以聽得心. ‘귀를 기울이면 마음을 얻는다’는 논어의 가르침이다.
이 이야기는 중국 노나라 왕이 바닷새를 데려와 술과 육해진미 등 융숭한 대접을 했지만 바닷새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 사흘만에 죽었다는 일화에서 유래된다.
장자(莊子)는 이 고사를 통해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으면 실패한다고 지적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이상훈 前 회장에게 충심으로 직언을 해 줄 참모가 있었더라면, 만약 설선물 파동 당시 회원들의 민심을 읽어 즉각 용서와 이해를 구하고 조치를 취했더라면, 노조협약서 체결을 잠시 미루고 대의원총회에서 의견을 구했더라면 지금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현직 대통령도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 청와대에 국민소통수석을 두고 있다. 홍보수석이 알리는 역할이라면 국민소통수석은 듣는 역할이다. 현재 30여 명의 치협 임원진 중 일반치과의사회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현 집행부의 지지율은 얼마나 되는지 파 악해 보고하는 부서는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지부장협의회나 대의원총회를 통해 일정부분 확인할 수 있겠지만 이것이 민심의 전부라고 하기는 어렵다.
현 집행부는 개혁과 참신을 앞세워 선출됐다. 이런 회원 의 기대를 알고 적극 민심을 파악했다면 현 집행부는 재선을 넘어 역대 최고의 집행부로 기록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초 중도사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이처럼 모든 깨달음은 무릇 한 발 늦게 찾아온다. 운명적 시차의 아이러니다.
현재 회장 출마 선언을 한 후보들 중 바닥민심을 파악하겠다는 공약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회원들에게 귀를 기울인다면 경청(傾聽)을 떠올리겠지만 공경하는 마음으로 듣겠다는 경청(敬聽)할 수 있는 후보가 결국 회원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는 아고라 광장이 있었고 고대로마에는 포럼이 있었다. 이처럼 많은 치과의사들이 모여 자유롭게 정책을 제안하고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장이 마련된다면 그 집행부의 성공확률은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지속적으로 회원들의 바닥민심을 파악하고 진언할 수 있는 정책을 실현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