전 검사를 시행하여 확인하고 전신마취로 수술을 하기 때문에 메디칼의 경우 의사들은 수술에만 집중할 수 있다.

전신마취의 경우 술자는 환자의 불안 등에 신경쓸 필요가 없고 수술에만 집중 할 수 있기 때문에 술자가 굉장히 편하다. 메디칼은 수술에 대한 시스템이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잘 갖춰져 있어 보인다.

그러나 치과의 경우 사랑니 발치 수술만 봐도 연조직을 자르고 뼈를 갈아내고 치아를 쪼개서 들어내고 피나는 것을 지혈시켜 꼬매는, 이런 위험천만할 수 있는 수술들을 술전 혈액 검사 등도 없이 또한 단지 부분마취로만 진행한다.

# 치과에선 응급상황 대비 시스템도 필요
의사를 생각한다면 어떤 수술을 하든 전신마취가 가장 좋다. 많은 부분이 치과가 메디칼의 외래를 많이 따르는 형국인데 치과에서 어마어마하고 위험한 수술들을 하면서 기본적인 술전 환자 평가에 대한 것들이 굉장히 소흘해 왔다는데 대해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치과에서는 응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는 것도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치과에는 주사를 놓을 사람이 없다. 치과에서 주사 처방은 치과의사가, 실행은 치과위생사가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

치과위생사가 주사를 놓을 수 있어야 한다. 바로 환자를 위해서다. 수술이 주로 시행되며 술후 통증 조절 등의 이유로 주사 처방이 어느 곳보다 더 환자에게 필요한 곳이 바로 치과다.
치과에서 치과위생사들이 주사도 놓고 수액관리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법적으로 이것이 보장되지 않고 있어 이것이 필요한 경우 치과의사들은 본인이 직접 주사하거나 이웃 내과의원 등 메디컬에 부탁해야 하는 실정이다.
다른 메디컬 의원에서도 의사가 주사처 방을 내면 간호사가 주사를 놓고 수액을 관 리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치과위생사가 치과에서 간호사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일 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는 수술 필드 환경설정을 위해서는 치과위생사의 법적인 업무영역이 제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과의사가 수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치과위생사들이 수술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의미다.

“연차가 높은 치과위생사는 대부분 데스크로 빠지고 저년 차 위생사들이 수술 어시 스트에 투입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치과에서 이루어지는 실제적으로 중요한 일은 바로 환자를 직접적으로 보는 일이다. 말 그대로 수술은 치과의사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제약이 된다.

치과위생사가 치과의사와 팀이 되어 같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주는 수술이 되어야 환자에게 실제적으로 이롭다. 연차가 높은 직원들이 수술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는 수술 등 술기에서 러닝커브를 지남에 있어 실수를 통해 배우는 요소를 최소화해야 함을 강조했다.

실수를 통해서 배우려 하기보다 처음부터 잘 하려는 기본적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치과 진료의 본질이 수술입니다. 치과에서 이루어지는 치료의 대부분이 수술입니 다”

러닝커브를 지나면서 실수를 통해 배우는 부분을 줄여 가야 한다. 처음부터 잘하려는 자세로 기본기를 착실하게 닦아야 한다.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나의 실수를 최소화하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의사도 준비를 많이 해야 하고 치과위생사들도 굉장히 능동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수술의 구조와 원리 기본기 이런 것들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처음 해 보는 수술도 있을 수 있다. 누구에게나 엄밀히 얘기하면 모든 수술은 모두 처음이다.

“내가 이제까지 수술을 잘해 왔던 것은 아무 의미 없습니다. 이 환자에게 지금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의 수백, 수천 케이스 경험은 지금 당장 중요하지 않다. 단 한 개의 케이스를 시술했다 하더라도 그 수술의 기본 구조를 내가 알고 있고 그 수술에서 필요한 핵심 술기를 내가 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어떤 수술이 이러이러한 구조와 기본기로 이루어져 있음이 파악된다면 내가 해 보지 않은 수술이라 해도 조심스럽게 할 수 있는 수술이라 말할 수 있게 된다.

임플란트 몇만 개 식립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물론 그 나름의 저력과 노하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실수행위 를 최소화하는 것이며 매 케이스를 정성스럽게 하는 것이다.

실수를 통해 배우는 환경이나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모든 수술을 아우를 수 있는 기본기가 무엇이며 구조가 어떻게 되고 기본적인 술기가 무엇인지를 좀 더 면밀하게 익혀놓고 파악하는 것이 다양한 수술을 준비하는 핵심적인 부분이다.

그의 연재는 12월부터 본 지를 통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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