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안전을 위한 타임아웃과 협조자와의 의사소통
안녕하십니까? 더블엠 구강악안면외과 치과의원 김현섭 원장입니다. 총 12회에 걸쳐 ‘구강외과 수술의 개념과 원리’에 대한 임상 칼럼을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이번호에는 환자 안전을 위한 ‘타임 아웃'과‘협조자와의 의사소통’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서 ‘수술실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치과용유니트체어에서 ‘국소마취'로 진행되는 ‘치과수술, 구강외과 소수술’을 바라 보자고 말씀드렸으며 첫번째로 수술팀의 구성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번에는 두 번째로 타임아웃에 대해서 주로 말씀드리고 추가로 협조자와의 의사소통에 관련해서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두 술자 또는 의료진의 실수요인을 최소화해 환자의 안전을 최대화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수술개념들’입니다.
# 타임아웃(time out)
대개 타임 아웃은 구기종목에서 각 팀이 경기의 정비나 페이스조정을 위해 벤치혹은 선수가 요청하는 팀타임 아웃, 즉 작전타임으로 이해됩니다. 하지만 수술실에서 수술과 관련한 타임아웃은 환자의 안전을 위해 수술을 담당하는 의료진이 수술전 환자의 신원(이름과 등록 번호 등)을 확인하고 수술부위, 수술명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는 수술환자를 배려하고 또 의료진의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수술 개념’으로 응당 일반 치과치료에서도 시행돼야 합니다.
# 메디컬 병원에서의 타임아웃
통상 메디컬 병원에서는 ‘수술실에 들어 오기 전’, ‘마취 시행 전’ 그리고 '수술 시작 전’ 총 세번 정도 타임아웃을 시행합니다. 대개 병원 질향상(QI; quality improvement) 평가와 관련해 많은 병원의 수술실에서 이미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는 수술개념입니다.
필자도 몇년 전 소위 맹장염으로 전신마취수술을 시행받기 위해 메디컬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그 병원에서도 통상적인 타임아웃이 아주 자연스럽게 시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메디컬 병원에서의 타임 아웃 실제 예시
간호사: 안녕하십니까? 수술 전 OOO님의 환자 확인을 위해 몇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환자: OOO입니다.
간호사: 생년월일은 어떻게 되십니까? 환자: OOOO년 OO월 OO일입니다. 간호사: 수술 부위는 어디입니까?
환자: 오른쪽 아래, 배 부위입니다.
간호사, 마취의사, 수술의사 함께: 오른쪽 아래, 배 부위 (확인 후) 맞습니다.
간호사: OOO님의 안전한 수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치과의원, 치과병원에서의 타임아웃
치과에서 이루어지는 거의 모든 치료는 수술입니다. 마땅히 치과유니트체어에서 국소마취하 시행되는 비가역적인 치과치료, 수술에서도 역시 실제적인 타임아웃을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치과진료상황에 맞게 적절히 응용해 적용해야 합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알지만 안하는 것’과 ‘몰라서 못하는 것'은 비슷하게 보여지지만 분명 다른 사태입니다.
올바르게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으려면 왜 수술실에서 타임아웃을 시행하고 있는지 그 본질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 의료에서 술자의 실수 요인
이제까지 백 번, 천 번을 아무 문제없이 잘 해왔다하더라도 이번 역시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다소 안이한 태도입니다. 다소 드문 실수라도 돌이킬 수 있거나 만회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라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 있겠지만 단 한번의 실수라도 그것이 비가역적이거나 중요한 순간에서의 것이였다면 크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백 번, 천 번을 잘 하다가도 한 번이라도 실수가 있으면 되돌릴 수 없는 치료가 바로 수술입니다. 치과의사, 구강악안면외과의사는 매번 똑같은 시술을, 매번 비슷한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것 같지만 한편으로 매번 ‘다른 환자’, ‘다른상황’이며 이는 대개 환자에게는 ‘첫 경험’, ‘새로운 경험’일 것입니다.
잘 생각해 보면 술자에게도 언제나 늘 ‘새로운 수술’입니다. 실수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대개 뜻하지 않는 순간에 발생됩니다.
# 필자의 실수 경험: #38 국소마취 이후 #48 발치
유니트 체어가 5대 설치된 치과의원의 5개의 수술실을 동시에 운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실제로 필자의 경우를 예로 들면 1번 체어 국소마취, 2번 체어 국소마취, 3번 체어 국소마취, 4번 체어 봉합사 제거, 5번 체어 봉합사 제거 이후 바로 1번 체어 발치, 2번 체어 발치, 3번 체어 발치.
이런 식으로 진료하다 보면 의도하지 않게 ‘발치부위를 착각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국소마취 이후 치과위생사가 수술준비를 위해 ‘미리’ 환자 포지션을 잡고 수술부위를 소독한 후 ‘멸균된 구멍포를 덮어 놓고’ 술자를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대개의 경우 국소마취를 시행한 곳과 발치하려는 부위가 다르다면 환자가 먼저 깜짝 놀라며 말해주기 때문에 사고가 방지될 수 있다고 여겨지는데, 필자는 #38 국소마취 이후 #48 발치 완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참고 견뎠던 환자를 만나고 난 다음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원숭이도 분명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지만, 의료에서 술자의 실수요인은 가능하 면 제로에 가까워야 합니다.
# 타임 아웃의 본질
수술환자를, 수술부위를 착각하는 드문 실수,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타임아웃의 본질입니다. 알게 모르게 이런 실수들이 반복적으로 발생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할 것입니다.
비가역적인 치료를 앞두고서는 치료부위와 치료명, 수술부위와 수술명을 다시 한번 확인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것은 술자 개인의 습관화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반드시 의료진 모두에게 개념화되고 강제되어야 합니다.
환자의 안전을 위해 비가역적인 수술을 담당하는 의료진이 수술 전 환자의 신원과 수술부위, 수술명을 확인하는 과정, 이것이 바로 수술실에서의 ‘타임 아웃’입니다.
비가역적인 수술이 대부분인 치과치료, 치과수술에서 역시 실제적인 타임아웃이 시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 타임 아웃의 내용
환자의 이름과 생년월일, 필요 시 등록번호까지 확인하여 동명이인 여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를 가능하면 ‘개방형 질문’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OOO님 맞으시죠?’라고 물어보기 보다 ‘성함이 어떻게 되신가요?’라고 물어야 합니다. 특히 상하, 좌우구별이 필요한 경우 반드시 ‘수술 부위’를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하며, 예정된 ‘수술명’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간호사, 수술의사, 마취의사가 모두 함께 확인하는 것처럼 치과위생사, 치과의사가 모두 함께 이를 확인해야 합니다.
# 필자의 구강악안면외과 치과의원에서의 타임아웃
필자는 수술부위를 착각하는 터무니없는 실수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본원 사정에 맞게 응용한 타임 아웃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치과 위생사가 미리 환자 위치를 잡고 구멍포를 덮어 놓더라도, 발치부위를 스티커에 치식으로 표시해 이를 수술부위 주변 연조직에 붙여 놓습니다. 의외로 좌우 구별에서 실수가 많이 나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여기에 더해 환자의 이름, 등록번호, 수술부위및 수술명을 포스트잇 메모지에 써 이것을 국소마취전 그리고 수술시작 전 술자가 보지 않을 수 없는 곳에 미리 부착해 놓습니다. 반드시 볼 수 밖에 없는 곳에 부착해 놓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실제로 술자가 약간만 신경쓴다면 파노라마 등 다른 곳에서 환자이름과 등록번호 등을 곧 확인할 수 있기도 하지만 의식적인 노력은 반드시 실수가능성을 담지합니다. 반드시 술자가 보지 않을 수 없는 곳에 포스트잇 메모를 부착해 놓아야 의식하지 않고도 타임아웃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술 직전 치과위생사와 함께 메모지의 내용을 말로써 환자에게 직접 확인한 후 수술을 시작합니다.
# 필자의 구강악안면외과 치과의원에서의 타임아웃 실제 예시
치과 위생사: 환자분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환자: OOO입니다.
치과 위생사: 오늘 어느 부위 사랑니 뽑으러 오셨죠? 또는 지금 어느 부위 마취 주사 맞으셨죠?
환자: 오른쪽 아래 사랑니요.
치과의사: (위 내용 확인 후) 감사합니다. OOO님 맞으시죠? 오른쪽 아래 사랑니 발치, 시작하겠습니다.
# 분명한 용어사용과 복명복창
술자와 협조자간 정확한 의사소통은 실수요인을 최소화하는 중요한 배경이 됩니다. 술자와 협조자는 서로 반드시 분명하고 정확한 용어(term)를 사용하여 의사소통해야 하며 가능할 때마다 복명복창을 해야 합니다.
‘그거’, ‘그쪽’, ‘이거’, ‘이쪽’ 등의 지시대명사를 사용하는 것 보다 분명한 수술기구 이름, 재료 이름을 말할 수 있어야 하며 또한 알아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방향에 대해서 술중에는 ‘환자를 기준으로 해부학적인 방향을 바탕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확실합니다.
‘앞쪽’, ‘뒤쪽’, ‘왼쪽’, ‘오른쪽’ 보다는 ‘근심’, ‘원심’, ‘치관쪽’, ‘치근쪽’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 다. 복명복창 역시 술중 정확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의료진의 실수요인을 줄이는 중요한 배경이 되며 많은 수술실에서 실제로 시행되고 있는 중요한 수술 개념입니다.
복명복창을 통해 분명한 용어사용을 함께 훈련할 수도 있습니다. 필자는 구강악안면외과 수련시 수술실에서 그렇게 복명복창을 배웠고 지금도 진료시 복명복창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치과치료는 곧 수술이기 때문입니다.
글_김현섭 원장
전남대학교 치과대학졸업 전남대학교병원 구강악안면외과수료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전문의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 인정의
現) 더블엠 구강악안면외과 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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