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애를 타인에 대한 공감으로 바꾼다
그 사람의 과거를 한번 살펴보라. 그들은 자신의 약점까지 내보일 수 있는 깊고 친밀한 관계를 맺은 적이 단한번도 없을 것이다.
힘든 유년기의 흔적은 없는가? 스탈린의 경우 아버지는 아들을 무자비하게 때리는 사람이었고 어머니는 다소 냉담하고 사랑이 없는 사람이었다. 아들의 진짜 본성을 알아보고 남들 에게도 경고해주려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실제로 스탈린의 전임 자였던 블라디미르 레닌(Vladimir Lenin)은 스탈린의 이런 치명적 본성을 알고, 죽기 직전 남들에게도 그 사실을 알려주려 했다. 그러나 레닌의 경고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통제광 자기도취자 밑에서 매일을 함께 보내는 직원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표정에 주목하라. 상대가 통제광 자기도취자라고 의심되면 반드시 거리를 두어야 한다. 그들은 호랑이와 같아서 일단 가까이 가고 나면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잡아 먹히고 말 것이다.
과장된 자기도취자
1627년 프랑스 루민에 위치한 우르술라 수녀원의 원장은 잔드벨시엘(Jeanne Je Beliel 1002-1685)이라는 새 식구를 맞게 됐다. 잔은 괴상한 사람이었다. 난쟁이처럼 작은 몸집에 얼굴은 천사처럼 예뻤으나 눈에 적의가 번뜩였다. 간은 전에 있던 수녀원에서 끊임없이 빈정대는 태도로 수많은 적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원장이 보기에 수녀원을 옮겨온 잔은 마치 환골탈태 중인 사람 같았다.
잔은 정말 천사처럼 굴며 하루 종일 원장의 일과를 도와주려고 했다. 성 테레사와 신비주의에 관한 책을 몇 권 받아본 잔은 이 주제에 흠뻑 빠져 들어서, 영적인 문제에 관해 원장과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몇 달이 지나자 잔은 수녀원내에서 신비신학(學)에 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됐다. 그 어느 수녀보다 자주 몇 시간씩 명상을 하고 기도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그해 말 원장은 다른 수녀원으로 전출됐다. 잔의 행동에 깊은 감명을 받았던 원장은 잔을 그리 높이 치지 않는 사람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그녀를 자신의 후임으로 추천했다.
갑자기 잔은 스물다섯이라는 아주 어린 나이에 루던에 있는 우르술라 수녀원의 수장이 되었다.
몇 달 후 루던의 수녀들은 잔으로부터 아주 이상한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잔이 계속해서 비슷한 꿈을 연속적으로 꾸었는데 그 꿈에서 이 지역 주임 신부인 위르뱅 그랑디에(Urbain Gindier)가 찾아와 잔을 공격했다는 내용이었다. 꿈의 내용은 점점 더 성적(性的)이고 폭력적으로 변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은 이런 꿈들을 꾸기 전에 잔은 그랑디에 신부에게 우르술라 수녀원의 책임자가 돼달라고 부탁했었고, 그랑디에 신부가 정중히 거절했다는 사실이다.
루던 사람들은 그랑디에 신부가 젊은 여성들을 유혹한다고 생각했다. 잔은 순전히 자신의 판타지를 채우고 있었던 걸까? 그토록 신앙심이 두터운 잔이 모든 걸 지어냈다고 보기는 어려웠고, 잔이 설명하는 꿈들은 너무나 생생하고 자세했다. 잔이 꿈 이야기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수녀들도 비슷한 꿈을 꾸었다고 했다.
