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로 유명한 너새니얼 호손의 단편 소설 ‘큰 바위 얼굴’을 기억할 것이다.
국어 교과서에도 수록돼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중략하고 주인공 어니스트는 어린 시절 큰 바위 얼굴이라 불리는 거대한 얼굴 모양의 바위산을 보고 자라며 언젠가 저 바위산과 닮은 위대한 인물이 등장할 것이란 전설을 굳게 믿고 있었다.
이후 소년 시절에는 재력가를, 청년 시절에는 장군을, 중년에는 정치가를 만나지만 모두 어니스트가 기대했던 위대한 인물이 아니었다.
어느덧 노년이 된 어니스트는 은퇴해 설교가로 살고 있었고 어느 날 유명한 시에 감탄해 그 시인이야 말로 위대한 인물이라고 믿게 된다. 그리고 우연히 그 시인을 만나게 되는데 시인은 자신도 훌륭한 이상을 꿈꿨지만 신념을 지키지 못하고 현실과 타 협해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오히려 그 시인은 어니스트의 설교를 듣고 놀라며 어니스트야 말로 큰 바위 얼굴과 닮았다고 외치지만 정작 어니스트는 자신보다 훨씬 훌륭한 인물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며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현재 치협은 노조협약서 해결, 비급여 진료비 공개 저지, 개원가 인력난 해결, 외부회계감사 도입, 자율징계권 확보, 치과계 파이 증대 등 산적한 현안들이 적체된 채 차기 회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얼마 후면 치협은 새로운 회장을 맞이하게 된다. 보궐선거인데다 회장 단독 선출이라 바람몰이가 어려워 투표율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큰 바위 얼굴을 기다리는 어니스트의 마음으로 이제 최선의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남은 시간 회원들도 각 후보의 공약과 자격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선택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완벽한 회장이 아니라 최선의 회장을 선출하기 위해서라도 투표는 꼭 참여해야 한다. 높은 투표율이 신임 회장의 회무 동력을 높여주고 선출의 정당성을 갖춰주기 때문이다. 이제 겸허히 치과계의 큰 바위 얼굴을 기다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